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츠마부시집 중에서는 제일 좋아하는 유나기인데 왠지 좋은 술이 있을때 가야할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자주 가지는 않게된다. 간만에 귀한분을 모시고 좋은 술과 함께 유나기의 여러가지 메뉴를 맛본 날이다.
왠만하면 예약없어도 홀에는 자리가 있는편이라 더 좋다. 그냥 생각날때 훌쩍 찾아올 수 있어서.
무서운 물가상승의 바람속에서도 거의 오르지 않고 혜자스런 가격을 유지해줘서 좋은 곳이다.
술 주문을 하면 오토시 개념으로 자완무시와 샐러드가 서빙된다.
시작은 시원한 생맥주로
특미장어구이 반반으로 주문하고 싶었으니 아쉽게도 품절이라 보통 장어구이를 주문했다. 양념은 어차피 나중에 히츠마부시를 먹을테니 소금으로 주문. 양념구이만큼 가게 특징이 도드라지는 맛은 아니지만 포슬포슬하게 구워진 내공은 어디 가지 않는다.
그간 궁금했던 유나기의 참치를 처음 주문해봤다. 아카미와 배꼽살, 대뱃살의 구성인데 솔직히 그다지 인상깊은 맛은 아니었다. 해동도 동네참치집 마냥 꽝꽝얼린 정도는 아니지만 약간 덜 된 상태로 나왔고 원물의 퀄리티도 상급은 아니었다. 다만 가격 감안하면 그럭저럭 납득은 되는 수준.
술안주가 부족해 주문한 우니는 꽤 괜찮았다. 특유의 고소하고 녹진한 맛이 잘 살아있는 괜찮은 우니여서 참치로 살짝 실망했던거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았다.
이날 콜키지 한 술은 글렌피딕 30년이다. 좀 풀리라고 일주일 전쯤에 두잔정도 마셔서 브리딩을 좀 해왔더니 따자마자 마셨을 때보다 확실히 맛이 살아난다. 고숙성답게 알콜냄새는 거의 느껴지지 않고 버번캐스크와 쉐리캐스크 각각의 매력을 아주 훌륭하게 블렌딩해서 거슬리는게 하나도 없이 그저 황홀한 맛이다. 그야말로 술이 술술들어 간다고나 할까?
마무리는 당연히 히츠마부시다. 단짠양념을 발라 부드럽게 구워낸 장어의 맛과 고슬고슬한 밥맛덕에 이미 안주를 꽤 많이 먹었음에도 다시 공복이 된것마냥 먹게된다.
좋은 술과 함께라면 더욱 즐거운 곳인 유나기에 다음엔 어떤술과 함께 올지 벌써부터 고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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