[한남] 카밀로한남 - 도심속 작은 아지트 같은 이태리밥집
이날도 뭐 맛있는데 없나 하고 인스타를 뒤지던 중 발견한 게시물이 있었으니...
바로 카밀로한남이 오늘 한가하다는 호객 선전이다.
친구가 없어 늘 혼자 다니는 나로서는 바 테이블이 있는 곳이 아니면 풀북이거나 사람 미어터지는 곳은 잘 안가는 편인데 이런날은 혼자가도 별로 눈치 안보이겠다 싶어 퇴근각을 재보다가 DM으로 예약!
대충 한남동 어디쯤이겠지하고 지도로 위치를 보니 얼마전에 갔었던 이속우화와 매우 가깝다. 건물 외관은 남의 포스팅에서 많이 봐서 익숙할 줄 알았는데 막상 가서보니 사진으로 보는 것 보다 더 작고 슬림한 건물
1층은 옥동식이라는 곰탕집 2층은 치과 3층이 카밀로한남이고 사진속 하얀 계단으로 올라가면 된다.
계단을 올라가면 명판이 보이고 오른쪽에 입구가 있는데 입구에 들어서면 주방이라 살짝 당황스럽다. 물론 남의 포스팅으로 예습을 하고 갔기에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닥쳐보면 생각대로는 안되는 것.
입구에 주방이 있는게 컨셉은 아닌것 같고 건물 구조상 주방이 위치할 곳이 저기밖에 없어서 그런거겠지???
실내 분위기는 아주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싼티가 나는 것도 아니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느낌이다. 특별한날부터 나같이 그냥 훌쩍 밥먹으로 오는놈까지 다 포용할 수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다만 겹겹이 쌓은 합판재질이 적나라하게 보이는 수납장이나 벽면 등은 좀 깨긴한다.
단품으로 달려볼까 하다 코스도 구성이 나쁘지 않아 보여 코스로 갔다.
입가심 겸 첫잔은 화이트 와인
첫번째 요리는 구운 야채다. 마음이 급해 받자마자 가지부터 집어서 소스 찍어 먹으려다 사진도 안찍었음을 깨닫고 원복 후 찍은거라 소스모양이 망가져 있음을 감안하고 보자.
그릴에 구운 야채맛이야 야채특유의 단맛에 그릴의 불맛이 입혀진 딱 상상할 수 있는 그맛이다. 곁들여진 소스의 맛도 괜찮은 편.
다음 요리는 갈비탕이 아닌 가르무지아 라는 스프
야들야들한 갈비살에 고기국물이 배어든 야채의 맛도 괜찮다 국물은 산미가 좀 있어서 비주얼대비 깔끔한 느낌
이 곳의 본점이라고 할 수있는 곳이 합정의 카밀로 라자네리아인 만큼 가장 기대되는 요리였는데 기대치를 충분히 채우고도 남을만큼 맛있었다. 감자의 부드러운 질감 그리고 화이트 소스의 크리미함이 면과 궁합이 아주 좋은편. 게다가 중간중간 씹히는 문어도 맛있었고.
해물로 속을 채운 판넬로니는 맛도 좋았지만 일단 색감이 화려하다 마치 푸른잎이 돋아나고 꽃이피는 봄의 계절감을 살린 것 같기도 한데 아님말고...
파스타는 크게 감흥은 없었다. 생면식감이 파스타라기보다는 중화면 같은 느낌이기도 했고 소스가 너무 순해서 임팩트가 좀 약하지 않나 싶다.
다음은 고기차례이니 주종변경하고
따로 템퍼를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미디움 정도로 잘 구워져 나온 안심.
보이는 것 이상의 특별함은 없었지만 안심다운 부드러운 식감에 적당한 육향덕에 맛있게 먹었다.
코스에는 없는거지만 간만에 먹고 싶어서 단품으로 트리빠를 추가 주문했다. 쫄깃한 깐양과 벌집양이 한가득 들어 있고 토마토의 산미도 적당해서 와인안주로 딱이다.
디저트는 차와 판나코타.
커피를 주문하면 에스프레소 머신이 아닌 직접 눈앞에서 핸드드립 커피를 내려준다. 커피잔이 찻잔스러운게 특징
아담한 아지트 같은 공간이지만 접객도 만족스럽고 리즈너블한 가격에 요리 하나하나 맛도 괜찮아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이날같이 붐비지 않는 날에 재방문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