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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오면 가성비 좋은 프렌치도 한군데 쯤은 꼭 들르게 되는데 예전에는 미슐랭 1스타 임에도 런치가 5500엔 밖에 안하던 오사카의 ad hoc이 맛과 가격, 서비스 모두 일품이라 고민할 필요도 없었건만 코로나가 지나고보니 런치가격이 두배로 뛴 11000엔이 되었더라. 이 가격이면 굳이 ad hoc을 고집할 필요는 없겠다 싶기도 하고 이번 여행 컨셉이 예전 단골집들 순례긴 하지만 한군데 정도는 새로운 곳도 가보고 싶어 뒤지고 뒤지다 예약한 곳이 히로시마에 있는 Le Jardin Gourmand 이다. 여기도 2017년인가 히로시마 미슐랭 특별판에서 1스타를 받은 이력이 있고 오너쉐프 경력이나 평들이 괜찮은 편이어서 결정.....은 맞긴한데 사실 오카야마의 저렴하고 평 좋은 프렌치 3곳을 전부 혼밥이라는 이유로 예약 빠꾸먹어서 차선으로 고른거다.

가게 대문

히로시마역에서 내려 일반열차로 갈아타고 다시 노면전차로 환승해서 근처까지 왔는데 내리고 보니 산비탈에 있는 너무나도 조용한 주택가다. 근처에 이렇다 할 상점가도 없고 외진데다보니 돌아갈때 택시잡느라 엄청고생했다.

 

진짜 대문

철문을 지나 오르막길을 올라오니 진짜 대문이 있고

 

가게입구

거기서 다시 계단을 올라오면 이렇게 비밀스런 공간에 들어가는 듯한 가게 입구가 나온다.

조금 늦은시간으로 예약을 해서인지 혼밥임에도 전망좋은 자리에 안내받았다. 다만 통창너머로 딱히 경치가 좋은게 아닌건 함정.

 

오늘의 메뉴

왠지 영어메뉴도 있을법한데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바로 번역이 가능하다보니 굳이 물어보진 않았다.

 

첫잔은 입가심도 할 경 화이트로 주문

적당한 산미와 사과등의 과일향이 괜찮았던 와인

 

참치 타르타르

질좋은 참치회(?)가 나왔다. 일식느낌이 진하긴해도 이때까지는 별 생각 없이 맛있게 먹었고

 

표고버섯 샐러드

언뜻보면 치즈햄버그 같은 비주얼이지만 버섯샐러드다. 

 

반갈죽 해보니 큼지막한 표고위에 크림소스와 치즈를 얹고 구워낸듯하다. 야채류도 싱싱하고 고기못지 않은 식감과 감칠맛의 표고덕에 순삭

 

빵도 꽤 수준급 다만 버터가 너무 차가운게 아쉬웠다.

 

대게스프

여기서부터 살짝 고개가 갸우뚱하기 시작했다. 대게살을 발라 내장스프위에 올린요리인데 위에 올린 가니시만 빼면 비주얼부터 완전한 일식이다. 아니 그냥 그릇만 바꾸면 스시집 츠마미라고 해도 믿을법한 요리가 나왔다. 혹시나 하고 맛을 보니 맛은 조낸 맛있긴한데 좀 차가울 뿐이지 딱 상상했던 그맛이네?

 

분명히 맛있는 요리긴 한데 이건 퓨전이라고 해도 일식에 너무 치우친 요리라 내가 원했던 방향과는 좀 다르다보니 먹긴 맛있게 먹었어도 살짝 실망이라고나 할까?

 

굴구이

다음은 이어서 히로시마의 특산물 굴이 나왔다.

 

크리미한 맛이 응축된 느낌이 좋았고 소스와의 궁합도 굳.

 

이제 슬슬 메인이 나올타이밍이라 레드와인으로 환승

 

그냥 무난한 보르도 와인

 

숭어

지금까지 다녀본 일본 양식집들의 생선구이는 보통 무난하게 도미가 주로 나왔었는데 숭어는 처음본다. 껍바속촉으로 뀌숑 좋고 담백한게 소스랑도 잘어울렸음.

 

안심스테이크

메인요리는 무난하게 안심스테이크

 

별도로 품종에 대한 안내자료가 테이블에 비치되어 있었는데 제대로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꽤나 고급육인듯. 실제로 맛도 안심임에도 풍미가 꽤 좋고 질기지는 않으면서 적당히 씹는맛도 있어서 맛있게 먹었다.

 

디저트

디저트는 두가지중 선택이었는데 난 딸기로 선택했더니 요게 나왔다. 딸기위에 생크림 머랭을 올려나왔는데 고급진 단맛이 좋았음.

 

Fine

뭔가 알콜이 좀 부족한 느낌이 들어서 증류주를 한잔 청하니 무려 핀 드 부르고뉴가 나왔다. 깜짝놀라서 미처 병을 찍지 못한게 아쉽다. 고급지면서도 그윽한 향이 너무 좋아서 아껴먹느라 개미오줌마냥 찔끔찔끔 먹었음.

 

커피

마무리는 에스프레소로.

 

점심에 가격대별로 3가지 코스가 있는데 내가 주문한건 13200엔짜리 중간코스였다.

서비스 좋고 가게도 아주 고급스럽고 깔끔한게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전부 맛있었긴한데 몇몇 디시는 퓨전이라고 보기에도 너무 일식쪽으로 밸런스가 치우치다보니 기대했던 방향이 아니라서 좀 당황스러운 느낌은 있었다. 물론 대부분의 가성비 좋은 일본의 양식당들이 현지재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일식터치도 꽤 있긴하지만 내 개인적인 취향에선 퓨전요리집도 아니고 프렌치를 표방하는 레스토랑 치곤 선을 넘은느낌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첫방문이라 내가 가게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다보니 그런것도 있고 맛 자체는 하나하나 만족스러웠기에 아마 기회가 되면 재방문은 할 것 같다. 

https://goo.gl/maps/zVYQjmbxJEqMGLTs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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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 지방을 오면 나는 웬만하면 꼭 히로시마를 일정에 넣는편이다. JR서일본의 지역패스중 제일 많이 이용한 것도 간사이-히로시마 패스이고. 그 이유중 가장 큰 지분이 바로 이곳 텐코혼텐이다. 긴자의 유명 덴푸라집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퀄리티에 가격은 절반이니 덴푸라를 좋아하고 일정에 히로시마를 스쳐가기라도 하면 무조건 가봐야 하는 곳이다.

코로나로 인해 4년만에 방문했더니 역시나 가격은 예전대비 많이 오르긴했다. 예전에 런치가 4200엔이었는데 5500엔이 되었다. 근데 솔직히 예전가격이 말도안되게 저렴했던탓에 올라도 전혀 비싼느낌은 들지 않는다. 코로나 전에 현재가격을 받았어도 충분히 갓성비였을만큼 퀄리티가 좋기 때문이다.

 

에비스 맥주

생맥은 없기에 에비스로 시작. 몇년만에 우스하리에 맥주를 따라마셔보니 질감이 참 좋다.

 

테이블 셋팅

작은 종지는 새우꼬리나 꼬치같은 안먹는것들 담는 짬통.

 

멸치 샐러드

고소한 멸치와 새콤달콤한 드레싱이 쌉쌀한 야채와 너무 잘 어울린다.

 

덴다시와 레몬소금이 세팅되고

 

새우다리

시작은 역시나 새우다리다. 튀김옷없이 원물 그대로 튀겨낸 리얼 새우깡. 한점에 맥주한잔 원샷감.

 

새우1번, 2번

포실포실한 튀김옷에 완벽한 익힘 그리고 고소하면서도 은은한 단맛이 도는 기름까지 4년간 그렇게 그리워했던 바로 그 맛이다.

 

아스파라거스

아무래도 가격대가 있는만큼 굵기는 좀 아쉬운 아스파라거스였지만 한입 베어물때마다 완벽한 익힘으로 덥쳐진 채즙이 입안을 가득채워준다.

 

잠깐 틈이 난 새에 옆테이블 염탐도 해보고

 

수조

활 보리새우와 전복이 있는 수조. 미리 손질을 하는게 아니라 조리직전에 여기서 건져다 쓴다.

 

표고+관자+새우살

흔한 조합인거 같지만 중간에 가리비 관자가 추가된게 특징이다. 궁합이 검증된 맛있는 3가지 재료를 모았으니 맛은 보장이고.

 

은어

수박향이 난다는 물고기 아유다. 봄이라 크기가 작아 통으로 먹어도 뼈가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나는 수박향까진 모르겠지만 살맛은 단맛도 느껴지고 확실히 좋다.

 

두릅

봄의 산채하면 빠질수 없는 두릅도 나와주시고.

 

망둥어

토라하제라는 망둥어 사촌쯤되는 물고기인데 주로 히로시마가 접한 세토내해에서 많이 잡히는 물고기라고 한다. 맛은 기스와 비슷하게 담백한편이라 덴푸라용으로 괜찮다.

 

하이볼

여기선 맨날 맥주만 먹다 하이볼을 처음으로 주문해 봤는데 특이하게 기주를 가쿠빈이나 짐빔같은 저가위스키가 아닌 글렌리벳을 사용한다. 맛은 뭐 그냥 평범한 하이볼인데 음식하고 궁합은 맥주가 더 나은듯.

 

죽순

죽순으로 유명한 구마모토산

 

가자미

가레이 라는데 정확히 어떤 가자미인지는 모르겠다. 어쨌거나 흰살생선은 덴푸라 재료로는 맛없기도 힘듬.

 

양파

달달한 양파가 완벽한 익힘으로 나왔다.

 

아나고

아나고는 구이고 자시고 튀김이 제일 맛있다. 튀김이라는 조리법에 한해서는 아마 우나기보다 맛있지 않을까 싶다. 겨기까지 정규 코스 마무리가 되었고 안 나온 재료 중에 2개만 추가 요청을 했다.

 

눈볼대+트러플 소금

첫번째 추가주문은 금태다. 흰살이지만 기름진생선이라 지방의 단맛과 고소함이 맛있는 생선. 그걸 튀겨서 트러플 소금을 곁들이니 장점 극대화에 흰살생선의 향기까지 보완해줘서 퍼펙트하다.

 

전복

전복도 보리새우와 마찬가지로 조리직전에 수조에서 꺼내 손질하니 일단 선도는 두말할 필요 없다. 쫀득쫀득한 식감은 무시아와비와 비슷하지만 포슬포슬한 튀김옷과 튀김유의 풍미까지 더해져 마무리로 제격이었다.

 

식사세팅

덴푸라가 끝나면 테이블을 싹 치우고 식사세팅으로 넘어간다.

 

텐차

텐동과 텐차중 고민하다 국내에서 먹기힘든 텐차로 결정. 과하지 않은 감칠맛의 다시맛의 밸런스가 좋다.

 

디저트

바닐라 아이스크림으로 입안정리좀 하고

 

말차

찐 디저트는 바로 이 말차. 아이스크림으로도 미처 지우지못한 기름기를 말차한잔으로 최종 마무리.

 

스시나 돈카츠 라멘같은건 국내에도 수준급 대체재들이 있어서 그렇게 간절하진 않았지만 본격적인 덴푸라집은 국내에 제대로 하는곳이 없다보니 울며겨자먹기로 텐동으로나마 채워지지않는 마음을 달랬었는데 드디어 소원성취를 했다. 이번에 4년만에 일본에 와서 몇군데 음식점들을 돌다보니

'어? 이정도면 굳이 일본까지 와서 먹을필요 없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준이 많이 올라온 장르도 있는 반면 덴푸라는 그러지 못해 좀 아쉽다. 이전에 실패사례가 좀 있어서 쉽진 않겠지만 언젠가는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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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야오토가 문닫지 않았다면 저녁은 히가시 히로시마의 사이조로 이동해서 양조장 한바퀴돌며 무료시음하고 저녁에는 스시야 오토를 갔겠지만 스시야 오토가 폐업한 관계로 이제는 더이상 사이조를 갈 일은 없을듯하다. 그래서 저녁에 갈만한 곳을 찾아보다 가격은 스시야 오토보다 훨씬 비싸지만 히로시마 유일의 미쉐린 3스타를 받은 기세츠노료리 나카시마를 예약했다. 이곳의 오너쉐프도 오사카의 츠지조리학교 출신인데 이 학교에 한국인 유학생도 꽤 많다고 들었건만 왜 국내에는 이학교 출신 유명쉐프가 없는건지 모르겠다. 아니면 나만 모르는 거 일수도...

스시야 오토보다 훨씬 비싸다고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스시야 오토가 미쉐린 별받은데 치고는 말도 안되게 저렴했던거고 더군다나 여기는 3스타니 1스타인 스시야 오토보다 비싼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 그러나 내가 가는 식당이 대부분 그렇듯 이곳 나카시마도 3스타 치고는 아주 저렴한 가격이다. 가격만 놓고보면 1스타 식당과 별차이 없는 수준 역시 가성비충인 내가 가려고 맘먹은데는 다 이유가 있다. 참고로 이곳은 디너만 영업하는 단일코스 메뉴이고 15000엔인데 세금하고 봉사료 붙으면 대충 17000엔 정도다. 1스타도 디너에 15000엔 넘는데가 수두룩 한데 3스타가 이가격이면 무조건 가봐야지.


가게홈페이지는 여기 ------- http://nakashima-ryori.com


가게 전경

히로시마역에서 한정거장 떨어진 신하쿠시마역에서 설렁설렁 걸어 10분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외관은 엄.근.진. 워크인은 받지도 않지만 시도도 해볼 생각 안드는 외관이다. 예약은 개점시간인 6시에 해서 가게앞에 여유있게 도착해서 주변을 서성이다 6시 땡 하자마자 들어갔는데 나보다 먼저 온 손님이 있네??? 단골이라 먼저 받아줬나보다.

 

첫 요리는 바지락 스프

바지락 외에도 키노메, 버섯, 콩이 들어가 있는데 걸쭉하게 내온 다시가 일품이다. 본격적인 식사 전 위장을 따뜻한 국물로 코팅해주는 듯한 느낌


여기서도 첫잔은 생맥이다 잔도 고급스러움

요리외에는 촬영금지라 내부사진은 못 찍었지만 카운터 7~8석에 4인 룸이 뒤편에 있는 자그마한 가게인데 인테리어를 리뉴얼한지 1년 남짓이라 아직까진 새 가게처럼 깔끔했다. 오너쉐프가 요리를 전담하고 사모님이 오카미(여주인)역할, 그리고 서빙보조 여종업원이 한명 있었는데 오카미상과 여종업원은 매우 친절하고 묻지 않아도 이것저것 챙겨주고 물어봐주는 반면 오너쉐프는 내가 본 요리집 사장님들 중에 최고로 과묵했다. 들어 올 때 형식적인 인사 외에는 눈 한번 마주치지 않고 본인 할 일만 집중해서 하는데 처음에는 내가 뭔가 실수를 했나 싶기도 하고 아니면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가 맘에 안드는건가란 생각이 들 정도. 그래서 처음에는 꽤 불편했는데 그 뒤로 다른 손님들 들어와서 대하는 걸 보니 나랑 별반 차이도 없고 단골 손님인 듯 한 손님이 말을 걸자 마지못해 한마디 대답하는거 말고는 한번도 본인이 먼저 친목질을 시도하지는 않아서 그때서야 내가 오해했구나 싶었다. 원래 과묵한 성격에 친목밴 컨셉인듯.

다음은 사시미 타임

사시미는 성게, 오징어, 자연산 도미이고 흔한 재료들이라 안 먹어봐도 아는 그 맛이지만 재료의 질은 확실히 좋은게 느껴진다. 와사비도 크기부터 어마무시하고 향도 일품.


무시아와비

위에는 게우소스를 올렸는데 이것도 사실 요리자체는 국내 스시집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거라 식상했지만 재료빨이 달라 맛은 비교불가. 나중에 손질 전 사진을 태블릿으로 보여줬는데 어른 손바닥보다 큰 전복이었음. 그리고 접시도 뭔가 심상치 않아 보였는데 오카미상이 실제 금박을 입힌 100년 된 접시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다음요리의 그릇도 심상치 않다.


뚜껑을 열면 벚꽃잎으로 감싼 사쿠라 모찌와 도미찜 요리인데 다시 맛부터 명불허전이다. 일단 재료부터 전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고 벚꽃향이 은은하게 나는 떡의 풍미와 도미의 맛이 한 개 더 먹고 싶을 정도로 환상적. 이날 나온 도미의 해체 전 사진도 봤는데 대략 미터급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이쯤에서 사케로 갈아탄다. 사케는 쥐뿔도 모르므로 당연히 추천받음.


잔이 특이하게 나무잔이다.

얘도 모양은 심플하지만 장인이 수제작한 비싼 잔일것 같은 느낌이다.


아스파라거스 튀김

아스파라거스도 참 장르 안 가리고 자주 나온다 양식, 일식., 덴뿌라등등 근데 이거 한 점으로 튀김 공력을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점심에도 덴뿌라 전문점인 텐코혼텐에서 아스파라거스 튀김을 먹었었는데 그것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미야자키산 와규 구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소고기다. 지방이 많지 않은 부위라 살살 녹는 식감은 없지만 대신 씹을때마다 흘러나오는 진한 육즙이 일품이다. 칼집을 내서 질기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씹는맛이 있도록 한게 비법 중 하나인듯.


키조개 관자

사이즈부터 남다르다. 역시 3스타라 재료빨들이 장난 아니다.


확대샷

관자요리 자체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역시 음식에 대한 호불호는 좋은 재료로 잘 조리한 걸 먹어보고 결론 내야한다.


킨메다이(금눈돔) 스이모노

내가 좋아하는 키노메가 자주 보이니 반갑다. 앞서 나온 다시들에 비해 깔끔하고 가볍게 하지만 맛은 풍부한 다시였다. 안에 들어간 재료들도 죽순, 미역, 킨메다이 뭐 하나 대강 넘어갈만한 맛의 재료들은 없었고.


마지막 요리는 노도구로(눈볼대) 구이

기름지고 고소하기로는 흰살생선중에 거의 원탑인 노도구로, 내가 대충 후라이팬에 구워도 맛없을 수 없는 노도구로를 전문요리사가 겉바안촉으로 구웠으니 양이 적은거 말고는 대만족이다. 곁들여 나온 무도 보리된장에 찍어먹으니 시원한 맛이 입가심으로 제격.


식사는 죽순 솥밥

죽순도 매우 좋아하지만 솔직히 동물성 재료가 아닌게 쪼끔 섭섭하기는 했다.


이것만으로도 밥한공기는 뚝딱 가능할 것 같은 쯔께모노


밥 한공기를 먼저 퍼주고 요청하면 그때그때 솥에서 퍼주는데 솔직히 내가 먹어본 솥밥중에 제일 맛있었다. 정확히는 밥맛만 놓고 보면 제일 맛있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전체적인 맛은 청담동 갓포산의 트러플 한우 솥밥이 당연히 최고인데 그건 재료빨이 개 사기인거고 순수 밥맛으로만 놓고 보면 태어나서 먹어본 밥 중에 여기서 먹은 솥밥이 최고로 맛있었다. 죽순향이 은은하게 밴 쌀알이 꼬들꼬들하게 씹히면서도 쫀득한 식감의 밥과 아삭하게 씹히는 죽순의 조화.......아까 솥밥재료를 보고 살짝 실망했었던 내가 부끄러워지는 맛이었다.

두공기 쯤 먹고나니 배가 불러서 남은건 일회용 도시락에 포장해서 받았는데 다음날 아침에 전자렌지 돌려 먹어도 존맛이었다.

디저트는 딸기모찌


식사 중반까지는 외국인은 나 혼자이다 갑자기 홍콩인으로 추정되는 4인 가족이 들어와 뒤편의 테이블에 앉았는데  오카미 상도, 나카이상도 아주 기초적인 영어 외에는 소통이 어려워 보였다. 답답해서 내가 통역이라도 해주고 싶을정도 였으나 평소 오지랖극혐인 내 성향상 그냥 가만 있었음. 영어로 소통은 쪼까 어려워 보이니 참고바람. 아.....근데 그 손님들 오고나니 영어로 된 메뉴를 나눠주는데 나한테도 영어 메뉴라도 괜찮으시면 드릴까요? 라고 물어봐서 덕분에  하나 받아왔다. 일어보다 영어가 더 편한데 오카미상은 아마 반대로 생각한듯....혼자가서 나오는족족 먹다보니 식간에 뜨는 시간이 좀 많았는데 오카미상이 미쉐린 가이드를 가져와서 보여주기도 하고 가게에서 사용하는 그릇을 제작한 장인의 소개자료나 자료들 해체 전 사진을 보여주기도 해서 지루하지 않았다. 갈때도 엽서, 감사편지, 오너쉐프의 아버님이 직접 만들었다는 책갈피와 명함까지 챙겨주는 세심함에 감동.

처음에는 과묵한 오너쉐프 덕에 살짝 오해도 있었으나 훌륭한 요리들과 오카미상, 나카이상의 훌륭한 접객 덕에 기억에 오래 남을 식사가 되었다. 다음에 히로시마에 갈일이 있으면 한 번정도는 더 가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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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코쿠를 뒤로하고 사카이데역에서 오카야마로 가는 쾌속 마린라이너를 타고 오카야마로 돌아간다. 이 열차는 전에도 다카마츠 갈때 많이 탔었는데 오카야마 출발열차 기준 맨 앞량만 2층으로된 지정석열차고 나머지는 평범한 자유석 JR쾌속열차다. 1,2층이 좌석은 별차이 없는데 1층은 일반 특급 지정석 2층은 특실로 운영되서 내 돈주고 타는거면 굳이 비싼 2층 탈 필요가 없다. 다만 열차 맨 앞에 있는 파노라마 전망석은 오카야마에서 다카마츠 갈때는 세토내해의 절경을  볼 수 있서 한번쯤 타볼만 함. 반대로 다카마츠에서 오카야마 갈때는 맨 뒷자리가 되므로 탈필요없고.

2층이라 천장도 낮고 둥근형상덕에 위로갈수록 좁아짐


오카야마역에서 신칸센으로 환승하고 히로시마로 간다. 특실서비스로 나온 물수건과 차내판매 브로셔


히로시마역에 도착해서 북쪽 신칸센 출구로 나와 JR에서 운영하는 메이플 루프버스를 탔다. 이지역에서 유효한 JR패스를 가지고 있으면 탑승이 무료인데 진작에 알았으면 돈주고 트램타고 다니지 않았을텐데....사실 날씨 좋은날은 슬슬 걸어가도 별 무리 없는 거리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히로시마라는 도시의 분위기를 좋아한다. 콕 집어 설명은 못하겠지만 대도시의 번잡스러움은 없지만 시골같지도 않아서 인듯.


메이플루프 버스 3개 노선 중 첫 정류장이 시내인 노선을 타고 히로시마 최대번화가인 에비스초에 내리면 미츠코시 백화점 뒤편골목에 미쉐린 1스타 덴뿌라집인 텐코혼텐이 있다.


언제나 그렇듯 시작은 마른멸치 상추샐러드

지금까지 이름만 샐러드고 주재료는 고기나 해물인거 말고 진짜 야채가 주가되는 샐러드 먹고 맛있다고 느낀건 이곳의 멸치 상추 샐러드밖에 없는듯

 

낮이기도 하고 덴뿌라는 역시 맥주나 하이볼이 제격인듯. 생맥주를 취급안하는게 아쉽긴하다.


오늘의 재료들이 손질되어 있다. 텐코혼텐은 부제 영업이 아니라 개별 손님 먹는 스피드에 맞춰 내주기 때문에 삿포로의 아라키보다는 손님위주의 가게라고 볼 수 있다. 튀김은 사장님과 아드님 두분이 하고 뒷주방과 서빙은 사모님이 하는 작은 가족가게임.


샐러드를 다 먹자 본격적인 덴뿌라 셋팅이 된다.

소금과 카레가루, 레몬소금, 덴쯔유. 왼쪽 상단의 작은 그릇은 꼬치나 새우꼬리같은 안먹는 것들 버리는 짬통역할이다.


첫점은 역시나 새우다리

키아~~~바로 이 맛이지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새우의 고소함과 기름의 단맛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마디를 하나하나 손으로 부러트려 질기지 않지만 탱글한 새우살을 느낄수 있는 새우튀김도 역시 맛있다.

 

두번째 새우도 존맛


채즙이 살아 있는 아스파라거스도 아삭하니 맛있고


텐코혼텐에서는 처음 먹어보는 은어도 나왔다

가슴, 배 지느러미에 튀김반죽을 넉넉히 발라서 이렇게 각잡고 설 수있게 튀기는게 포인트

 

표고버섯에 가리비관자를 넣고 그위에 다진 새우살을 넣고 튀겨냈다. 

2스타인 삿포로 아라키보다 두배는 맛있음


당연히 기스(보리멸)인 줄 알았는데 생전 처음 듣는 토라하제라는 생선이란다. 맛은 기스와 비슷하지만 약간 더 고급스러웠다.

토라하제면 설마....토라는 호랑이고, 하제는 망둥어니 호랑이 망둥어? 범망둥이? 뭐지 싶어 나중에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표준명은 토라기스고 토라하제는 시코쿠의 에히메현 사투리라고 한다. 껍질에 호랑이 같은 무늬가 있고 모양은 기스랑 닮아 토라기스고 에히메현에서는 망둥이랑 닮았다해서 토라하제라고 부른다고. 


도야마산 시로에비 덴뿌라

작지만 머리까지 통으로 튀겨냈기에 새우의 풍미는 앞서 먹은 보리새우에 지지않는다.


양파다. 매운맛은 다 날아가서 아삭하고 달다. 이거 전에 두릅이 나왔는데 사진을 안찍었네....


인겐마메(껍질콩)도 딱 알맞게 튀겨내서 재료맛을 온전히 느낄수 있는 템퍼였고


응? 이건 뭔가 했는데 도미란다. 도미 덴뿌라는 전에 먹어본 것 같기도 하고 처음인 것 같기도 하고....


가지

튀겼을때 제일 맛있는 가지다. 가지는 무조건 굽거나 튀겨야함.


소라마메

내가 유일하게 덴뿌라 재료들 중 그리 즐기지 않는 건데 씹을 수록 배어나오는 청국장 혹은 낫또 같은 향이 튀김과는 잘 안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아나고

스시야도 덴뿌라야도 아나고는 추가주문 안할거면 그만 먹고 일어나라는 암시....

어쨌든 카레가루 찍어먹으면 부들부들한 살맛이 아주 좋다.


추가주문한 오징어


추가주문2 시라우오(뱅어)

시라우오는 뱃속에 알이 가득찬 봄이 제철이라고 한다. 

 

식사로 나온 튀김 비빔밥(?) 이외에도 텐동이나 텐차도 주문가능하다.

잘게 자른 튀김을 와사비와 밥에 잘 섞어 먹으면 개 꿀맛임.


디저트는 바닐라 아이스 크림인데 진짜 마지막은 사진은 안 찍었지만 전통 예법대로 말아져 나오는 말차다.

서비스, 맛, 가게 무엇 하나 빠지는게 아니 최상급이고 손님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는 가게다 미쉐린가이드 2018년판에서 1스타로 강등된게 이해가 안될정도로 괜찮은 덴뿌라집이다. 게다가 가격도 런치가 고작 4200엔이니 도쿄의 거의 절반 수준. 누구 말마따나 가격이 1스타 급이라 1스타를 줬다고 밖에는 생각이 안되는 내가 제일 아끼고 좋아하는 덴뿌라집이다. 히로시마에 온다면 무조건 들러야 할 맛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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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히로시마에 가는 단하나의 이유는 그곳에 텐코혼텐이 있어서이다.

물론 히로시마란 도시자체도 도시경관도 아름답고 있을건 다 있으면서 북적이지 않고 조용해서 좋기도 하지만.


입구샷


런치는 이 마른멸치 샐러드가 전채의 전부인데 이게 또 맛이 일품이다.

마른멸치와 참깨드레싱의 고소함이 야채와의 조합이 아주좋아서 정신없이 흡입하게 됨


언제나 그렇듯 에비스로 시작


레몬소금 그냥소금 카레가루 텐쯔유

첫점은 언제나 새우다리부터 시작한다

살아있는 새우를 바로 잡아 손질하고 머리는 튀김옷없이 튀겨나오는데 다리의 아삭함과 새우향이 주금이지


구루마에비 첫점


구루마에비 두번째


얘는 양파였던것 같다.


표고에 관자를넣고 다진 새우살로 메꾼건데 걍 표고만 먹어도 맛있을판에 관자랑 새우살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최고


보리멸은 안나올리가 없고


아삭하지만 질기지는 않은 아스파라거스도 순삭


봄이라 작은 크기의 은어

머리까지 한입에 먹으면 되는데 난 아직 수박향까지는 잘 모르겠다.


오크라


시로에비

작은새우지만 나름 살 탄력도 느껴지고 내장맛도 괜찮다.


가지

가지는 역시 튀기거나 굽는게 최고다.


소라마메


아나고


오늘의 마무리는 텐차

그동안 물에빠진 튀김이 뭔맛이겠거니 하고 텐동위주로 먹었었는데 텐차가 훨씬 맛있다. 물에 젖어 부드러워진 튀김옷의 식감도

예상외로 좋고 무엇보다 감칠맛 넘치는 다시가 튀김으로 기름진 입안을 싹 정리해주는 느낌이 너무 좋다.


마지막은 이렇게 전통방식으로 말차를 말아서


나오는데 그러고보니 이거 앞에 디저트가 있는데 사진을 안찍었네

맛은 이전포스팅에서도 수차례 언급했듯 엄청 맛있다. 히로시마에 간다면 무조건 들러야할곳.

근데 확실히 이날은 만석이라 한적할때 갔던 전보다는 조금 못한 느낌이긴했다. 아무래도 바쁘다보면 손님전부에게 집중을 할 수가 없을테니

역시 음식점은 피크타임 피해서 가야 확실하게 케어받을 수 있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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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에 오면 텐코혼텐과 더불어 항상 들르는 곳인 스시야 오토

미슐랭 1스타 임에도 디너오마카세가 9000엔 밖에 하지 않고 이마저도 작년에 오른거니 가성비는 최고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히로시마역에서 보통열차로 40여분을 와야 하는 히가시 히로시마의 사이조라는 이 작은 마을까지 오게 된 거기도 하고

사이조는 사케 양조장이 많은곳이라 사케 축제도 하고 나름 가볼만한 곳이 쫌 있는 편이다

특히 제일 크고 유명한 양조장인 가모츠루는 시음이 무제한 가능해서 스시야 오토에 올때는 꼭 들르는곳이다.

양조장 한정판매 사케도 살 수 있으니 일거양득

 

사이조역에서 대략 1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스시야 오토는 민가를 개조한데라 입구는 일반 가정집 같이 되어있다


오늘의 네타박스


카운터는 7석 정도 되고 뒤쪽으로 4인 테이블도 2개 있는데

만석인날은 사장님 혼자 카바치기 힘들어 서빙이 좀 늦어지더라

종업원은 사모님 포함 2~3명정도 더 있는것 같은데 서빙 및 뒷주방쪽만 할 뿐

카운터는 사장님 혼자 전담해서 손님 많으면 말걸기도 거시기 할 만큼 바쁨 

인당 만엔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임에도 생와사비를 갈아서 주는게 인상적이다

그렇다고 와사비가 싸구려도 아닌 시즈오카산 좋은 와사비라 매운맛은 별로없고 향이 상큼하다.


시작은 언제나 그렇듯 맥주

그리고 맥주안주로 나온 오징어. 양념도 적당하고 적당히 익혀져서 질기지도 않고 맛있었다.

사케로 유명한 지역인 만큼 사케종류도 다양한데 900엔에 3종 테이스팅 코스도 있어서

다양한 사케를 싼값에 맛볼수 있다.


이걸 다시마마끼라고 해야되나?

등푸른 생선을 다시마로 말아서 썰어낸 건데 생선이 고등어 였나.....전갱이였나....윗사진에 나온걸로 봐선 고등어같다.

어쨌든 등푸른 생선의 진한맛과 다시마의 감칠맛이 뭉쳐서 입안에서 폭발 하는 맛.


스이모노

스다치가 들어가 상큼한 맛이 일품


꽃게살을 발라 위에 생선젤리를 얹은 초회


어종이 생각 안나는데 하여튼 타다끼


사시미 모듬


찜요리 인데 아래 깔린건 아마 금태였던것 같다. 생와사비를 잘 섞어 먹으면 매운맛은 다시가 중화해주고

와사비의 향만 남아 아주 좋다.


가마스 구이

제철이라 그런가 가는데마다 얘 안끼는데가 없다 기름이 잘 올라 맛있긴 했음


츠마미의 마지막은 차완무시


이집 특징은 지금까지만 봐도 눈치챌 수 있듯이 스시전에 츠마미나 소요리가 어마어마 하다. 특히 가격을 생각하면 더더욱

첫 방문때는 구색채우기용도 아닌 요리들이 줄줄이 나와서 적잖이 놀랐었는데 사장님이 아마 스시만 판게 아닌 일본요리쪽

경험이 있지 않을까 싶다.


스시가 시작 되었다.

첫점은 오징어 쫀득쫀득 하니 맛있었음

근데 화려한 츠마미가 지나고 나서 스시가 나오면 의외로 스시는 임팩트가 약한편이다.

샤리의 초가 강하지 않아서인지 샤리가 네타에 묻히는 듯한 느낌인데 의도된 연출인것 같다

이동네 스타일이던지 사장님 스타일이던지

다만 요즘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강한 풍미의 초를 쓰는 스시들에 익숙해진 사람이 맛보면

밍밍한 느낌을 받을수밖에 없을듯 


흰살이네...뭐였지..


참치 뱃살


줄전갱이였을거다


백다시마를 올린 새우


가마스


우니


아나고로 오마카세는 끝이 난다.

화려한 츠마미에 비하면 스시는 종류나 네타가 좀 심심한거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가격떠올려 보면 그런생각 쏙 들어간다. 이가격에 이만큼 나오는것만 해도 엄청난 거니까

강남에 미들급 스시야라고 하는데들 하고 비교해봐도 더 뛰어난 퀄리티에 가격은 런치수준이다. 

추가 주문한 학공치로 감싼 실파


그리고 이건 나미다 마끼


즉 와사비 말이인데 이날 와사비가 부족해서 한개분량만 가능하다고 해서 한개를 반으로 잘라 나눴다.

생와사비를 채썰어서 김말이를 한건데 이름그대로 한입 물면 눈물이 줄줄 나지만 묘한 중독성이 있어

올때마다 찾게 된다. 첫 방문때 옆자리 아저씨들과 친해져서 이야기 하던 중 그분들이 여기왔으면 이건 꼭 먹어봐야 한다고

사장님께 내가 쏠테니 이친구 나미다 마끼 하나 말아주쇼 해서 먹어본건데 그만큼 가게에서 와사비에 자신감이 있어서 내놓는 거겠지?


근데 이게 마지막 방문이 될 줄이야ㅠㅠㅠㅠ

원가부담때문에 2019년 3월 9일을 끝으로 폐업하고 사장님은 오키나와 하얏트 리젠시 호텔 스시담당으로 옮겨간다고 한다 기회가 있으면

오키나와에도 가봐야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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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격적으로 덴뿌라집들을 찾아다니게 된 계기가 된 곳이 여기 텐코혼텐 덕분이다.

원래 미슐랭2스타 였다가 1스타로 한등급 내려왔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 개인적 평가로는 2스타는

충분히 되고도 남을 수준이라 생각한다. 타베로그 평점도 3.5점 정도인데 확실히 도쿄나 오사카 같은곳에 비해 지방 소도시

음식점들의 평점이 짜다. 도쿄나 오사카 같은곳에 있었으면 3.8~9 정도는 충분히 받았을것 같다.

왜냐면 타베로그 평점 4점 전후의 도쿄 긴자의 미슐랭 1, 2 스타 받은곳과 비교해도 여기보다 잘하는데 찾기 힘들어서다.

게다가 가격은 절반수준이니 내가 히로시마에 오는 목적은 여기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님

연세가 좀 있으신 오너쉐프님과 아드님 그리고 사모님 세분이 하는 작은 가게인데 음식, 위생, 접객 모두 탑클라스임

이런가게의 장점은 초객 & 외국인이라고 초짜요리사에게 전담시킬 가능성이 없고 예약도 비교적 쉬운편이다

긴자같은곳의 유명 점포들은 손님도 많고 요리사도 많다보니 처음온 외국인에게까지 세심한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려움


테이블 세팅

왼쪽의 작은접시는 꼬치나 새우꼬리같은 못먹거나 안먹는 것들 담아주는 일종의 짬통이고

오른쪽은 깨소스에 말린멸치가 뿌려져있는 샐러드인데 이게 또 일품이다.

말린멸치가 채소와 이렇게 잘어울릴 줄은 생각도 못했다.

  

런치는 4200엔(소비세, 서비스료별도) 단일코스인데 극강의 가성비임

저녁의 반값인데 점심은 애피타이저로 나오는 것들을 최소화하고 덴뿌라에만 집중하는편이라 점심의 만족도가 크다. 

점심장사하는 미슐랭 스타급 덴뿌라집도 잘 없지만 있어도 가격이 여기 두배쯤 됨

 

구루마 에비를 손질하는 모습

가게내 수조에서 바로 건져 팔딱팔딱 뛰는 새우를 머리분리하고 껍질벗겨 튀긴다


덴뿌라 찍어먹을 것들

어떤걸 찍어먹어야 하는지는 나올때마다 사장님이 알려주시니 고민할필요 없음

위쪽의 작은종지에 담긴게 레몬소금 아래가 덴다시 왼쪽이 소금과 카레가루


덴뿌라 스타트

첫점은 새우머리다


고소한 새우머리를 바삭하게 튀겨내 맥주를 부르는 그맛


구루마에비 첫점


구루마에비 두번째

두개가 나오다보니 각기 다른 소스를 찍어먹도록 권해준다.

한입베어물면 최상의 템퍼로 튀겨낸 새우의 단맛과 탱글함 폭신함 튀김옷의 조화가 그야말로 주금임

분식집이나 텐동집의 튀김과는 차원이 다른세계의 맛이라고나 할까/?


다음은 은행


이건 표고버섯안에 다진새우살을 채워 튀겨낸 건데 중국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향동고의 소스없는 버전쯤 되겠다.


덴뿌라집의 약방의 감초 보리멸


우엉


이건 뭐였더라....


연근



나름 단골이라고 서비스로 챙겨주신 오징어

분식집 오징어 튀김과는 차원이 다른 요리다. 제대로 된 덴뿌라는 재료 본연의 맛을 최상으로 즐기게끔 해주더라

튀김이지만 기름에 절어 느끼하지도 않고 익힘상태도 재료마다의 최적점으로 나와서 흔히 말하는 튀기면 어떤재료든 맛있다가 아닌

튀겨서 재료의 맛의 극치를 이끌어 낸다는 느낌이다.


스시집도 그렇고 덴뿌라집도 아나고가 나오면 코스 끝이라는 신호


아래는 런치코스가 아닌 추가주문한 생선덴뿌라들임



식사는 텐동과 텐차 중 선택가능한데 나는 항상 텐차

예전엔 젖은 튀김을 뭔맛으로 먹나 싶어서 항상 텐동이었는데 텐차를 맛보고 나서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

튀김이나 다시가 워낙 맛있기도 하지만 찻국물이 튀김으로 느끼해진 속을 싹 정리해줘서 요즘은 늘 텐차로 선택하는 중

 

디저트로 나온 아이스크림


그리고 진짜 마지막인 말차

말차를 전통방식으로 카운터에서 슥슥 말아주는데 이것도 볼거리다


히로시마 근처라도 올계획이 있다면 무조건 들러봐야 할 맛집이다.

일본 어디서도 이가격에 이런 최상급 덴뿌라를 맛볼 수 있는곳은 없을듯


위치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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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는 주고쿠 지방에서는 나름 큰 도시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가게들이 있어 자주들르는 편이지만

평화공원 말고는 시내에는 그닥 볼게 없다. 외곽으로 좀 나가야 히가시 히로시마시의 사케마을 사이조나

미야지마 같은 관광할만한곳들이 있음

그중에서도 미야지마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일본 3대 절경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는데 난 잘 모르겠다.

한번은 몰라도 두번은 갈필요 없다고 생각하는데 아...내가 여길 또 갈 줄이야..


신오사카역에서 산 에키벤

오카야마 갈 때 먹은 오니기리는 양이 적어 배고플듯해 찌라시 스시로 선택

맛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냥 보이는 대로 정직한 맛임 사실 에키벤중에 딱히 맛있게 먹어본건 문어 항아리 포함

몇개 안되는데 그 맛있게 먹은 것 들도 문어 항아리 빼고는 가격이 도시락치고는 ㅎㄷㄷ해서 가성비는 좋지 않았음

근데 또 아싸리 싼거 먹을려고 편의점 도시락 사서 먹어보면 확실히 에키벤보다 퀄리티가 떨어져서 비싸도 에키벤을

먹게 되긴하는데 번거로워서 그렇지 역 안보다는 역밖의 도시락 전문점이 맛도 좋고 가격도 저렴한듯

 

히로시마역에서 재래선으로 환승해서 보통열차로 40분 정도 가면 드디어 미야지마구치역에 도착한다

역에서 항구쪽으로 걸어가다보면 지하도가 있는데 지하도로 길을 건너 출구로 나오자 마자 아나고메시 전문점 우에노가 있다

9시 오픈이라 일부러 9시 딱 맞춰 갔는데 식사손님은 10시부터 받고 포장만 된다고 해서 아쉽게 발길을 돌렸다

전에 왔을때는 9시부터 식사가 가능했는데.....쩝

내가 아나고 먹고 존나 맛있네 란 느낌이 든건 국내외를 통틀어 여기 우에노 아나고 메시가 유일하다.

아직까지 여기 말고는 맘에드는 아나고 요리를 먹어본적 없음


미야지마 구치에서 미야지마로 들어가는 페리는 두가지가 있는데 그 중 JR페리는 JR전국패스나 JR서일본의 히로시마지역이

 커버되는 패스를 사면 무료로 탈 수 있다. 따로 표 끊을 필요도 없이 패스 보여주면 됨 소요시간은 10분밖에 안되니 굳이 선실에 있기보다는

갑판에 나와 있는 사람들이 많다.

운행시간은 홈페이지 참조


배에서 바라본 미야지마


오른쪽의 도리이 있는 쪽이 이름은 생각 안나는데 되게 유명한 신사가 있는곳이다. 물이 빠지면 도리이 까지 걸어서도 다녀올 수 있는듯

경치가 좋긴한데 일본 3대까지는 잘 모르겠다


미야지마의 사슴


나라 사슴공원 마냥 미야지마도 섬안에 야생 사슴들을 풀어놔서 여기저기 어렵지 않게 사슴들을 볼 수 있다.

시카센베를 안팔아서인지(내가 못본걸 수도 있지만) 나라사슴들 같이 저돌적이지 않음

그냥 소 닭보듯 쳐다보거나 아예 신경 안쓰는 편이다.


해변을 따라 신사쪽으로 쭉 가다보면


미야지마의 랜드마크인 도리이가 보이고


신사도 보인다

신사는 입장료가 있어서 그때도 이번에도 들어가진 않음

신사에서 도리이가 잘 보이는 쪽은 언제나 사람들로 바글바글함


신사근처를 배회하다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 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없어 다시 항구쪽으로 돌아가다 들른 상점가 내의 기념품 가게

가게안에 작은 연못이 있고 잉어도 키우더라


또 다른 가게에는 가게 뒤쪽에 이런 정원이 있는데 너무 잘 꾸며 놔서 한참 구경했음

사진에도 살짝 보이지만 연못에는 아주 거대한 잉어가 산다


굴로 유명한 동네답게 굴요리, 굴구이집들이 많은데 가격이 약간씩 다르고 씨알도 약간씩 다르니

바쁜거 아니면 한바퀴 돌아보고 결정하는게 좋다


굴구이 한개 먹고 다시 히로시마로 돌아갈 열차를 타러 페리터미널로 왔다. 이제 점심먹으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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