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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 사는 지인소개로 백리원이라는 갈비집에 다녀왔다. 인근의 유명한 수원 왕갈비집들을 다녀본 경험 상 여기도 비슷비슷한 미국산 갈비가 주력이겠거니 해서 기대감은 별로 없었다. 그래서 사진도 별로 안 찍었는데 요즘 올릴 것도 없고 해서 걍 올려본다.

수원의 제일 유명한 먹거리라고 하면 아무래도 왕갈비 일거다. 요즘 영화로 유명해진 수원 왕갈비 통닭의 네이밍만 봐도 수원하면 왕갈비 라고 많이 알려져 있다. 근데 막상 수원의 유명 갈비집들을 가보면 미국산 갈비가 주력이고 전부 같은 곳에서 고기를 받는건지 고기도 거의 대동소이하다. 게다가 가게들의 판매정책도 거의 유사한데 400~500g정도의 사실상 2인분에 가까운 중량을 1인분으로 표기해 놓고 가격은 2인분 정도를 받는다. 결론적으로 표기만 1인분일 뿐 최소 주문단위가 2인분인 것. 실제로 주문해보면 1인분에 갈비 두대가 나온다. 그리고 점심특선이란 이름으로 갈비 1대와 식사가 포함된 정식을 파는데 언뜻보면 저렴해보여도 결국 단품가격 합쳐 놓으면 그 가격이 나온다. 대체 어느집에서 시작되어서 지금까지 내려온 줄은 모르겠으나 수원지역 갈비집들 끼리 카르텔이라도 형성된건지 고기부터 판매정책까지 놀라울 정도로 표준화(?)가 되어 있다. 고로 수원에서 갈비집 가려면 3대갈비니 그딴거 제끼고 그나마 개중에 1,2천원이라도 싸거나 찬이 잘 나오는데로 가면 된다는 이야기.

이번에 방문한 백리원도 비슷한 곳이겠거니 했는데 비슷한 것도 비슷하지 않은 것도 있었다.

 

첫번째로 다른점은 1인분이 280g 갈비 한대 인 거다. 그리고 다른 곳들은 생갈비가 양념보다 비싼데 여긴 가격이 같다. 중량대 가격으로 따져보면 다른곳보다 약간 비싸지만 대신 최소 주문단위가 작아지니 일장일단이 있을 것 같다. 인원수가 많으면 주문단위가 커도 부담없으니 중량당 가격이 싼데가 나을 것이고 인원수가 적으면 여기가 유리 할 듯.

그리고 비싸서 먹어본 적은 없지만 근처 다른 갈비집들은 한우갈비도 판매하는데 여긴 갈비는 갈비살 포함 전부 미국산만 취급한다.

 

육회는 업계 표준가격이고 한우갈비는 없지만 등심은 취급한다. 고기질이 얼마나 좋은 지는 모르겠으나 입지를 감안하면 너무 비싼듯한 느낌임.


식사류는 보통 고깃집에서 취급하는 건 대부분 있다. 점심에는 식사주문시 솥밥이 나온다고 함.


주류가격은 입지대비 비싼편

근처의 삼성반도체에서 회식으로 많이 올 것 같은데 그쪽은 가격탄력성이 높은가 보다.


벽에도 일부 메뉴가 걸려있는데 가게입장에서 팔고 싶은 메뉴란 느낌이다.


생갈비와 양념갈비를 각각 주문했는데 서버분이 알아서 생갈비부터 불에 올려서 구워준다. 능숙하게 뼈에서 고기까지 발골해서 적당한 굽기로 배분해 주니 먹기만 하면 되서 아주 편함. 다만 피크타임에는 이정도로 밀착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

찬은 하다못해 양념게장이라도 나올 줄 알았건만 완전히 풀잔치다. 그래도 상추 겉절이와 절임류는 맛이 괜찮았다. 그리고 소금은 상당히 굵은 소금이 나오는데 알갱이가 너무 크다보니 소금양을 조절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싸구려 조미소금이 아닌 좋은 천연소금이라고 자랑하고 싶어서 이렇게 주는 것 같은데 그럴거면 빻을 수 있게 절구와 공이라도 주는 게 좋을 것 같다.

   

화로의 숯은 참숯이고 질도 괜찮은 편이다. 고기는 예상대로 수원 갈비집의 표준스러운 맛. 근데 다른 갈빗집들 대비 특별함이 없다 뿐이지 맛있는 건 맞다. 갈비특유의 육향과 육즙도 살아 있고 고기도 부드럽다. 보다시피 마블링도 수입산 치고는 잘 박혀 있고. 어쩌면 그래서 죄다 이 고기만 받아 쓰는지도 걸지도?


생갈비를 다 먹자 따로 말 안해도 서버분이 불판교체하고 양념갈비를 올려 주셨다. 과한 친절이나 오지랖으로 불편하게 하는 것도 없고 따로 말 안해도 관심법을 쓰는 것 마냥 적절한 타이밍에 필요한 것들을 제공해 주셔서 아주 좋았다. 서비스는 만점이었음.

양념갈비를 먹어보니 왜 생갈비와 가격이 동일한지 그리고 왜 추천메뉴인지 알 것 같았다. 흔히 생각하는 달달한 양념에 한참 재워서 나온 양념갈비가 아닌 생갈비를 그냥 나오기 직전에 양념해서 나오는거라 고기 본연의 맛도 생갈비에 뒤지지 않았고 양념도 단맛을 상당히 절제해서 많이 먹어도 물리지 않았다. 마늘양념이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풍미는 더욱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상당히 이상적인 양념이었다.

 식사류는 사진을 안 찍었는데 갈비탕과 육회비빔밥을 주문했다. 갈비탕은 건더기에 잡육이 좀 섞여있긴 했으나 갈빗대는 마구리 없이 온전한 갈빗대만 있어서 좋았다. 육회비빔밥은 양념장도 맛있고 육회양도 충분하고 채소도 신선해서 맛있게 먹음.


주변의 타 갈빗집 대비 이 곳을 꼭 오게 할 만한 차별화 포인트는 없으나 양념갈비는 확실히 타 갈빗집대비 괜찮았고 주문단위가 작은 장점이 있어 소규모 모임에 좋은 가게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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