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이] 청기와타운 잠실점 - 가성비 좋은 양념갈비
온갖 음식관련 인플루언서들이 비슷한 타이밍에 비슷한 메뉴를 먹고 빨아주길래 뭔가 찜찜한 기분도 들고 접근성도 안좋아서 별 관심 없던 청기와 타운이 잠실쪽에 분점을 냈다기에 콜키지 프리이기도 하고 메뉴도 찬찬히 살펴보니 가성비는 꽤나 괜찮아보여 방문해봤다.
석촌호수 동호 끄트머리쯤 송리단길과 가까운 방이동 먹자골목에 자리하고 있는데 근처에 석촌역, 잠실역, 송파나루역, 몽촌토성역등 전철역은 많은데 모두 애매하게 떨어져 있다 그나마 송파나루역이 제일 가까운편.
매장 컨셉이 LA한인타운 고깃집이라는데 한인타운에 가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매체를 통해 봤었던 그런 이미지들은 확실히 살아 있다. 보통 갈비집하면 가족외식이나 연세드신분들이 주로 오시는 곳이라는 이미지인데 청기와 타운은 그런거하고는 거리가 멀고 상당히 젊은 느낌의 인테리어에 손님도 역시 젊은 층이 많았다.
보통 갈빗집들이 단체회식손님들을 위해 룸 위주인 반면 이곳은 뻥뚫린 홀과 작은 룸 두개가 전부고 그나마 그 룸도 출입문도 없고 유리벽을 통해 훤히 보이는 구조라 프라이빗함하고는 거리가 멀다. 왁자지껄하게 떠들면서 먹고마시는 그런 분위기라 점심때는 몰라도 저녁때는 가족외식이나 모임용으로는 부적합할 듯 하다. 운좋게 룸 좌석으로 배정받았음에도 앞사람과 대화하려면 꽤나 볼륨을 키워야 가능할 정도.
메뉴는 심플한편. 돼지고기는 아예 없고 수입산 양념갈비류가 주력이다. 생고기는 안창살만 있는데 난 수원왕갈비/수원양념갈비 이렇게 메뉴가 있길래 왕갈비는 양념안한 생갈비인줄 알았는데 둘다 양념이고 쓰는 갈빗대 부위만 다르다고. 가격만 놓고보면 중량대비는 확실히 저렴해서 맛이 평타만 쳐줘도 불만없을 가격이다.
콜키지 프리인게 상당히 강점이지만 업장에서 파는 주류도 다른 가게들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와인리스트도 와인 좀 먹는다는 지인에게 물어보니 거의 마트가격수준이라고. 딱히 가져올만한 술이 없다면 콜키지 프리라고 굳이 기를쓰고 사올필요는 없을 것 같다.
상당히 여러가지 양념들이 제공되고 찬은 많지는 않지만 하나하나 담음새 만큼이나 정갈하고 맛있었다.
보통 뼈 한쪽으로 정형하는데 특이하게 뼈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정형을 했다.
숯도 꽤 좋은 참숮을 쓰고 가격은 저렴하지만 집도는 전부 서버분이 딱 알맞게 해 주신다. 챙겨간 술을 꺼내니 잔도 챙겨 주시고 접객은 상당히 훌륭했다.
서버분이 일단 먼저 익은 한점씩 배급까지 해 주시고 남은고기는 불이 약한 쪽에 정리까지 하고 퇴장하신다.
고기맛은 딱 수입산 소갈비에 기대하는 표준적인 맛 정도다. 원육자체에 별다른 특별함은 느낄 수 없었지만 적당히 달달한 양념에 많이 질기지도 않고 누구나 좋아할만한 맛.
Brut de fut 위스키로 치면 물로 희석해 도수를 맞추지 않고 원액그대로 병입한 CS같은 제품이라 도수가 거의 60도에 육박한다. 평소 브랜디류는 원체 가당제품이 많아서 잘 안먹는 편인데 얘는 무가당에 CS라서 기대가 컸지만 별로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달달한 건과일향이 확치고 오는 것 까진 좋은데 바디감도 약하고 오로지 도수빨로 밀어붙이는 느낌이라 뭔가 허전한 맛이다. 가격이라도 싸면 모르겠는데 그런것도 아니고 나는 절반이하 가격으로 팔지 않는한 내돈 주고 사먹고 싶진 않았다.
2차로 뭘먹을까 고민하다 LA갈비로 결정. 일반적인 LA갈비와는 다르게 한개의 갈빗대를 상당히 두껍게 썰어낸게 특징이다.
역시나 서버분이 처음부터 끝까지 정성스레 구워주심
얘도 딱 예상가능한 맛인데 2천원 더 비싸긴 하지만 수원왕갈비 쪽이 더 나은것 같다. 살코기 쪽은 별 불만 없었지만 가뜩이나 질긴 골막이 있는 쪽인데 두껍기까지 하다보니 얇은 LA갈비처럼 살을 발라먹기가 어렵다.
구수한 맛은 좋았지만 내 기대보다는 조금 묽게 나온편.
맛없는건 아닌데 내입맛에는 너무 달아서 가뜩이나 양념갈비에 지친 혀에는 너무 부담스런 맛이었다. 양념육이 주 메뉴인 만큼 식사류는 단맛을 좀 빼는 편이 좋지 않을까 싶다.
저렴한 가격에 콜키지프리 그리고 상차림이나 접객도 우수하고 고기맛도 누구나 즐길만한 수준이라 근처에 산다면 꽤나 괜찮은 선택지가 될만한 식당이지만 다소 시끄럽고 부산한 분위기는 감안해야 할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