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송년회의 마지막은 김수사가 되었다.
전에도 많이 갔었지만 역시 가성비로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인 존재이고 가심비 또한 충분히 받쳐주는 곳이라 내겐 어떤 스시집을 가도 평가의 척도가 되는 가게다.
그렇게 다녔지만 입구는 처음 찍어보는듯
이 날은 단체모임이라 진짜 오랜만에 룸에서 먹게 되었다. 워낙 오랜만이라 처음 온 가게처럼 어색하다.
매생이가 들어간 자왕무시
매생이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연두부처럼 부드러운 질감의 계란찜으로 스타트
첫번째 츠마미는 고노와다에 무친 야리이까다.
한치의 쫀득한 질감에 고노와다의 바다향과 감칠맛이 잘 어울린다. 카운터였으면 조금 더 청했을지도.
우니가 한가득 나왔다.
카운터였으면 아마 직접 김에 싸서 서빙되었겠지만 룸인 관계로 따로따로 나왔다. 북미산 우니지만 선도도 나쁘지 않고 진득한 맛이 김의 향과 잘 조화가 된다.
시라꼬 구이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시라꼬지만 역시 최고는 굽는게 아닐까 싶다. 크림보다 크리미한 질감과 고소함이 입안에 휘몰아 치는 느낌.
사시미 모듬
도미, 광어, 방어, 참치, 전복, 문어, 단새우, 삼치, 이소베마끼 등 매우 친근한 것 들이라 문득 이 짤이 떠오른다
비록 늘 보던 분(?)들이라 식상 할 수는 있지만 각각의 퀄리티는 이 가격대에서는 보기 힘든 좋은 재료들 인 것이 이 곳 김수사의 저력이다.
구운파와 매생이로 우린 스이모노와 초밥이 제공되었다.
스이모노는 뭔 생선인지는 몰라도 생선뼈를 맑게 우린 국물에 매생이로 맛을 더하고 구운파로 포인트를 줘서 시원하면서도 심심하지 않았다.
성대+시오곤부
마치 다 아는 분들만 나와서 섭섭할 것 같아 준비해 봤어 라고 외치는 듯한 스페셜 메뉴같다. 국내에서 성대를 먹어본 건 처음 인것 같은데 쫀득한 식감과 은은한 감칠 맛이 꽤 괜찮은 횟감이라는 느낌이다. 거기다 시오곤부로 감칠맛을 폭발 시키니 이거 뭐 술이 쭉쭉 들어가야지.
미소시루도 구운파로 포인트를 준 게 맛과 향 모두 한 단계씩 올려주는 느낌이다.
츠마미가 끝나고 스시가 등장했다. 위쪽 부터 네기도로, 오징어, 참치, 청어의 구성
이날은 송년회다 보니 술먹고 이야기 하고 듣고 하느라 정신도 없었고 스시를 나온지 좀 뒤에 먹어서 그런가 살짝 마른 느낌이라 감상은 패스한다.
후또마끼와 아나고
단맛 때문에 김수사에서 나오는 요리 중 개인적으로 유일하게 선호하지 않는 도미찜
버섯, 고추, 은행만 주워 먹었다.
김수사는 매운탕도 은근히 맛있다. 매운탕이 쉬워 보여도 제대로 하는 데를 찾기는 힘든데 비린내 하나 없이 적당히 작그적이면서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개인적인 소망은 이렇게 간보는 수준의 양 말고 점심에 통우럭 매운탕 같은 별도 메뉴로 먹어보고 싶다.
튀김은 일본식 덴뿌라와는 지향점이 조금 다르지만 충분히 맛있다. 예전에 동네 횟집 튀김과 크게 차이 없었던 것에 비하면 최근 업그레이드 된 튀김은 장족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을 듯
찻잔크기의 앙증맞은 우동으로 마무리.
배가 불러서 많이는 못 먹어도 또 안 먹으면 섭섭하니까.
사르르 녹는 교꾸로 진짜 끝.
언제와도 만족스러운 곳이고 이 날도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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