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 유나기 - 새로운 히쯔마부시 강자

한때 국내에서 히쯔마 부시 한다는 곳들을 여기저기 찾아다녔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우나기강에 나고야 호라이켄 출신 장인이 계실적 만한 곳은 찾을 수가 없었다. 오히려 일본인 오너라고해서 기대하고 가봤더니 수준이하인 곳도 있었고...그래서 한동안 히쯔마부시 한다는 곳이 오픈했다는 소식을 들어도 뻔한 수준이겠지 싶어서 굳이 찾아가보지는 않았었는데 퇴근길에 장어가 땡겨서 별다른 정보없이 최근에 개업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던 히쯔마부시 전문점에 방문해봤다.

 

논현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서 접근성은 좋은 편 입구 옆 벽면에 사장님 사진이 큼지막하게 걸려있다.

 

새로 개업한 집답게 모든게 깔끔하다. 홀 말고도 룸도 두개나 있어서 모임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메뉴판1

다른 가게들보다 장어메뉴의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 좋고 장어메뉴 외에도 참치와 술안주용 사이드 메뉴들이 있음.

 

메뉴판2

주류메뉴를 보다가 위스키쪽을 보니 라인업이 의외로 꽤 화려해서 사장님이 위스키 쫌 드시는 분인가보네 했는데 다음장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건 뭐 거의 뻥좀 보태 몰트바 수준의 컬렉션이다. 게다가 가격은 몰트바보다 훨씬 싸다. 이정도면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안먹으면 손해일 정도 그래서 술마실 생각은 전혀 없이 온거였는데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서 안마셔봤던걸로 한잔 주문.

 

시보리와 물이 나오고

 

내가 주문한 아란 소떼른

메뉴판 볼때 대충 예상은 했지만 알고보니 사장님이 네이X 위스키 카페 초 인싸셨던 것. 미리 알고간건 아니었지만 같은 카페 회원이라고 특별 서비스로 맥나마라 럼캐스크 피니시를 한잔 서비스로 주셨다. 내가 와인은 별로 안좋아해도 와인캐스크 숙성 위스키는 좋아하는 이유가 향기로운 와인의 향은 간직한채 혀로는 증류주의 묵직한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인데 럼도 특유의 쿰쿰한 맛 때문에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럼캐스크 피니시 위스키는 꽤 괜찮았다.

 

술을 주문해서인지 자완무시와 샐러드가 먼저 나왔다. 일본에서는 히쯔마부시집에서 샐러드나 자완무시를 주는걸 본적이 없는데 지금까지 다녀본 국내 히쯔마부시집은 하나도 빠짐없이 내놓는다. 내 뇌피셜로는 국내에 히쯔마부시를 처음 들여온 마루심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드디어 나온 히쯔마부시 특

 

장어가 빼곡하다 못해 수북하게 들어차 있는데 뭣보다 좋은건 그릇이 Low & Wide라 밥과 장어의 밸런스가 좋다. 어떤 히쯔마부시집은 그릇이 입구가 좁고 깊어서 밥만 많고 위에 깔린 장어는 적은데 다른 사이즈는 모르겠지만 일단 특사이즈는 장어와 밥의 밸런스를 맞추는 기본이 되어 있다.

본격적으로 장어를 맛보니 기대이상이다. 겉면의 바삭함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긴해도 혀위에서 녹아내리는 듯한 장어살의 맛은 진짜 장인이 제대로 구웠구나하는 느낌이다. 타레는 간이 센편은 아닌데 아무래도 한국사람 입맛에 맞추려다보면 이정도가 최선일듯. 나중에 알게되었지만 사장님이 마루심 출신이시라는데 보통 이렇게 특정 유명식당 출신이 독립해서 차리는 경우 출신지 이상의 맛을 내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든데 유나기의 장어구이 맛은 확실히 마루심 이상이다.

오차즈께용 육수도 자체의 감칠맛이나 간이 지나치면 오차즈께로 먹었을때 너무 자극적이 되서 쉽게 물리는데 타레와 섞였을때 딱 먹기놓은 상태가 되는게 이부분도 많이 신경쓴게 느껴졌다.

음식도 맛있고 가격도 저렴한데다 위스키까지 있으니 여기는 무조건 단골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