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스시가 땡겨 스시미니를 방문했다. 이젠 어지간한 스시 오마카세집들은 디너가 거의 20만원 가까이 하다보니 내게 남은 선택지는 엔트리급이긴 하지만 여전히 극강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스시미니밖에는 없었다. 근데 예약하려고 전화해보니 스시미니도 22년 12월부터 가격인상이 되어서 런치 5만원 디너 9만원이 되었다고 한다. 순간 조금 움찔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달리 갈곳도 없는지라 예약을 부탁드렸다.
초창기 디너가 6만원하던 시절부터 쭉 변함없는 가게 외관이다. 입지도 그렇고 외관도 1~2만원대의 캐주얼한 초밥집느낌이다보니 처음에는 워크인으로 들어와서 비싸다고 투덜대고 나가는 손님들도 많았다고 한다.
김수사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절임류들이 있어서 중간중간 집어먹거나 술안주 하기 좋다.
이날은 화이트한병을 콜키지 해갔는데 마트에 딱히 맘에 드는게 없어서 대충 골라갔는데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그냥저냥 일식에 반주로 마시기 적당한 느낌이다. 물론 재구매는 안할듯. 콜키지비용도 올라 만원에서 2만원으로 인상되었다.
스타터는 언제나 그렇듯 차완무시다. 안에 새우, 은행, 잣, 인삼등의 부재료가 푸짐한 스타일이고 인삼의 쌉쌀한 맛과 향이 내 취향저격
시큼한 맛으로 입맛좀 돋구어 주고
시오곤부를 곁들인 광어
이날 혼밥은 나 혼자였기에 사장님이 다 썰고 남은 한피스를 더 챙겨주셨다.
흰살과 붉은살 생선의 장점만 모은 시마아지
기름기 좔좔흐르는 방어뱃살을 간장소스에 절여냈다.
참돔은 껍질쪽을 살짝 아부리
역시나 혼밥이라고 큼지막한 꼬다리로 챙겨주신 사장님
쫀득한 전복을 게우 크림소스에 찍어 맛보고 남은소스는 샤리에 비벼 쓱싹
기름진 부위다보니 와사비를 왕창올려주신다. 워낙 기름진 부위라 취향에 따라선 반절정도 더 올려도 그리 맵지 않음.
백합국물맛이야 조개류 탑티어 아닌가 싶다.
스이모노가 나온다고 안심하면 안된다. 아직 츠마미 끝나려면 멀었다는 사실.
서걱서걱한 식감에 살짝 풍기는 오이향이 좋았던 피조개
문어조림은 좀 오버쿡된듯 질긴감이 있었다.
붕장어는 역시 튀김이 제일맛있다.
이 또한 검증된 조합이다. 보통은 단새우도 많이들 넣는데 이미 스시는 시작도 안했는데 배가 불러오기에 이 곳에선 그런 아쉬움은 없다.
장국이 나와야 진짜 츠마미의 끗.
흰살 생선의 교과서적인 맛. 수산시장에서 언제든 쉽게 구할 수 있는 생선 중에는 제일 맛있다.
다른 스시야에선 가끔 만났던 성대가 스시미니에도 등장했다.
등살임에도 제철이라 그런가 맛이 좋다.
방어와 마찬가지로 간장소스에 절여서 나옴
화려한 마블링의 대뱃살
관자+우니 조합에 없길래 안나오는 줄 알았던 단새우도 우니업고 등장.
훈연삼치는 내가 그리 즐기는 재료가 아님.
가격이 올라서인지 재료들도 업그레이드 된 거 같다. 금태까지 나올줄이야.
하여튼 오징어류
안쪽의 명란마요 소스가 고소함을 더해준다.
게다리는 제품쓰신다고 쿨하게 고백하심.
맛은 있는데 이때부터 슬슬 먹기가 버거워지고 주변에서 포기하는 사람들도 나오기 시작한다.
일식 단짠 생선조림이었으면 배가 불러서 진짜 먹기 힘들었을텐데 매운맛이 가미된 스타일이라 야무지게 발라먹었다. 사실 배만 안부르면 이것만으로도 밥한공기 뚝딱인데.
이제 끝이다.
배가 터질것 같아도 교꾸 한조각 정돈 더 들어갈수 있잖아?
다시의 표고향이 좋았던 이나니와 우동
언뜻보면 우메보시 같지만 방울토마토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요즘 물가오른것 감안하면 그리 많이 올린거라 보기도 힘들고 또 재료도 업그레이드 되어서 불만은 없었다. 여전히 극강의 가성비 스시야인 것만큼은 명백한 사실. 사장님의 유쾌한 입담도 좋고 무심한듯 챙겨주시는 것도 좋아 찾아오기도 힘들고 예약도 빡시지만 간간히라도 오게되는 것 같다. 가게 컨셉자체가 대중적인 스시집이다보니 스시 좀 먹어봤다 하는 사람들에겐 불만스런 부분도 있겠지만 이 가격에 더 이상 바라면 안된다고 본다. 국내에 여기보다 맛있는 스시집은 많겠지만 가성비로는 일등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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