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오면 늘 빠지지 않고 들르는....아니 요즘은 일부러 더 스푼 휴일인 월, 화는 피해서 항공권을 끊으니 더 스푼을 오기위해서 제주에 온다해도 반은 맞는듯하다.
오픈 전 도착해서 앞에서 서성이다 들어간지라 아무도 없다.
커튼을 걷으면 지중해 바다가 보일것 같은 실내지만 실제로 걷으면 주차장이 보일뿐..
맨날와서 단품으로 주문해서 그런가 코스메뉴판은 빼고 주심. 어차피 단품으로 주문할 거였지만 먹다가 주변손님들 코스요리를 보니 이날은 코스로 주문해도 괜찮았을 듯 했다.
주문은 역시나 전에 못 먹어본것 + 신메뉴로 골라봤다.
올때마다 같은자리라 이제 내 전용석 같은 바 좌석이다.
빵이야 향과 맛 질감모두 올때마다 만족스러웠고 이날도 그랬다. 특이하게 올리브 오일에 발사믹같은 뻔한 조합이 아닌 소금의 조합이다. 개인적으로는 발사믹의 산미를 크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이 조합이 더 마음에 든다.
메뉴이름만 봐도 뻔한 조합이라 안먹어봐도 상상가능한 맛이어서 전에 맛있게 먹었던 문어나 해물 샐러드를 주문할까 했으나 샐러드 중 유일하게 안먹어본 거라 이번에 도전해 봤다. 먹어보니 맛있긴 하지만 상상했던거나 눈으로 보이는 것 이상의 특별함은 크게 와닿지 않았던 메뉴여서 한번 먹어본 걸로 족할 것 같다. 서빙직전에 들기름을 한바퀴 돌려 뿌려나오는데 기본서빙되는 양으로는 들기름의 존재감이 너무 희미했다. 들기름양을 조금 더 늘려 고소한 풍미가 강조되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거 같다.
이날도 역시나 화이트 와인을 한잔 곁들였는데 시칠리아섬의 와인이라고 한다. 풍부한 미네랄이 특징이라고 하는데 마셔보니 소믈리에님의 와인소개가 확 와닿는다. 씁쓸하면서도 짠 미네랄의 맛이 혀끝에 남아 여운이 꽤 길다. 와인은 잘 안마시는 나지만 이 와인은 맘에 들었다.
장어스프에는 크루통과 치즈 마늘소스가 따로 서빙된다. 취향에 따라 스프에 넣어 먹으면 되는데 하나씩 넣어서 먹어보며 맛의 변화를 즐기는 재미가 있는 메뉴. 장어외에도 성대, 도미같은 제주산 생선도 같이 들어가 있다는데 맛은 뭐 생선갈아 넣어 만든거다보니 장어탕이나 추어탕과 비슷해서 익숙한 느낌이다. 다만 서양식 수프답게 산미도 적절히 들어가 있어서 밸런스를 맞춰주는게 다른점. 다만 생선의 비린내에 민감하면 비추다. 나는 별로 거부감이 들지는 않았지만 장어탕, 추어탕을 못먹거나 스시집에서 고등어나 청어같은 등푸른 생선 계열을 비린내 때문에 싫어한다면 이 스프도 별로 맘에 들지 않을거 같다.
지난번에 샤프란 리조또를 맛있게 먹기도 했고 신메뉴기에 뻔한 파스타보다는 이게 땡겨서 주문해봤다.
금태도 좋아하지만 양식의 생선구이도 좋아하는 편이라 겉바속촉으로 기가막히게 구운 금태의 맛은 말할 필요도 없고 보리가 들어가 탱글탱글한 식감이 인상적인 리조또도 역시나 기대치를 충분히 만족시키는 맛이다. 주변에 깔린 소스와의 궁합도 좋고 양도 푸짐해서 원래는 작은요리 한개쯤 더 주문하려고 했는데 이걸로 쫑냈다.
이날도 요리 나올때마다 자세한 설명과 친절한 접객은 여전했고 오너쉐프님도 와서 아는척 해주셔서 좋았다. 아마 혼자와서 단품으로만 조지고 가는 손놈이 잘 없을테니 기억에 남으셨던 듯. 올때마다 다른메뉴를 주문했음에도 실망스런적이 한번도 없었고 접객까지 완벽하니 자주는 못 와도 제주도 올일 있으면 안 들를수가 없다. 다음번에는 또 어떤메뉴가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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