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우동 한그릇 먹자고 새벽같이 일어나 신칸센에서 일반열차를 갈아타가며 오사카에서 시코쿠까지 달려왔다.
개점시간 직전에 도착했더니 벌써 이만큼이나 줄이 서 있지만 어차피 금방 줄어들기 때문에 괜찮다.
금새 가게앞까지 도달했는데 줄이 이리 빨리 주는 이유는 안에 자리가 조금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받자마자 가지고 나와서 외부 벤치등에서 먹기때문에 테이블 비는걸 기다릴 필요없이 계속 들어가기 때문.
코로나 전보다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여전히 개 혜자. 소자가 보통 우동가게 정량이라고 보면 되고 대, 특대는 그거의 2배, 3배기 때문에 좀 많이 먹는다 싶어도 대자로 충분하다.
코로나 때문인지 없었던 비닐막이 생겼고 메뉴는 여기도 붙어 있다. 면 양과 차갑게 식힌면과 따뜻한면을 골라서 주문하면 됨. 내 선택은 당연히 차갑게 식힌면.
주문한 면을 담은 그릇을 받아서 안쪽으로 들어오면 이렇게 토핑을 고르는 곳이 있고 알아서 먹고싶은걸로 골라 담으면 되는데 가격이 개당 120엔이니 올랐다고 해도 국내 우동집 비하면 싸다. 그다음 계산을 하고 육수코너로 이동.
마지막으로 국물을 고르면 되는데 따뜻한 육수와 차가운 육수중 알아서 부어가면 된다. 다 먹고나면 오른쪽의 개수대에 잔반처리 하고 그릇을 쌓아놓는 것 까지 셀프.
가게 안에도 먹는 공간이 작게 있긴 하지만 당연히 만석이고 대부분은 들고나와서 주변의 벤치에서 먹게 된다.
나의 선택은 차가운면 대짜(2덩이)+따뜻한 육수에 튀김3개(새우+치쿠와+오징어다리)였고 이렇게 해서 고작 740엔이다. 물론 거의 모든게 셀프서비스란 불편함은 있지만 이 맛에 이 가격이면 모든게 용서된다.
4년만에 먹는 정통 사누키 우동맛이 어떨지 기대 만빵이었는데 육수는 맛있긴했지만 내 기억보다는 좀 아니었다. 확실히 국내 우동집들의 다시 뽑는 스킬이 늘어서인지 예전같이 압도적 차이는 아니고 현우동 전성기보다는 오히려 약간 떨어지는 느낌. 다만 면발은 차가운면+따뜻한 국물 조합이라 사누키 우동의 특징인 쫀쫀하고 탄력있는 식감이 제대로 살아있었다.
국물을 한껏 빨아들인 튀김의 맛은 예전 그대로 훌륭했다. 국내 우동집들은 국물에 젖은 튀김을 극혐하는 한국인 취향에 맞춰 덴푸라를 따로 내놓는 경우도 많지만 이곳의 튀김은 그냥 먹으면 이빨도 잘 안들어 갈 정도로 딱딱하기 때문에 국물에 적셔 육수의 감칠맛도 빨아들이고 튀김옷도 부드럽게 해서 먹는게 훨씬 맛있다.
4년간 국내 우동집으로 아쉬움을 달래며 기다렸던터라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약간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그래도 소원성취를 하고나니 속은 시원했다. 나이가 든 탓인지 솔직히 나는 다음에도 이렇게 새벽같이 기차타고 한참을 걸어와 먹을지는 약간 의문이지만 한번쯤은 꼭 경험해 볼만한 우동집이니 시코쿠에 간다면 꼭 들러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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