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괜찮은 덴푸라가 미친듯이 땡겨서 결국 어제 훌쩍 남영동까지 출동했다. 어차피 여기말곤 갈 수 있는데가 없으니 행선지는 고민할 것도 없이 이치젠덴푸라메시.
적산가옥으로 추정되는 오래된 집을 수리해서 식당으로 쓰는거라 밖에서 보기엔 꽤나 오래된 노포같은 느낌. 저녁인데도 아직 해가 쨍쨍한거보니 봄이 오긴 왔나보다.
메뉴역시 고민할 필요도 없이 스페셜정식 그리고 오늘의 메뉴중 고민하다 역시 덴푸라는 제철재료지 싶어 봄나물 가키아게 추가.
사실상 라이브 키친이다. 단차가 있어서 잘 안보이는것도 아니고 모든 조리과정을 지켜볼 수 있음.
야채절임, 시치미, 바질레몬소금, 간장소스의 구성
덴푸라가 나오기 직전 밥과 장국이 서빙되고 모든준비 완료!!
서너가지 정도의 봄나물들을 잘게 썬 새우살과 함께 튀겨냈는데 맛을보니 어? 이거 반드시 주문해야 되는 메뉴다. 향긋한 봄나물의 향기와 바삭폭신한 튀김옷의 식감이 좋다. 원래 가키아게에 새우살을 넣는경우가 많기도 하고 풀떼기만 내면 섭섭할까봐 새우도 넣은거 같은데 이건 새우 없어도 될뻔 했다. 오히려 간간히 씹히는 새우가 방해가 될 정도로 나물류의 맛과 향이 괜찮았다.
봄나물 가키아게 때문에 흥분해서 나오자마자 사진찍는것도 까먹고 새우하나를 먼저 먹어버려서 새우가 한개만 보이지만 실제 서빙은 두마리가 나온다. 새우튀김이야 두말하면 잔소리인거고 개인적으론 야채류가 좋았다. 그냥은 줘도 잘 안먹는 야채들도 덴푸라로 나오면 맛있게 먹게되는듯. 특히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야채인 당근도 채썰어서 가키아게 스타일로 튀겨내니 식감과 맛 모두 마음에 들었다.
밥위에 올려서 터트린후 간장소스와 시치미를 뿌려먹으면 사실 반찬이 필요없다.
아나고, 단호박, 가지, 쪽파, 아스파라거스, 느타리, 갑오징어의 구성. 다른것도 다 맛있었지만 역시나 튀기면 제일 맛있는건 가지다. 가지는 굽거나 튀기면 달달한 채즙이 기가막히다. 그리고 간만에 먹는 아스파라거스 튀김도 첫입은 살짝 아삭하지만 씹을수록 입안에 부드럽게 퍼지는 따뜻한 채즙덕에 없던 입맛도 살아난다.
결국 못참고 삿포로 한잔 주문.
그리고 아직 배가 좀 남아서 비싸서 고민하다 주문안한 우니를 추가주문 했는데....이게 실수였다.
난 우니 시소라길래 당연히
이렇게 우니를 시소잎에 싸서 튀겨내서 주는 줄 알았더니만
요따구로 나온게 아닌가?? 보자마자 헐 시발...이 절로 나오는 모양새에 순간 당황해서 대략 멍해질 정도. 노리텐위에 시소깔고 생우니를 얹어놓고 우니 시소라니....게다가 우니는 딱봐도 상태 메롱에 안먹어봐도 맛없을게 뻔한 하급품이다. 쌩돈 구천원을 날린 기분이지만 어쩔수 없이 우겨넣고 나왔는데 잘 먹다가 하필 마지막에 싹 망쳐버리니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덴푸라의 재료, 기름, 튀김스킬 같은건 사실 그전에 일본에서 다녀봤던 미슐랭 스타급 덴푸라집들에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텐동집 레벨에서는 충분히 괜찮은 수준이고 일본의 평범한 텐동을 같이 파는 덴푸라 정식집들 수준은 충분히 된다. 기분좋게 나왔던 첫 방문 대비 이번에는 마지막에 함정카드에 걸려버리긴 했어도 국내에 이 이상가는 대안은 없어보이니 당분간은 덴푸라에 대한 갈증은 여기서 해소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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