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요식업계 트렌드를 이끄는 종목인 돈카츠로 새로이 급부상한 가게가 있어서 다녀와 봤다. 원래 장안동에 있다가 최근 도산공원 근처로 분점을 내고 본점은 종목을 바꿔 카레만 취급 한다고 한다. 장안동 시절에도 사진보고 언젠가는 한번 가봐야지 했는데 요즘 백종원의 골목식당 덕에 가뜩이나 돈카츠가 땡기던 차라 당일 바로 방문했다.
가게 외관
도산공원 바로 옆에 있는데 외관은 전혀 식당스럽지는 않다. 원래는 아마도 옷이나 잡화를 파는 가게가 아니었을까 싶다. 식사시간이 살짝 지난 8시가 거의 다 된 시간임에도 웨이팅이 내 앞으로 4팀 정도는 있었다. 다행히 예상보다는 적어서 대략 20분정도 기다린 후에 입장한 듯.
영업시간과 휴일 참고
자리에 착석하면 테이블에 이렇게 메뉴를 놔 준다. 메뉴는 심플하게 돈카츠에 주력을 하는 편
나의 주문은 로스정식에 히레카츠 단품 추가
가게 내부는 6인용 일자 테이블 4개가 있어서 총 24명까지 입장 가능한데 테이블이 서로 마주보고 있어서 앞사람이랑 눈 마주치면 조금 뻘쭘한 상황이 발생한다. 옷걸이가 따로 있어서 외투를 보관하기도 편하고 테이블 반대편은 짐을 놓는 공간인데 직원이 짐을 받아 놓아주는 점 등은 괜찮았으나 회전율이 100%에 가깝다보니 서버들이 바빠서 부르기 힘든 점은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주문을 마치면 이렇게 피클과 겨자, 트러플 소금을 가져다 준다. 겨자는 나중에 소스를 부어서 섞어서 먹는 용도. 소금은 히레단품을 추가했더니 모자라서 나중에 추가 요청을 했다.
목도 마르고 튀김류라 기린 생맥주도 주문했다. 츠마미로 땅콩이 곁들여 나왔다. 사실 별 기대 안했는데 한 모금 마셔보고 살짝 놀랐다. 일본 현지에서 먹는 기린 생맥주와 맛이 별 차이가 없었다. 관리상태가 아주 좋아서 간만에 기린맥주 특유의 진한 몰트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밥과 톤지루가 먼저 서빙되었다. 톤지루가 그냥 봐서는 별거 없어 보였는데 맛이 상당히 괜찮다. 반신반의 하면서 와본건데 슬슬 돈카츠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먼저나온 로스카츠
언뜻 양이 적어 보이는데 두께를 감안해도 양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닌 것 같다. 내 눈 짐작으로는 1인분에 대략 130g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로스 확대샷
지방과 살코기 비율도 괜찮은 편이고 고기도 촉촉해 보이는게 비주얼은 괜찮았다. 아쉬움이라면 고기가 살짝 핑크빛이 돌기는 하나 내 취향에는 아주 조금 오버쿡이 된 것 인데 이건 덜 익힌 돼지고기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거부감 때문에 어느 정도 타협한 결과로 보인다.
튀김옷과 고기의 박리 현상도 없고 잡내 없이 부드럽게 씹히는게 튀김공력으로만 놓고 보면 일본의 유명 돈카츠 가게와 비교해도 손색없었다. 타베로그 평점 3점대 초중반은 충분히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근데.....등심임에도 맛이 너무 밋밋하다. 내가 소든 돼지든 안심보다는 등심을 선호하는게 안심대비 진한 육향과 지방의 단맛인데 잡내도 없지만 육향도 희미하고 일부러 지방 쪽에 소금을 찍어 먹어보아도 지방의 단맛도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한마디로 잘 튀겼는데 막상 고기 맛은 부드럽긴 해도 너무 밋밋했다.
곧이어 나온 히레카츠 단품
두 개가 나와서인지 이쪽이 더 푸짐해 보이긴 하나 조리 전 고기의 실제 중량은 로스와 비슷할 것 같다.
히레 확대샷
히레쪽도 비주얼은 아주 좋다. 익힘도 등심보다 두꺼워서 인지 핑크빛이 더 감도는 편이고 실제로 맛도 안심 쪽이 더 낫다. 두껍지만 부드럽게 씹힐 때마다 터져 나오는 육즙 속의 육향이 로스보다 훨씬 맛있었다. 소스보다는 역시 트러플 소금을 찍어 먹는 게 맛있었는데 소스의 맛도 시판 제품에 비해 단맛이 부드럽고 산미가 강해 괜찮은 편이긴 했다. 처음엔 소스만 찍어먹다 겨자도 섞어봤는데 내 취향엔 겨자를 안 섞는 쪽이 더 맞았다.
튀김공력이 상당했음에도 로스의 맛이 좋게 말하면 담백하고 나쁘게 말하면 밍밍했던 이유는 아마도 재료빨 원육의 차이가 제일 큰 것 같다. 아직은 국산육으로 일본의 돈까스 전문점에서 사용하는 돼지고기(특히 도쿄엑스나 가고시마 쿠로부타 같은 고급육)맛을 따라잡기는 어려운 것 같다.
총평하자면 안심에 한해서는 굳이 일본의 돈카츠 집을 안가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퀄리티고 정돈에 비해서도 만족도가 높아서 내 마음속 국내 돈카츠집 랭킹 1위가 되었다. 여긴 필히 재방문 각이다.
'한국 > 서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재] 봉피양 양재점 - 음식 맛 만 좋았다... (0) | 2020.02.26 |
---|---|
[합정] 진진 야연 - 명성대로 훌륭한 중식당 (0) | 2020.02.19 |
[신사] 김수사 - 연말모임에도 역시 최고의 장소 (1) | 2020.01.11 |
[강남] 로리스 더 프라임 립(Lawry’s The Prime Rib) - 연말 모임으로도 좋은 곳 (0) | 2019.12.24 |
[남부터미널] 봉산옥 - 맛있는 만두전골과 오징어 순대 (0) | 2019.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