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왔으니 제주산재료로 만든 음식을 맛보고 싶은건 당연지사인데 블로그를 뒤덮은 관광객 등쳐먹는 양산형 향토음식점들에 지쳐갈때쯤 눈에 확 띄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제주산 재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이탈리안 비스트로인 더 스푼이다. 하긴 뭐 제주의 맛을 느끼는데 꼭 향토요리나 한식을 필요 있겠는가? 양식이든 중식이든 한식이든 일식이든 맛있으면 장땡이지...
인테리어는 중후한톤에 주방이 완전히 다 보이는 구조라 기다리면서 조리사 분들 구경하는 재미도 꽤 있다.
테이블 뿐 아니라 이렇게 바 형식의 테이블도 있어서 혼밥도 부담없고
예약석에는 커트러리와 개인접시, 물티슈 그리고 그리시니가 2개 준비되어 있다.
메뉴는 심플한 편. 먹고싶은건 많지만 제주산 해물을 사용한 메뉴위주로 해서 샐러드, 애피타이저, 파스타 각1개씩 주문했다.
올리브 오일을 뿌린 빵에 트러플을 갈아올린 사워크림이 곁들여져 나왔다. 간만에 맡는 진짜 트러플의 향이 너무나도 좋다. 사워크림의 산미가 의외로 트러플 하고의 궁합도 좋아서 빵에 발라먹으니 존맛탱이다.
낮이지만 도저히 한잔안하고 넘어갈 수 없어 화이트와인을 한잔 주문했다. 소믈리에님이 직접 가져다 주시면서 해당와인에 대한 설명도 자세하게 곁들여 주시고 테이스팅 노트도 이야기 해주고 가셨는데 과연 설명대로 시트러스와 살구의 상큼한 향과 산미가 도드라지면서도 별로 달지않은게 딱 내가 선호하는 와인의 맛이라 굳초이스였음
첫번째 요리인 문어 샐러드가 나왔다. 온통 초록빛인게 보기만해도 청량감이 느껴지는 샐러드다.
문어부터 맛을 보니 쫀득쫀득한 식감이 떡을 씹는것 같으면서도 질긴느낌은 하나도 없는게 너무 맛있었다. 문어를 이렇게 조리한 요리는 처음 경험해봤다. 거기에 콤콤한 치즈의 풍미와 바질페스토의 상큼함, 루꼴라를 비롯한 허브들의 향이 더해지니 지금까지 먹어본 샐러드들 중 손꼽힐만큼 훌륭한 샐러드였다.
다음요리는 역시 제주의 특산물 중 하나인 고등어로 만든 파테를 올린 브루스케타다. 기본적으로 바게트 빵의 맛도 좋은편이고 훈연향이 잘 배인 고등어 파테의 맛도 수준급이다. 거기에 계란과 엔초비로 진한맛을 더해주고 케이퍼로 밸런스를 딱 잡아주니 그냥 존나게 맛있는거다.
이탈리아산 보타르가(어란)과 성게소를 넣은 마늘 오일 파스타다. 개인적으로 보타르가 파스타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거기에 성게소까지 들어갔으니 그냥 이름만 딱 봐도 제일로 땡기는 메뉴다.
접시가 워낙커서 사진상으로는 양이 별로 안 많아 보일수도 있는데 실제로는 양이 상당해서 전채 다 생략하고 이거만 먹어도 충분할 만큼 푸짐하다.
감칠맛 넘치는 어란과 진한 바다내음이 나는 우니 거기에 잘삶은 면과 재료의 맛을 한껏품은 오일까지 합쳐져 아주 훌륭한 파스타였다.
음식맛도 전부 맘에 쏙 들었을 정도도 좋있지만 요리 하나하나 나올때마다 재료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빼놓지 않고 곁들여주는 세심한 서비스도 훌륭했고 제주분위기가 나면서도 고급스런 인테리어등 뭐하나 빠지는것 없이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업장이었다. 앞으로 제주에 올 일 있으면 무조건 들러서 모든 메뉴를 다 섭렵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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