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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건너편 애플스토어 뒷골목은 중국인 관광객이 끊기고 코로나까지 덮치면서 영업하는 가게도 없고 인적도 드물다보니 근처 공사장 노동자들이나 행인들이 모여서 담배피우는 흡연장이 되어 거의 슬럼가 같은 풍경이었다. 나도 여느때와 같이 담배 피우러 골목에 들어 가서 서성이는데 못보던 가게가 영업을 하고 있는게 보여서 가까이 가보니...

가게입구

말로만 들어봤던 서서갈비가 영업중이었다. 그것도 새로만든 간판만 빼고는 영락없이 주변분위기에 녹아내려서 위화감이 하나도 없는게 마치 예전부터 여기서 오랫동안 장사했던 곳 같다. 알고보니 신촌의 서서갈비가 재개발때문에 여기로 이사온 거고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문짝은 원래 쓰던것을 그대로 떼서 설치한거라고 한다.

안쪽을 슬쩍 들여다보니 소갈비 1.7만원 이길래 와 여긴 무조건 와봐야겠다 싶어 바로 며칠뒤 지인과 함께 방문했다.

 

가게내부

드럼통에 연탄불로 굽는가게다보니 안쪽에 가득쌓인 연탄이 보인다.

 

메뉴는 이거 하나

메뉴는 소갈비 딱 하나밖에 없다. 김치? 밥? 쌈채? 그딴거 없다. 먹고싶으면 편의점에서 캔김치나 햇반 같은건 사와서 먹어도 된다고. 듣기로는 콜키지도 따로 없다고 한다. 물론 잔은 알아서 챙겨와야겠지만.

 

쇼케이스에도 적혀있지만 물과 술은 전부 셀프다 알아서 먹고싶은걸로 골라오면 됨.

 

불과 불판이 셋팅되고

 

기다리는 동안 테라한병 가져와서 목을 축인다. 옆에있는 고추와 고추장이 이집의 유일한 반찬

 

이윽고 직원분이 오셔서 갈비 3인분을 셋팅해 주시는데 아무리 봐도 메뉴판의 중량표기가 잘 못 된거 같다. 1인분에 150g이길래 뼈무게 빼면 살은 얼마 되지도 않을거라 생각했건만 불판에 올려진 1인분의 양은 그냥봐도 200g은 충분히 넘을것 같다.

 

숙련된 조교가 열심히 구워준 덕에 나는 먹기만 했는데 예상했던대로 흔한 미국산 양념갈비맛이지만 고기도 질기지 않고 양념도 심하게 자극적이지 않아 맛있게 먹었다. 무엇보다 아무리 입식으로 서서 먹고 반찬도 없고 거의 모든게 셀프라지만 1인분에 1.7만원인데 이정도면 아주 훌륭한 맛이다. 

예전같으면 동네 아재 할배들이나 가득한 것 같은 가게들이 요즘은 레트로 열풍을 타고 젊은층과 여성들에게도 인기있는 인싸픽이 된게 아이러니 하지만 그런거 아니더라도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준수한 맛까지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는 곳인거 같다. 한여름, 한겨울에는 쪼끔 빡실것 같으니 더 추워지기전에 한번 더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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