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자체가 아무리 뒤져봐도 성심당을 제외하고는 전국구 맛집으로 통할만한 곳은 찾기 힘들었는데 마침 그간 궁금했던 꼬막짬뽕을 하는 곳이 근방에 있기에 해장겸 방문했다.
간판을 보면 조그맣게 '(구) 조기종의 향미각' 이라는 문구가 있는데 지도앱에 등록된 가게소게나 향미각이란 짬뽕집이 대전에 몇군데 있는 것으로 봐서 대충 사연은 짐작되지만 어쨌든 나는 맛만 있으면 장땡.
메뉴
짬뽕전문점답게 심플한 메뉴이고 특이하게 저녁에는 크림짬뽕, 로제짬뽕이 있는데 당최 상상이 안되는 맛이다.
주문은 테이블마다 놓여진 태블릿으로 하고 서빙도 로봇이 가져다주는 최첨단 시스템이다.
반찬은 알아서 셀프바에서 가져다 먹으면 되고 공기밥도 밥솥에서 알아서 퍼다먹으면 되는 시스템이라 좋다.
꼬막짬뽕 곱배기
벽에 걸린 메뉴에는 곱배기가 없으나 태블릿으로 주문할때 곱배기옵션이 선택가능하다. 채썬고기와 야채에 오징어, 그리고 꼬막까지 꽤나 푸짐해 보인다.
면은 평범한 중화면이고 첨가물이 좀 들어간덕인지 꼬막 껍질을 전부 제거할때까지도 불지 않은 점은 좋았다. 국물에 불맛도 적당히 느껴지고 시원함보다는 두툼한 국물이라 솔직히 원래 목적인 해장에는 좀 안어울리는 느낌이었지만 대신 든든한 한끼용으로 제격인듯 하다. 맛도 수준급이라 해장이고 자시고 맛있어서 밥까지 말아 뚝딱 하고나니 넘나 든든한 것. 그래서 그런지 거의 개점시간 맞춰 들어간 내가 나올때 쯤에는 거의 만석에 가까울 정도로 손님들이 많았다.
충청권에 많이 있는 꼬막짬뽕이 그렇잖아도 궁금했는데 대전에 온김에 와보길 정말 잘 한것 같고 대전에 다시 온다면 아마 또 오게되지 않을까?
이제 너무 많이 가서 사실 좀 식상해질랑말랑 하지만 매벌 갈때마다 조금씩 바뀌는 메뉴덕에 그래도 매번 제주도 갈때마다 들르는 더 스푼에 또 다녀왔다.
입구
이세계로 통하는 문
예약석
이런 카운터석이 있는 식당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나처럼 혼자다니는 찐따도 조금이나마 편히 다닐수 있게.
메뉴
매번 올때마다 이번엔 코스로 한번가볼까? 하다가 결국은 단품으로 가게된다. 코스에 꼭 한개씩은그닥 안 땡기는게 들어가 있음.
온도감 좋은 빵 배고파서 허겁지겁 빠다 발라먹으니 JMT.
스파클링 와인
왠일로 스파클링이 글라스로 서빙가능하다기에 주문
관자 한치 루꼴라 샐러드
문어도 땡기지만 샐러드 중 하나만 고르라면 난 이게 제일 좋더라.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올스타팀마냥 모아놓은거라 보기만 해도 행복함. 원래 관자 4개였던거 같은데 중간3개는 씨알이 작아서인지 총 5개가 있어서 더욱 행복했다.
훈제 고등어 부르스케타
첫방문때 먹고 오랜만에 주문. 그간 안먹고 싶어서 주문안한건 아니고 다른 궁금한 메뉴가 자꾸 들어오니 우선순위가 밀렸던건데 이제 대충 한바퀴 돌고나니 개중에 이게 제일 인상깊었다. 훈연고등어의 감칠맛과 부드러운 계란의 녹진함 거기에 엔초비를 포인트로 올리고 케이퍼와 로즈마리로 밸런스를 딱 맞췄는데 맛이 없을리가!
홍감자 뇨끼와 무 피클
무 피클이 전에는 총각무였는데 순무 같은 동글동글한 무로 바뀌었다. 당연히 기분탓이겠지만 더 달달해진 느낌. 뇨끼는 좋아하지만 감자뇨끼는 처음이다. 이것도 스테디셀러 메뉴인데 그간 피했던게 난 떡같은 쫀득쫀득한 뇨끼를 좋아하는데 감자뇨끼면 식감이 매시드 포테이토 같은 느낌일 것 같아서 피하다가 이번에 한번 주문해 봤는데 안타깝게도 예상이 맞았다. 다만 개인적 취향을 배제하고 본다면 충분히 맛은 괜찮은 요리이긴했음. 고소한 크림소스에 찰떡궁합인 버섯과 튀긴 치즈까지 뇨끼빼고는 전부 맘에 들었기 때문.
다음요리를 위한 빌드업으로 레드와인 한잔 주문하고
준비되는 동안 안주하라고 서비스로 주신 훈제아몬드를 아그작 씹으며 기다리다보니
트리빠
메인으로 옥돔요리를 주문할까 하다가 배도 부르고해서 지난번에 맛있게 먹었던 트리빠를 주문했다. 역시 레드와인과 같이 먹으니 진한 감칠맛의 내장과 토마토 소스와 잘 맞는다. 그냥 트리빠만 먹는것 보다는 확실히 스푼으로 넉넉히 떠서 같이 나온 빵위에 올려먹는게 훨씬 맛있다.
디저트
디저트 와인이나 주문하려고 소믈리에님께 디저트로 먹을만한 거 뭐 있냐고 물어보니 "이거 한번 잡솨바~" 라고 주신 리몬첼로. 무려 직접 제주산 레몬으로 담그신거라고. 맛은 딱 예상가능한 맛이긴한데 쨍한 산미가 입가심용으로는 아주 좋았다. 다만 도수는 꽤 되는것 같음.
거의 모든메뉴를 섭렵하고나니 이제는 슬슬 다른데도 한번 가볼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왠지 다음번 제주방문때도 결국은 오게되지 않을까?
맨날 단품으로 주문해서 코스 메뉴를 아예 안 주실 때도 있는데 이날은 코스메뉴도 한번 보라며 건네 주심. 한달만에 온 것임에도 신메뉴도 눈에 띄고 먹어본 적은 없지만 첫방문때 메뉴에 있었던 트리빠가 돌아왔다.
테이블 셋팅
변함없는 셋팅이지만 제일 기대가 되는 순간
식전빵과 와인
와인은 전혀 모르니 그냥 추천해 주시는 걸로 받음.
식전빵
올리브 오일과 소금이 같이 제공되는데 어설픈 발사믹보다는 이쪽이 내 취향. 근데 이번엔 그리시니가 아예 없다. 많이 먹진 않더라도 한 두개쯤 음식 기다릴때 씹으면 좋은데 아쉬움.
대신 사장님이 와인하고 잘 어울릴거라면서 안주하라고 훈제 아몬드 주심 ㅋㅋ
근데 진짜 아몬드랑 같이 마셔보니 갑자기 살구향이 강하게 확 치고 나온다.
관자, 한치, 루꼴라 샐러드
더 스푼의 샐러드는 다 맛있지만 그 중에서도 나의 원픽! 거기다 관자갯수도 전보다 한개 늘었다. 호옥시 서비스인가???
굴, 달래, 바질 스파게티
정규메뉴에는 없지만 이날 달래가 있어서 가능하니 생각있으면 주문하라는데 당연히 해야지.
올리브오일은 머금은 굴의 녹진한 풍미와 달래 & 바질의 향 그리고 토마토의 감칠맛까지 어우러진 훌륭한 스파게티였다.
약간 뒤늦게 나온 총각김치 무피클
예전엔 총각무였는데 이번엔 무가 동글동글한거 보니 순무를 쓴거 같다. 달지도 않고 적당한 산미가 밥반찬으로도 어울릴만한 맛.
두번째 와인은 레드와인
내 기억에 여기서 레드와인은 처음인거 같다.
트리빠
레드와인은 주문한 이유는 바로 이것 트리빠를 주문했기 때문.
잘 손질한 세가지 내장과 토마토 소스 그리고 치즈까지 더해서 아주 진한 감칠맛과 내장의 식감을 즐길 수 있는 요리.
여기에 아까 주문한 레드와인까지 곁들이니 메뉴에는 치케티로 구분되어 있지만 내게는 메인으로도 충분한 존재감이다.
디저트1
배도 부르겠다 디저트로는 달달한 주정강화 와인이나 먹자싶어 뭐가 있는지 여쭤보니 루비포트, 토니포트, 빈산토 세가지를 가져와서 보여주신다. 빈산토는 사실 처음 보는 술이라 토니포트로 주문했는데... 빈산토가 이상하게 자꾸 신경이 쓰여서 바로 주문취소하고 빈산토로 변경.
얘는 사실 주정강화와인은 아니고 귀부와인마냥 포도를 말려 당도를 높인 술이라고. 어쨌든 한모금 마셔보니 고급진 단맛이 확 퍼지면서 말린 대추향이 아주 진하다. 피니시는 살짝 쌉싸름한 맛이 단맛을 자연스럽게 정리해 주면서 여운이 길게 남는것이 나의 취향을 너무 정확히 저격해버렸네? 간만에 증류주가 아닌 술 중에 마음에 드는 걸 만났다.
디저트2
두번째 디저트는 티라미슈와 에스프레소
사실 얘네는 주문한건 아니고 감사하게도 사장님이 혼밥하는게 불쌍해 보였는지 옛다 먹어라~ 하고 주셨음. 그저 충성!충성!.
티라미슈에 무슨 그림인가 했는데 가게닉값하려고 숟가락 그려 놓은거였다 ㅋㅋ. 애네를 받고보니 나도 뭔가 해야할 것 같긴한데 마침 아까 마신 빈산토가 너무 맛있었던지라 빈산토 한잔더 주문해서 마셨는데 두번재잔도 존맛탱이라 아무래도 이거 한병 구해봐야겠다.
두번째 잔은 컨벤셔널 와인으로. 얘는 맘에 들었다. 요리와의 마리아주가 훨씬 괜찮았고 미네랄의 존재감이 확실한 편이었다.
관자 삼치 오일 링귀네
링귀네 면은 더 스푼에서 처음인거 같은데 면삶기는 역시나 완벽했고 화려한 부재료들 만큼이나 소스의 맛도 진하고 맛있어서 정신없이 흡입
그라나 파다노 치즈
다음요리가 좀 늦어진다고 안주거리로 주신 치즈 튀김. 배부르지도 않고 와인안주로 적당했다.
꽃돔
원래는 메인으로 옥돔을 주문하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재료가 다 떨어졌다고. 아쉬워 하고 있으니 꽃돔으로 대체 가능한데 괜찮겠냐고 하셔서 주문해봤다.
조리법은 옥돔과 동일하게 비늘을 살려 껍질쪽을 바삭하게 팬프라잉으로 구워냈는데 원물의 한계인지 생선맛은 전에 먹었던 옥돔에는 못 미쳐서 아쉬움이 남았다.
어란, 성게, 피스타치오 스파게티
어란, 성게 까지만 보고 전에 먹어봤던 파스타인 줄 알았는데 받고보니 비주얼이 완전히 달라서 다시 생각해보니 피스타치오가 추가된 완전히 다른 요리였다. 어란의 풍미가 강한 소스에 달큰한 성게와 고소한 피스타치오의 조합도 꽤 괜찮았지만 전에 먹었던 어란, 성게, 마늘 파스타가 내 입맛에는 더 맞는편.
구운 돌문어와 당근퓨레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상마냥 원래 주문할 생각 없다가 옆 테이블 나가는거 보고 꽂혀서 주문한 요리. 기가막히게 익힌 돌문어의 맛은 못참지.
식후주
배도부르고해서 디저트로는 와인 찌꺼기로 만든 증류주인 그라빠를 주문해봤다. 찌꺼기로 만든 저급 브랜디로 치부하기에는 예상외로 향도 좋고 맛이 괜찮았다. 독주를 좋아하는 내 취향에는 식중주로도 어지간한 와인보다 괜찮을 거 같았음.
이날 손님도 많고 나도 시간에 쫒겨서 급하게 먹고 마시느라 제대로 맛을 즐길만한 여유가 없던게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실망스러운 디시는 하나도 없었다. 다음에는 좀 느긋하게 즐겨봐야지.
제주에 오면 늘 빠지지 않고 들르는....아니 요즘은 일부러 더 스푼 휴일인 월, 화는 피해서 항공권을 끊으니 더 스푼을 오기위해서 제주에 온다해도 반은 맞는듯하다.
실내 전경
오픈 전 도착해서 앞에서 서성이다 들어간지라 아무도 없다.
커튼을 걷으면 지중해 바다가 보일것 같은 실내지만 실제로 걷으면 주차장이 보일뿐..
메뉴
맨날와서 단품으로 주문해서 그런가 코스메뉴판은 빼고 주심. 어차피 단품으로 주문할 거였지만 먹다가 주변손님들 코스요리를 보니 이날은 코스로 주문해도 괜찮았을 듯 했다.
주문은 역시나 전에 못 먹어본것 + 신메뉴로 골라봤다.
테이블 셋팅
올때마다 같은자리라 이제 내 전용석 같은 바 좌석이다.
식전빵
빵이야 향과 맛 질감모두 올때마다 만족스러웠고 이날도 그랬다. 특이하게 올리브 오일에 발사믹같은 뻔한 조합이 아닌 소금의 조합이다. 개인적으로는 발사믹의 산미를 크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이 조합이 더 마음에 든다.
부라따 치즈, 토마토와 들기름
메뉴이름만 봐도 뻔한 조합이라 안먹어봐도 상상가능한 맛이어서 전에 맛있게 먹었던 문어나 해물 샐러드를 주문할까 했으나 샐러드 중 유일하게 안먹어본 거라 이번에 도전해 봤다. 먹어보니 맛있긴 하지만 상상했던거나 눈으로 보이는 것 이상의 특별함은 크게 와닿지 않았던 메뉴여서 한번 먹어본 걸로 족할 것 같다. 서빙직전에 들기름을 한바퀴 돌려 뿌려나오는데 기본서빙되는 양으로는 들기름의 존재감이 너무 희미했다. 들기름양을 조금 더 늘려 고소한 풍미가 강조되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거 같다.
하우스 와인
이날도 역시나 화이트 와인을 한잔 곁들였는데 시칠리아섬의 와인이라고 한다. 풍부한 미네랄이 특징이라고 하는데 마셔보니 소믈리에님의 와인소개가 확 와닿는다. 씁쓸하면서도 짠 미네랄의 맛이 혀끝에 남아 여운이 꽤 길다. 와인은 잘 안마시는 나지만 이 와인은 맘에 들었다.
장어스프와 마늘소스
장어스프에는 크루통과 치즈 마늘소스가 따로 서빙된다. 취향에 따라 스프에 넣어 먹으면 되는데 하나씩 넣어서 먹어보며 맛의 변화를 즐기는 재미가 있는 메뉴. 장어외에도 성대, 도미같은 제주산 생선도 같이 들어가 있다는데 맛은 뭐 생선갈아 넣어 만든거다보니 장어탕이나 추어탕과 비슷해서 익숙한 느낌이다. 다만 서양식 수프답게 산미도 적절히 들어가 있어서 밸런스를 맞춰주는게 다른점. 다만 생선의 비린내에 민감하면 비추다. 나는 별로 거부감이 들지는 않았지만 장어탕, 추어탕을 못먹거나 스시집에서 고등어나 청어같은 등푸른 생선 계열을 비린내 때문에 싫어한다면 이 스프도 별로 맘에 들지 않을거 같다.
금태구이와 부추리조또
지난번에 샤프란 리조또를 맛있게 먹기도 했고 신메뉴기에 뻔한 파스타보다는 이게 땡겨서 주문해봤다.
금태 확대샷과 알타리 피클
금태도 좋아하지만 양식의 생선구이도 좋아하는 편이라 겉바속촉으로 기가막히게 구운 금태의 맛은 말할 필요도 없고 보리가 들어가 탱글탱글한 식감이 인상적인 리조또도 역시나 기대치를 충분히 만족시키는 맛이다. 주변에 깔린 소스와의 궁합도 좋고 양도 푸짐해서 원래는 작은요리 한개쯤 더 주문하려고 했는데 이걸로 쫑냈다.
이날도 요리 나올때마다 자세한 설명과 친절한 접객은 여전했고 오너쉐프님도 와서 아는척 해주셔서 좋았다. 아마 혼자와서 단품으로만 조지고 가는 손놈이 잘 없을테니 기억에 남으셨던 듯. 올때마다 다른메뉴를 주문했음에도 실망스런적이 한번도 없었고 접객까지 완벽하니 자주는 못 와도 제주도 올일 있으면 안 들를수가 없다. 다음번에는 또 어떤메뉴가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된다.
지난번에 기대이상으로 만족스러웠던 더 스푼에 다시 찾아갔다. 뻥좀 보태 여기 생각에 제주에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첫 방문때의 임팩트가 강했다고나 할까?
영업시간 참고
월,화 휴일이고 예약은 캐치테이블 앱으로도 받는다. 예전 후기들을 보니 초창기에는 코스로만 주문이 가능했었나 본데 지금은 점심, 저녁 모두 단품주문도 가능하다.
테이블 셋팅
이번에도 당연히 카운터 석이고 지난번 앉았던 자리 옆이다.
4인테이블
오픈시간 딱 맞춰오니 텅텅 비었길래 테이블 쪽도 낼름 찍어봤다. 저녁에 방문하긴 했지만 아직 해는 짱짱한 시간인데 내부 분위기는 채광을 차단하고 아늑한 조명덕에 마치 다른세상에 온 것 같이 몽환적이다.
코스메뉴
지난번에 점심에 왔을땐 못 본것 같은 코스메뉴판이 있다. 근데 난 어차피 단품주문 할거라 패스...
단품메뉴
고작 2주밖에 안지났는데 고새 메뉴가 꽤 리뉴얼 되었다. 그때그때 재료 상황에 따라 메뉴변동이 있는가 보다. 사실 오기전에 뭐먹을지도 다 정해 놓고 왔는데 이거 받아보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메뉴 정하느라 주문에 시간이 좀 걸렸다.
하우스와인 리스트
나중에 시간 여유있게 오면 와인페어링도 시도해보고 싶다.
웰컴드링크
저녁에 와서 그런건지 웰컴드링크로 스파클링이 한잔 서빙되었다. 그렇잖아도 잔술로는 스파클링이 없어서 아쉽던 차에 딱 좋았던 한잔.
식전빵
식전빵은 전과 동일하게 트러플을 갈아올린 사워크림과 제공되었는데 역시나 맛 좋고~
주문한 화이트 와인은 와인 자체의 맛은 괜찮았는데 이후 주문한 요리들의 소스와는 마리아주가 좋지 않은 느낌이었다. 떫은맛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다른 맛과 향이 다 묻혀버린다. 해산물이어도 차라리 레드와인이 어울리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근데 뭐 내가 선택한거니...
관자, 한치, 레드향, 루꼴라 샐러드
해물의 선도나 익힘은 말할것도 없고 곁들여진 허브와 레드향의 풍미도 완벽하다. 지난번의 문어샐러드도 너무 맛있게 먹었지만 굳이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이쪽의 손을 살짝 잡아주고 싶다.
학공치
갑자기 직원분이 회 좋아하시냐 묻길래 없어서 못 먹는다고 했더니 서비스로 주신 올리브 오일을 뿌린 학공치 회. 양옆에 하얀건 콜라비 피클인데 같이 먹지는 말고 먹고난뒤 입가심 용이라고.
맛은 뻥안치고 지금까지 먹어봤던 학공치 회 중에서는 제일 맛있었다. 지금까지 학공치를 먹고 그닥 맛있다고 느낀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건 한 점 딱 먹자마자 "맛있잖아!" 가 머릿속에 저절로 떠올랐다. 올리브 오일의 힘인건지는 몰라도 지금까지 스시야에서도 해보지 못한 경험이다.
전복 소라 샤프란 리조또
이건 메뉴보자마자 '어맛...이건 꼭 먹어야해!!' 로 바로 꽂힌메뉴다. 받자마자 황홀한 샤프란의 향에 정신 못차리고 먹은 메뉴.
확대샷
큼지막한 전복을 부드럽게 삶아 식감과 맛 둘다 잡았고 미리 지은 밥이 아닌 생쌀로 볶은 리조또라 쌀알의 심이 살아있는데 직원분이 이거 때문에 호불호가 있을 수도 있으니 양해 부탁드린다고 하길래 마음속으론 '무조건 호!!! 죽어도 호!!! '를 외쳤지만 이런거 좋아한다고만 말씀드렸다. 군데군데 하얀 소스는 트러플 크림인데 샤프란에 트러플의 향까지 더해지니 먹는내내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알타리 피클
밥(?) 이 나와서인지 백김치 알타리 피클이 제공되었다. 단맛이 적고 산미도 부드러워서 시큼달큼한 공장제 피클을 싫어하는 내 입맛에 딱이었다.
옥돔튀김과 완두콩 퓨레
얼마만에 먹어보는 비늘 지대로 살린 옥돔튀김인가!! 비늘을 살려서 튀긴거라 사람에 따라 비주얼이 좀 혐오스러울 수도 있는데 좋아하는 사람은 보면 환장하는 비주얼이다. 소스는 완두콩 퓨레와 아까 리조또에도 곁들여졌던 트러플 크림의 조합. 사실 주문할때는 양이 저거 반정도나 나올까 싶어서 좀 비싸네 싶었는데 반마리가 통으로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씹극혐 확대샷
확대샷으로 보니 좋아하는 나도 살짝 닭살이 돋는 비주얼이긴 하다. 근데 존나 맛있는걸 어쩌겠음? 껍질이 분리되지 않게 조심스레 잘라서 먹어보니 바삭바삭하게 씹히는 비늘과 달달한 살맛이 기가막힌다. 그냥도 먹어도 맛있고 소스를 곁들이면 더 맛있다.
이번에도 음식은 물론이고 서비스도 흠잡을때 없이 훌륭한 식사였다. 음식이 나올때마다 재료 및 조리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덕에 요리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졌고 먹는 중간중간 입맛에는 맞는지 피드백을 받는 것도 좋았다. 그러면서도 손님이 귀찮거나 부담스럽지 않게 접객을 하는 것을 보면 계신분들 한분한분이 꽤나 베테랑이 아닐까 싶음. 마지막엔 오너쉐프님도 와서 지난번 식사에 대해 묻기도 했는데 진짜 기억하는건지 예약이력보고 썰푸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마음 씀씀이 하나하나는 너무 감동적이었다. 이 정도면 일본에서 갔었던 미슐랭 원스타 양식당들에 비교해도 전혀 꿇릴게 없는데 왜 별은 커녕 더 플레이트도 없는건지 이상할정도. 이제는 제주에 왔으니 들르는 곳이 아니라 여기를 오기위해 제주를 찾지 않을까 싶을정도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중문쪽에 왔다가 시간도 없고 간단히 끼니를 때우려고 전부터 한번쯤은 먹어보고 싶었던 해물라면집을 뒤져보니 근처에 여기밖에 안나와서 일단 방문
구석에 자리잡고 주문을 한 뒤 기다리는데 라면이라 10분내로 금방 나올 줄 알았더니 주문이 밀려서인지 생각보다 나오는데 오래걸렸다.
메뉴판
메뉴를 보니 보말칼국수도 꽤 관심이 간다.
해물라면
기다림 끝에 받아본 해물라면에는 문어, 게, 딱새우, 홍합이 들어가 있다. 문어다리가 꽤 실한편이긴 한데 그래도 1.5만원은 조금 비싼듯한 느낌. 딱새우는 사장님이 돌아다니며 손수 까 주시니 굳이 손댈필요 없이 먹기만 하면 되서 좋다. 면발은 꼬들하게 적당히 잘 익혔고 문어다리도 적당히 잘 삶아서 질기지 않고 맛있는데 자가제조한다는 스프는 조금 물음표가 남는 맛. 맛없는건 아니지만 내 입맛엔 단맛이 강해서 얼큰함도 덜하고 결정적으로 해물라면이니 기대했던 해물육수의 시원함도 느끼기 힘들었다. 차라리 그냥 시판 라면 스프에 저 해물을 넣고 끓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제주에 왔으니 제주산재료로 만든 음식을 맛보고 싶은건 당연지사인데 블로그를 뒤덮은 관광객 등쳐먹는 양산형 향토음식점들에 지쳐갈때쯤 눈에 확 띄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제주산 재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이탈리안 비스트로인 더 스푼이다. 하긴 뭐 제주의 맛을 느끼는데 꼭 향토요리나 한식을 필요 있겠는가? 양식이든 중식이든 한식이든 일식이든 맛있으면 장땡이지...
오픈키친
인테리어는 중후한톤에 주방이 완전히 다 보이는 구조라 기다리면서 조리사 분들 구경하는 재미도 꽤 있다.
바 좌석
테이블 뿐 아니라 이렇게 바 형식의 테이블도 있어서 혼밥도 부담없고
기본셋팅
예약석에는 커트러리와 개인접시, 물티슈 그리고 그리시니가 2개 준비되어 있다.
메뉴
메뉴는 심플한 편. 먹고싶은건 많지만 제주산 해물을 사용한 메뉴위주로 해서 샐러드, 애피타이저, 파스타 각1개씩 주문했다.
식전빵
올리브 오일을 뿌린 빵에 트러플을 갈아올린 사워크림이 곁들여져 나왔다. 간만에 맡는 진짜 트러플의 향이 너무나도 좋다. 사워크림의 산미가 의외로 트러플 하고의 궁합도 좋아서 빵에 발라먹으니 존맛탱이다.
하우스 와인
낮이지만 도저히 한잔안하고 넘어갈 수 없어 화이트와인을 한잔 주문했다. 소믈리에님이 직접 가져다 주시면서 해당와인에 대한 설명도 자세하게 곁들여 주시고 테이스팅 노트도 이야기 해주고 가셨는데 과연 설명대로 시트러스와 살구의 상큼한 향과 산미가 도드라지면서도 별로 달지않은게 딱 내가 선호하는 와인의 맛이라 굳초이스였음
제주 돌문어 제노바식 샐러드
첫번째 요리인 문어 샐러드가 나왔다. 온통 초록빛인게 보기만해도 청량감이 느껴지는 샐러드다.
근접샷
문어부터 맛을 보니 쫀득쫀득한 식감이 떡을 씹는것 같으면서도 질긴느낌은 하나도 없는게 너무 맛있었다. 문어를 이렇게 조리한 요리는 처음 경험해봤다. 거기에 콤콤한 치즈의 풍미와 바질페스토의 상큼함, 루꼴라를 비롯한 허브들의 향이 더해지니 지금까지 먹어본 샐러드들 중 손꼽힐만큼 훌륭한 샐러드였다.
고등어 파테 브루스케타
다음요리는 역시 제주의 특산물 중 하나인 고등어로 만든 파테를 올린 브루스케타다. 기본적으로 바게트 빵의 맛도 좋은편이고 훈연향이 잘 배인 고등어 파테의 맛도 수준급이다. 거기에 계란과 엔초비로 진한맛을 더해주고 케이퍼로 밸런스를 딱 잡아주니 그냥 존나게 맛있는거다.
성게소와 어란과 마늘 오일파스타
이탈리아산 보타르가(어란)과 성게소를 넣은 마늘 오일 파스타다. 개인적으로 보타르가 파스타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거기에 성게소까지 들어갔으니 그냥 이름만 딱 봐도 제일로 땡기는 메뉴다.
접시가 워낙커서 사진상으로는 양이 별로 안 많아 보일수도 있는데 실제로는 양이 상당해서 전채 다 생략하고 이거만 먹어도 충분할 만큼 푸짐하다.
근접샷
감칠맛 넘치는 어란과 진한 바다내음이 나는 우니 거기에 잘삶은 면과 재료의 맛을 한껏품은 오일까지 합쳐져 아주 훌륭한 파스타였다.
음식맛도 전부 맘에 쏙 들었을 정도도 좋있지만 요리 하나하나 나올때마다 재료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빼놓지 않고 곁들여주는 세심한 서비스도 훌륭했고 제주분위기가 나면서도 고급스런 인테리어등 뭐하나 빠지는것 없이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업장이었다. 앞으로 제주에 올 일 있으면 무조건 들러서 모든 메뉴를 다 섭렵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