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가면? 더스푼에 들러야지~

나에게는 이세계로 들어가는 입구같이 보인다.


메뉴가 꽤 자주바뀌는 편이라 올때마다 이번엔 어떤 신메뉴가 있을지 기대된다.

그라시니는 원래 테이블마다 서너개씩 병에 꽂혀있었는데 인당 1개씩 배급제로 바뀌었다. 굳이 물어보진 않았지만 왠지 누가 와서 진상짓을 하고 간게 아닐지...


스타트는 내추럴 와인으로 골라봤는데 와인은 쥐뿔도 모르지만 몇번 마셔본 경험으로는 역시 와인은 첨가물을 좀 타는게 나은 것 같다. 이번에도 그닥 와닿지 않는 맛이라 인제 어지간하면 내추럴 와인은 걸러야겠다.

개인적으로 더 스푼에서 제일 좋아하는 샐러드다 해물의 선도나 익힘 모두 최상급이고 루꼴라까지 곁들여져 있으니 다른거 먹어볼까 하다가도 결국은 이걸로 주문하게 된다.

겹겹이 포실포실한 파이반죽안에 고소한 명란마요가 가득하고 달달한 구운대파의 향이 근사하다.

주먹밥튀김에 토마토 소스랑 치즈가 이리 잘 어울릴줄이야~


두번째 잔은 컨벤셔널 와인으로. 얘는 맘에 들었다. 요리와의 마리아주가 훨씬 괜찮았고 미네랄의 존재감이 확실한 편이었다.

링귀네 면은 더 스푼에서 처음인거 같은데 면삶기는 역시나 완벽했고 화려한 부재료들 만큼이나 소스의 맛도 진하고 맛있어서 정신없이 흡입

다음요리가 좀 늦어진다고 안주거리로 주신 치즈 튀김. 배부르지도 않고 와인안주로 적당했다.


원래는 메인으로 옥돔을 주문하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재료가 다 떨어졌다고. 아쉬워 하고 있으니 꽃돔으로 대체 가능한데 괜찮겠냐고 하셔서 주문해봤다.
조리법은 옥돔과 동일하게 비늘을 살려 껍질쪽을 바삭하게 팬프라잉으로 구워냈는데 원물의 한계인지 생선맛은 전에 먹었던 옥돔에는 못 미쳐서 아쉬움이 남았다.

어란, 성게 까지만 보고 전에 먹어봤던 파스타인 줄 알았는데 받고보니 비주얼이 완전히 달라서 다시 생각해보니 피스타치오가 추가된 완전히 다른 요리였다. 어란의 풍미가 강한 소스에 달큰한 성게와 고소한 피스타치오의 조합도 꽤 괜찮았지만 전에 먹었던 어란, 성게, 마늘 파스타가 내 입맛에는 더 맞는편.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상마냥 원래 주문할 생각 없다가 옆 테이블 나가는거 보고 꽂혀서 주문한 요리. 기가막히게 익힌 돌문어의 맛은 못참지.

배도부르고해서 디저트로는 와인 찌꺼기로 만든 증류주인 그라빠를 주문해봤다. 찌꺼기로 만든 저급 브랜디로 치부하기에는 예상외로 향도 좋고 맛이 괜찮았다. 독주를 좋아하는 내 취향에는 식중주로도 어지간한 와인보다 괜찮을 거 같았음.
이날 손님도 많고 나도 시간에 쫒겨서 급하게 먹고 마시느라 제대로 맛을 즐길만한 여유가 없던게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실망스러운 디시는 하나도 없었다. 다음에는 좀 느긋하게 즐겨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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