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사츠 온천을 뒤로하고 버스터미널에 와서 보니 버스시간표에 열차시간에 맞춘 버스가 표기가 되어 있었다. 근데 배차시간이 애매해서 버스가 역에 도착하고도 열차 출발시간이 거의 40분 넘게 남아서 밖에서 덜덜 떨며 기다렸다. 버스시간 좀 열차시간하고 착착 맞게 해놓지.....역안 대합실은 이미 만석이라 들어갈곳도 없고 외부 벤치밖에는 딱히 앉아서 기다릴 곳이 없었다. 다행히 종점인만큼 열차가 출발시간보다 좀 여유있게 개방을 해서 일찌감치 들어가서 착석
다시 특급 구사츠호를 타고 짐 보관 해놓은 다카사키 역으로 가서 호쿠리쿠 신칸센으로 환승했다.
다카사키역에서 신칸센으로 환승해보니 전역정차인 카가야키등급이라 특실은 텅텅비어서 간다.
요즘 점점 사라져가는 추세인 차내판매 카트가 지나가길래 일단 세워서 메뉴판 좀 볼 수 있냐 했더니 시트포켓에 있단다....난 또 도카이도/산요 신칸센마냥 브로셔가 따로 있는 줄 알았더니....메뉴 대충 스캔 후 도야마 지역 밀맥주와 반건조 단새우 구매. 특이한건 차내판매 승무원이 건장한 남자였음.
이상 차내판매 메뉴
도야마 역에 도착해서 숙소체크인 후 짐만 던져 놓고 바로 저녁먹으러 스시 다이몬에 가야했기 때문에 다시 도야마 역으로 돌아왔다.
우오즈역으로 가는 열차는 JR재래선 노선일부를 분사시켜 운영하는 아이노카제 도야마 철도인데 JR과 플랫폼과 선로등을 공유하다보니 JR패스로 타도 될것 같지만 해당구간을 논스톱으로 통과하는게 아니면 운영주체가 다르므로 반드시 별도로 표를 뽑아야 한다.
25분 정도를 달려 우오즈역에 도착
내릴 때 내 앞의 아저씨가 열차 문을 손으로 강제 개문 하길래 미쳤나 싶었는데 돌아갈 때 이유를 알게 되었다.
우오즈역전 광장에 나오면 불과 100미터 정도 전방에 스시 다이몬이 보인다. 엄청가까움
시작은 에비스 생맥주와 모즈쿠
하시오끼가 재떨이같이 생겼다고 느낀건 나뿐이겠지??
예의상 사진촬영 가능여부 확인 후 네타박스를 찍어본다.
서빙은 가게의 오카미상인 사모님이 기모노를 곱게 차려입고 하는데 뭔가 위화감이 느껴져서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스시집에서 기모노입고 서빙하는걸 본적이 없네? 싼데만 다녀서 그런가...참고로 사모님이 상당히 미인이심
반대쪽 네타박스
멀리떨어진 네타박스
다다미 테이블이 2개 정도 있고 카운터에 7~8석정도가 있다.
자연산 광어와 고노와다
우리나라 횟집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조합이지만 역시 재료빨이 다르다.
메모르 안했더니 뭔지 까먹었다 능성어 였던듯
살짝 구운 생선과 새콤한 소스가 잘 어울렸음
한치와 호타루이까
언제 먹어도 맛있는 것들
사알못이므로 추천요청해서 받은 사케
일단 병도 찍어서 기록으로 남겨 놓는다
대게
위에 내장소스가 올라가 있는데 여기까지 먹다보니 느낀게 맛도 좋지만 츠마미의 플레이팅도 상당히 신경써서 나오고 도기류도 범상치 않다. 일반적인 동네 스시집의 느낌이 아님
은대구와 시라꼬 구이
사기템 두개가 같이 나왔다. 은대구 구이야 뭐 말할것도 없고 다시마의 감칠맛까지 흡수한 시라꼬는 그야말로 최고
스이모노가 나온거 보니 안주타임은 끝인가봄
옆자리에서는 사장님과 손님들이 교토에서는 왜 아마다이(옥돔)를 구지라고 부르는가에 대해 토론이 한창이길래 나도 궁금해서 귀기울여 들어봤는데 결론은 허무하게 아몰랑 걔네 이상해였다. 나도 허탈....
츠마미로 나왔던 능성어인듯
고급 어종답게 재료의 맛도 좋지만 오너세프의 니기리 솜씨도 별 받을만 함. 쌀도 좋은걸 쓰는 듯하고 입안에서 사르르 풀어짐 초는 별다른 인상이 남지 않은걸로 봐서 큰 특징은 없었던것 같다.
고하다
가는 초밥집마다 나오네?? 덕분에 가을도 아닌데 전어맛은 충분히 본 것 같다.
참돔
네타 손질이 인상적이다. 껍질부분 면적이 넓게 썰어서 껍질의 맛을 확실히 느낄수 있었다.
모즈쿠 미소시루
사요리
두번째 사케
사케잔이 상당히 특이하다. 확실히 기물들은 잘 모르는 내가 보기에도 좋은 걸 쓴다는 느낌이 팍 온다. 근데 찍고 보니 뒤쪽의 와사비가 더 눈길이 가네
단새우
내장을 진한 풍미가 느껴진다. 문득 홋카이도 스시 오네다의 도화새우 스시가 떠올랐음. 물론 맛은 단새우따위가 맛있어 봤자 도화새우에 비빌 수준은 아니지만.
참치
기름진 생참치야 말해 뭣하리..
사쿠라 마쓰 즈께
얘도 참 가는데마다 나온다. 제철은 제철인듯
뭔지 까먹었는데 껍질째로 썰어서 불질한거 보니 눈볼대 같다.
기름진 맛이 예술. 확실히 불질해야 더 맛있는 생선이다.
마지막은 아나고
거의 태우듯이 구어 나왔고 소스도 진한편인데 식감도 폭신하고 강한 불맛이 소스랑 잘 어울렸음 개인적으로 일본에서 먹은 아나고 중에는 여기가 제일 내 취향에 맞는 것 같다.
식사 중반쯤부터 옆자리에 장성한 아들과 함께 오신 노부부께서 내가 한국에서 왔다니까 이것저것 말을 붙이시는 통에 식사자리는 즐거웠는데 그에 비례 해서 스시 맛은 잘 기억이 안난다. 그래도 덕분에 혼자 갔음에도 지루하지 않고 재밌는 시간이 되었음
여기도 기회가 되면 다시한번 와 봐야겠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가격은 세전 기준으로 내가 먹은 사시미 오카마세는 12000엔, 스시오마카세는 8000엔인데 미쉐린 가이드에 또 낚였다. 가이드에는 디너기준 최고 8000엔이었는데....돈값은 충분히 하는 곳이라 가격에 대한 불만은 없었지만 미쉐린 가이드의 가격은 그닥 신뢰하면 안될듯. 가성비충 답게 등급 대비 싼 가게 위주로 찾는데 예약전화를 하거나 막상 와보면 거기 맥스로 적힌 가격이 최저가 코스인 경우가 자꾸 나온다. 별달면 가격들을 올리는건지....
참고로 타베로그 평점은 현재기준 4.13으로 상당히 고득점인데 평가수가 지방답게 36건이라 신뢰도는 떨어짐. 그래도 4점근처는 충분히 받을만한 곳이라고 본다.
돌아오는 열차를 타고 종점인 도야마역에 도착해서 내리려고 하는데 문이 안 열리길래 살펴보니 헐....문이 수동이네? 그래서 올 때도 맨 앞에 선 아재가 손으로 열었구나.....스위치 눌러야 열리는 경우는 몇 번 봤는데 수동은 문화컬쳐였음. 근데 또 닫히는 건 자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