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못간지 어언 1년이 넘어가니 다른것보다 라멘에 대한 그리움이 제일 큰 것 같다. 스시야 가성비가 똥망이라 그렇지 돈만쓰면 일본의 유명스시야에 버금가는 곳도 있고 돈카츠도 요즘 레벨이 많이 올라와서 원육퀄리티를 제외하면 일본의 전문점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준까지 왔는데 라멘은 유독 내 취향에 맞으면서도 현지에서 먹는 맛의 그리움을 달래줄만한 곳은 찾기가 힘들다.
요즘들어 여기저기 찾아다녀 보고 있는데 서울대 입구 근처에 라멘집이 많다고 해서 찾다가 최종 후보로 오른게 얼마전 갔던던 멘쇼우와 이곳 라이라이켄이다. 맛은 라이라이켄이 더 나을 것 같긴했는데 멘쇼우에 더 땡기는 메뉴가 있어서 멘쇼우로 갔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맛있긴 했었지만 어디까지나 국내 기준이고 내 취향에는 그저그래서 다시 찾아갈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엔 두번째 선택지였던 라이라이켄을 방문해 봤다.
입구샷
역에선 매우 가까운 편인데 인적이 드문 뒷골목이라 길가다 우연히 찾아 들어가기는 쉽지 않은 곳이다. 그런데도 이리 알려졌다는건 맛으로 입지의 단점을 극복한거라고 봐도 될 것 같다.
메뉴1
여기는 기간한정 메뉴들이 유명하던데 내가 갔을때는 그런건 없었고 정규메뉴만 딱 있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 검증은 한방에 끝내자 싶어 지로스타일과 마제소바 2개를 주문했다.
메뉴판2
메뉴판3
교자도 궁금했으나 라멘을 2개나 주문한지라 참았다.
기본셋팅
배추김치와 생강절임은 제공된 접시에 알아서 덜어먹으면 되고 갓김치는 담은채로 서빙된다. 개인적으로 김치중엔 갓김치를 제일 좋아하기도 하고 라멘하고 궁합도 아주 잘 맞기 때문에 좋기 때문에 갓김치 제공하는건 좋은 정책이라고 본다.
마제소바용 흑초와 라유
일반적으로 마제소바집들은 원조인 멘야하나비처럼 다시마 식초를 제공하는데 이 곳은 흑초를 제공한다.
실내 전경
각 메뉴별 자세한 설명이 식권자판기 옆에 붙어있는데 사실 여기 온건 니보시 쇼유나 교카이 쇼유가 궁금해서 였는데 이날은 둘다 메뉴에 없었다.
날도 덥고해서 시원한 맥주로 입가심부터 하고
지로스타일
사실 나는 지로계열 라멘을 먹어본 경험은 없다. 드라마를 통해 접한 뒤로 한번은 경험해 보고 싶긴 했지만 일본에 갔을때도 짧은 일정에 워낙 먹을게 많다보니 우선순위가 밀려서 가보진 못했다. 현지에서 원조의 맛을 경험해 봤으면 더 정확한 비교가 가능했을텐데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도 선입견 없이 먹었을때 과연 내 입맛에 어떨지 궁금해서 주문해 봤다.
일단 나온 그대로 국물부터 맛을 봤는데....속으로 '헉!!'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돼지 누린내를 일부러 잡지 않은 듯 강렬한 돼지의 풍미가 확 와 닿았기 때문 내가 처음 일본에서 돈코츠 라멘 먹을때 갔던 집이 딱 이런 스타일이었다. 굳이 돼지 누린내를 감추지 않아 그대로 느껴지는 그 풍미. 솔직히 좀 놀랐으나 지로계열이 원래 터프한 스타일이라고 들었기에 그래서 그런가 보다 하고 나름 재미있네 라고 생각했는데 반전이 있었다.
면은 평범한 중면인데 탄력도 좋고 삶기도 적당해서 맛은 괜찮았다.
반전은 같이 나온 간마늘을 스프에 잘 섞고 나니 마법같이 아까 느꼇던 돼지 누린내가 싹 사라지고 진득한 국물의 감칠맛 만이 남았다. 사실 섞기전에는 이정도로 강한 풍미가 우리나라 사람들한테 먹힐까 싶었는데 비밀은 저 간마늘이었다. 물론 원조 지로라멘에도 토핑으로 간마늘이 올라가긴하는데 원조도 간마늘을 섞으면 누린내가 싹 잡히는지 궁금해진다.
숙주 아래 깔린 챠슈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정도로 푹 삶아서 씹을 것도 없이 부드러운 스타일이다. 맛없는건 아닌데 내 취향에는 너무 퍼진듯.
전체적으로 봤을때 듣던데로 미묘한 디테일이나 밸런스 보다는 상남자 스타일의 라멘이라는 느낌이 확 와닿는다.
마제소바
멘야하나비와는 스타일이 매우 다른 마제소바다. 노른자 대신 수란이 올라가 있고 멘야하나비가 면이 안보일 정도로 토핑이 빼곡히 들어찬 반면에 여기는 면이 주인공이고 최소한만 올린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마제소바보다는 아부라소바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맛 자체는 면도 준수한편이고 양념도 괜찮아서 밸런스도 좋고 평타 이상은 된다. 반쯤 먹고 흑초를 뿌려보니 다시마식초보다 감칠맛은 떨어지지만 더 부드럽고 두툼한 질감의 산미가 입맛을 살려주는게 흑초의 매력도 다시마식초 못지 않았다.
근데 먹을땐 맛있게 먹었는데 막상 먹고나니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고 다음날 또 생각나는 멘야하나비 같은 중독성은 없었다. 괜찮긴 한데 마제소바를 먹기위해 굳이 여기를 올 것 같지는 않다는 거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니보시 쇼유나 교카이 쇼유 먹으러 한번쯤은 재방문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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