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언주옥이 있던 자리에 육개옥이라는 육개장집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좀 찾아보니 아직 정식오픈도 안했는데 인스타랑 블로그에서 먹는걸로 방귀 좀 뀐다는 사람들이 줄줄이 똑같은 메뉴를 먹고 후기를 올려서 빨아주더라. 대충 이유는 짐작이 가지만 육개장을 좋아하기도 하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혜장국과 비교도 해 보고 싶어서 속는셈치고 다녀와봤음.
간판에도 써 있지만 나도 한번씩 가본 피양옥과 청류벽을 운영하는 사장님이 새로 낸 가게란다. 음식맛이나 접객에는 딱히 불만이 없었음에도 재방문을 안했던 건 그보다 낫거나 동등수준인 대체재가 많아서 접근성이 안좋은 피양옥이나 늘 사람 미어터지고 자리잡기 힘든 청류벽에 단점을 감수하고 갈정도의 매력은 못 느꼈기 때문.
평일 저녁임에도 이미 사람이 가득차서 웨이팅까지 했다. 테이블 간격도 가까운편인데 만석이다보니 완전히 시장통 분위기. 언주옥시절에는 반이상 찬것을 본 적이 없어서 여기가 이렇게 왁자지껄해질 수 있는 공간인 줄은 몰랐다.
내부는 언주옥 시절과 거의 변한건 없고 주방 앞을 개조해서 추가적인 조리공간으로 만들고 솥을 거기에 배치해 놨다.
그다지 특별할 것 없었던 기본찬
비주얼은 전형적인 장례식장서울식 육개장이고 맛도 흔히 육개장하면 떠올리는 그 맛과 거의 똑같다. 다만 가격대가 있다보니 고기도 푸짐하게 들어가 있고 육수 맛에 깊이도 더 느껴지고 감칠맛도 더 진해서 분명 맛있게 잘 만든 육개장임은 맞는데 솔직히 가격대비로는 아쉬운 느낌이다. 그냥 수입산 고기쓰고 한 8000원정도 받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한게 개인적 감상. 뭐 가게에서 알아서 다 시도해 보고 내린 결론이겠지만 내 생각엔 자극적인 맛의 육개장에 굳이 한우를 쓰기보다는 수입산쓰고 좀 더 저렴한쪽이 좋지 않을까 싶다.
여까지 와서 육개장만 먹고가기는 좀 아쉽기도 하고해서 안주거리 주문하려고 보니 가격대가 쫌 높다. 뭐 항상 예외는 있긴 하지만 그래도 대충 예상되는 맛의 한계가 뻔한 음식들인데...그래서 그냥 정직하게 수육으로 주문.
듣기로는 3가지 부위가 나온다고 했는데 소자라 그런지 양지랑 사태만 나왔다. 양이 적긴 하지만 가격보고 대충 예상했던 정도였고 혼밥할때 사이드로 곁들이기 좋은 양이다. 수육자체는 원육도 좋고 삶기도 잘 삶아서 양지는 부들부들하고 사태는 쫀득한 식감의 맛있는 수육이었다.
집근처에 있다면 가끔씩 찾아오긴 괜찮을 것 같은데 굳이 찾아가서 먹기에는 뻔한 육개장맛의 범위를 아슬아슬 못넘는다. 그렇다고 음식가격이 저렴한것도 아니라 아마 재방문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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