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미슐랭 2020 서울편을 보고 찍어놨던 식당 중 하나인 봉밀가에 드디어 다녀왔다. 평냉은 여기저기 다녀봐도 내 입맛엔 봉피양만 한데가 없어서 가야지 해놓고 미뤄두다 숙제하는 심정으로 한번 다녀와 봤는데 대만족이다.


입구샷

1층이긴 한데 외부에서 보이는 위치가 아니라 아무래도 지나가다 어? 저건 뭐지 싶어서 들어올 입지는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입구에 진짜 대문짝만한게 미쉐린 가이드 더 플레이트 선정된 것을 붙여놓았다.


내부는 밝고 깔끔해서 좋긴한데 분위기는 프랜차이즈 분식집 느낌이다. 특히 벽에 붙은 메뉴판 때문에 그런느낌이 강한듯


2~3인이 와서 이것 저것 맛보기 좋은 세트메뉴도 있다. 이걸로 주문할까 하다 메밀전과 동동주에 그닥 흥미가 없어서 단품으로 주문

 

메뉴판

평양냉면 전문점 치고는 메뉴가 다양한 편. 특이한건 입구에는 평양냉면이라고 적혀있었는데 메뉴판에는 평양메밀물국수로 표기가 되어 있다. 아마도 이게 정통평양냉면이 맞냐 아니냐로 불편해 하실분들 때문에 쓸데없는 논란을 피해가려고 그런게 아닐까 하는게 나의 뇌피셜. 특이한건 면 많이도 있고 면 추가도 있는데 면 많이는 보통보다 조금 더 추가되는 것 같고 면 추가는 아예 면이 2배로 나오는듯


원산지 표시판은 좋은 재료를 쓴다고 자랑하듯 디테일하게 적혀있다.


주문을 마치자 면수와 꽝꽝얼린 아이스 홍시 한조각이 나왔는데 아무리봐도 디저트 같은걸 왜 먼저 주나 했는데 식사 다 마칠즈음이 되니 딱 먹기좋게 녹아 있었다. 아무리 봐도 애피타이저로 준건 아닌 것 같고 디저트가 맞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분명 나오자마자 먹는 사람도 있을테니 줄 때 나중에 디저트로 먹으라고 안내를 해주거나 나중에 주는편이 좋을 듯하다. 


간장, 겨자, 식초


반찬과 고체연료가 담긴 수육용 화로가 셋팅되었다.


반찬들 확대샷


찐만두는 4개가 나왔다. 내가 사장이었으면 5개에 9000원에 팔텐데 평양면옥 같은 기존 냉면집들의 이북식 만두보다는 납작한편이라 크기는 조금 작지만 가격이 저렴해서 이쪽이 더 혜자인 듯 하다. 맛도 당면 없이 고기와 두부로 가득채워 기존 평냉집들 못지 않은 맛이다. 특이하게 찐만두 외에 군만두도 메뉴게 있는데 다음에는 군만두로 먹어보고 싶다.


수육(소)

그냥봐도 질좋아 보이는 양지와 사태를 잘 삶아내서 아주 맛있는 수육이었다. 양지보다는 콜라겐덩어리가 박혀있는 사태쪽이 더 부드럽고 씹는맛도 좋았다. 아래쪽에 자작하게 깔린 국물도 아주 맛있었는데 국물을 먹어보고 나니 다음번엔 곰탕을 한번 먹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어차피 같은 국물일 것 같은데 이 국물로 곰탕을 만들었다면 맛없을리가 없을테니.


평양메밀물국수

담음새도 괜찮고 육수부터 맛을보니 지금까지 먹어봤던 평냉 중에서 육향이 진한것으로는 거의 최고였다. 상당히 임팩트 있는 육수라 평냉이 밍밍해서 별로라는 사람도 이집 육수에는 그런말이 안 나올 것 같을 정도로 맛이 진하다. 꾸미로 올라간 고기도 다른데보다 한두점 더 많고 전분이 조금 섞이긴 했지만 메밀항량이 높은 면도 질기지 않고 메밀의 풍미도 살아 있어 기존의 평냉강자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맛이다. 확실히 미슐랭 더 플레이트 정도는 충분히 받을만한 클라스라고나 할까? 맛으로만 비교해도 기존에 내가 제일 좋아하던 봉피양 평양냉면과 우열을 가리기 힘들정도로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가격은 봉피양보다 여기가 훨씬 저렴하다. 


한참 먹고있던 중에 맛이나 보시라며 서비스로 제공된 비빔냉면

중국집의 짬뽕과 짜장면 처럼 냉면을 먹을때면 고민되게 만드는 난제인 물vs비냉을 이렇게 간단히 해결해 주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 양념이 생각외로 맵기도 맵고 단맛이 강해 내 취향에는 너무 자극적이었지만 대중적인 입맛에는 잘 어울릴 것 같은 맛이다.


총평하자만 미슐랭 더 플레이트를 고스톱쳐서 딴게 아니란걸 한방에 증명해 준 평냉계의 샛별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다. 맛과 접객모두 만족스러운 경험이었고 오늘 먹어보지 못한 다른 메뉴들도 분명 후회없을 것 같은 기대감을 심어주는 곳이다.


728x90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