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장에서 밥을 거하게 먹고 역근처를 배회하다 역내 관광안내소에 트램1일권을 사러왔다
점심에 예약한 로와쥬를 들렀다가 유노카와 온천까지 다녀오려면 트램을 최소 3번 타야하는데 1회 요금이 210엔부터니
3번이상 탈 계획이라면 1일권을 사는게 이득
트램1일권은 600엔, 버스 1일권은 800엔 통합권은 1일 1000엔, 2일 1700엔이다.
트램노선이 2개인데 하코다테역에서 유노카와 온천방향은 1개노선밖에 없으므로 오는거 아무거나 잡아타면 된다.
트램안은 일본의 여느 중소도시 트램과 크게 다를 것 없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는 안맞는 대중교통이라고 생각함
속도가 존내 느려서 교통체증이 심각한 상황아니면 버스나 자전거가 훨씬 빠름 성질급한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답답함
이런데 뭐가 있을까 싶은 주택가 중심부에 위치한 로와쥬
앞에는 주차면도 5개나 있어서 주차도 편할듯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소도시들이 차가지고 다니긴 좋다.
건물하나를 통으로 쓰는데 주택을 개조한게 아니고 애초에 레스토랑으로 시공한것 같다. 그냥 편견으로는 금수저 오너셰프가
도쿄 및 프랑스에서 요리수업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와 건물짓고 개업한 줄 알았는데 홈피에서 경력을 살펴보니 도쿄와 프랑스에서
수련했던건 맞는데 고향은 의외로 하코다테와는 엄청나게 멀리있는 혼슈 서쪽 끝 야마구치 현 출신이다.
사진은 못찍었지만 분위기 있는 로비에서 예약확인을 하고 자리로 안내 받았다.
나는 테이블 2개가 있는 작은 룸을 혼자 쓰게 해주더라(격리일지도...)
창밖의 풍경은 별거 없었지만 채광이 좋아서 한컷
반대편 2인 테이블
오늘의 메뉴가 테이블위에 놓여있다.
내가 주문한건 런치코스 중 제일 비싼 테루아르인데 중간레벨의 디너코스를 낮에 맛보는거라 미리 예약해야 주문가능하다.
제일 비싸다고 해봐야 미슐랭 1스타로는 상상하기 힘든가격인 6500엔이다.(세금 8%별도) 런치 제일 싼 메뉴는 고작 3500엔!!!
대도시가 아닌만큼 가격대를 낮게 잡을 수 밖에 없었겠지만 전날 몰리에르가 그랬듯 지역재료를 최대한 활용해서 가격은 저렴해도
요리수준은 아주 훌륭했다.
아까 건너편 테이블에 올려져 있던 음료메뉴
원래는 식전주나 간단히 한잔할 생각이었는데 막상와보니 기대만빵이라
3잔짜리 와인 페어링으로 주문했다. 가격이 딱 정해진게 아니고 나오는 와인에 따라
변하다보니 가격대는 좀 애매하게 적혀있다.
비주류 메뉴
첫잔은 역시 샴페인
아뮤즈로 나온 오징어 차완무시, 생선튀김, 저온조리한 돼지고기
일단 나온것만 봐도 전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라 맛있어 보였는데 역시나 기대에 부응하는 맛
차완무시는 쫀득한 오징어와 해초가 올라가 있어 어지간한 일본요리집 못지 않았고 가운데 튀김은
바삭하게 바스러지는 튀김과 위에 올려진 소스의 궁합이 아주 좋았다. 돼지고기도 부드럽게 잘 조리했고
다음은 감자스프 식재료빨로는 일본 원탑이라는 홋카이도 답게 너무 고소한 맛과 부드러운 질감이 너무 맛있었다.
전일 몰리에르에서 먹었던 우엉스프에 전혀 뒤지지 않았음
빵이 나왔다.
빵도 맛있지만 이곳도 역시 홋카이도 답게 버터의 진한맛이 일품이었다. 여기도 빵으로만 배채워도 행복할것 같은 느낌
한개라도 더 먹고 싶었지만 아침을 워낙 거하게 먹은터라 1개만 먹어서 아쉬웠다.
하얀 아스파라거스 위에 하코다테산 도화새우, 그리고 그위에 컬리플라워가 올라간 요리
소스와 재료의 어울림 재료의 굽기 위에 올려진 봄 채소까지 맛의 밸런스를 어떻게 이렇게 맞췄을까 싶을정도로 훌륭했다.
이건 두번째로 나온 보르도산 화이트 와인
역시 잘 모르면 맡겨놓고 그냥 주는대로 먹는게 제일
세번째는 언뜻보면 샐러드인가 싶지만 아래쪽에 하코다테산 송어구이가 있다
확대샷
플레이팅도 놀랍지만 맛은 더 놀랍다. 최근 먹어본 생선구이중엔 단연 최고
재료도 좋은거겠지만 소스나 가니시와의 궁합도 아주 잘 맞는다. 재료빨과 조리기술의 좋은 합작품
다음요리는 메인이라 레드와인 역시 보르도산
소믈리에님이 홋카이도산 와인과 보르도산 와인 두개를 가져와 특징을 설명해주고 직접 고르도록 해주는데
보르도산을 고르니 탁월한 선택이라고 칭찬해준다. 으쓱으쓱
근데 어떤선택을 했어도 반응은 같았을듯
메인인 하코다테산 오리고기 스테이크
오리고기는 솔직히 모르고 먹었으면 오리고기인 줄도 몰랐을것 같다. 새고기같지 않은 진한맛이 일품이고
딸려온 가니시 하나하나도 허투루 나온게 하나없이 전부 맛있었다.
디저트 1번
맛은 뭐 보이는 대로 상상되는 그맛들
허브티
디저트 2번을 끝으로 식사종료
계산서를 요청했더니 일본 답지않게 총액만 딸랑 가져오지 않고 개별 단가와 세전, 세후까지 상세내역을
적어주는것도 좋았다.
전체적으로 재료, 조리기술, 접객 모두 흠잡을데없이 이상적인 레스토랑이다. 지역재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다른곳에서는 경험할수 없는 저렴한 가격에 최상의 퀄리티를 맛볼수 있었다. 요리갯수를 뺀 개별요리들의 만족도는
전일 갔었던 3스타 레스토랑인 몰리에르에 전혀 뒤지지 않을정도. 계산을 마치고 갈때는 오너셰프인 마츠나가상이
직접 마중을 나와주고 직접 수기로 쓴 감사편지까지 줘서 감동 백배였다.(요리하기도 바쁘실것인데...)
식사하는 내내 가게 홈페이지에 있는
"사람과 만났을 때 그 만남은 일생에 단 한번 뿐인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 기회를 소중히합시다."
라는 문구를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홈페이지는 여기-------------http://www.r-loisea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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