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이 화성 병점에 있는 지인을 만나고 올때면 영통 진입 직전 도로변에 수타면을 쓴다는 커다란 중국집이 보인다. 다른 종목이었으면 크게 관심 없었을 텐데 중국요리는 지방에도 숨은 고수들이 많은지라 한번 가봐야지 생각은 했었는데 매번 돌아서면 까먹어서 못 가다가 드디어 다녀왔다.
가게 외관
작지않은 3층 건물을 통으로 사용한다. 지방임을 감안해도 상당히 큰 규모. 2층은 단체룸이고 1층은 홀 3층은 불이 꺼져 있는 거 보니 종업원 숙소로 쓰지 않을까 싶다.
입구에는 이렇게 특선메뉴 2가지가 입간판에 걸려있다. 두 메뉴 모두 다른 곳에서는 들어본 적도 없는 특이한 메뉴들인데 사진 상으로는 솔직히 둘 다 그리 맛있어 보이는 비쥬얼도 아니고 별로 어울리지 않는 재료란 느낌이다.
주방입구
육수를 소사골 육수를 사용한다고 한다. 가게에서 직접 내는지 사다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자리를 안내받고 메뉴판을 보니 크게 특이한 메뉴는 없고 일반적인 한국식 중식당에서 찾아볼 수 있는 메뉴는 거의 다 갖추고 있었다. 원래 온 목적이 짬뽕이었기 때문에 삼선짬뽕을 주문 할 까 했는데 입간판의 사진에선 그리 맛있어 보이진 않았지만 특선메뉴라는 소갈비 짬뽕이 신경 쓰여 소갈비 짬뽕으로 주문했고 수제 군만두가 있길래 군만두도 주문.
생각보다 금방 나온 소갈비 짬뽕(12,000원)
나오자마자 든 생각은 '아.....낚였다' 분명 간판의 사진은 찜갈비용으로 써도 될만한 실한 갈비였는데 갈비는 어디가고 마구리 짬뽕이......그것도 마구리 중에서도 근래 보기 드문 낮은 퀄리티의 마구리 두대가 전부다.
확대샷
마구리 때문에 대략 정신이 멍해졌지만 다시 정신줄 붙잡고 보니 야채에 불질한 흔적도 보이고 마구리에 낚인 것 빼면 괜찮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국물을 먹어보니 불맛도 느껴지고 진한 사골국물 맛이 나는게 국물은 나쁘지 않았다. 근데 건더기는 마구리를 빼면 홍합과 동죽, 바지락, 대왕오징어 살, 자그만한 쭈꾸미 몇개가 전부다. 양도 많지 않고 재료의 질도 홍합은 홍합탕 무한리필집 보다도 못한 것 같은거고 동죽이나 바지락도 비슷한 수준. 오징어나 쭈꾸미는 말할 것도 없었다.
면은 딱 봐도 수타면 같았고 맛도 그럭저럭 괜찮았으나 짬뽕에서는 기계면보다 크게 좋은 점을 찾기는 힘들었다. 역시 잘 만든 기계면 열 수타 안 부럽다. 생각보다 너무 빨리 나와서 의심은 갔지만 거의 녹기 직전인 야채를 보니 주문받고 볶은게 아닌 미리 만들어 놓은 국물에 면만 삶아서 나온게 아닌가 싶다.
근데 소갈비 짬뽕의 가장 큰 문제는 갈비살 마구리살이 요리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는데 있다. 일단 고기부터가 따로 삶아 놨다가 나오기전에 담가 나오는 거라 그런지 국물하고 완전히 따로 놀아서 한개의 요리라기보다는 그냥 짬뽕에 삶은 마구리 담근 맛이고 고기맛도 갈비특유의 육향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소갈비 짬뽕만 놓고보면 전반적으로 식재료 질이 상당히 떨어지는 느낌이다.
수제 군만두(5000원)
총 5개인가 6개가 나오는데 사진에는 3개만 나왔다. 주문전에도 예상은 했지만 엄밀히 다지면 군만두가 아닌 튀긴만두다. 짬뽕에 적잖이 실망했던지라 군만두도 별 기대가 없었는데 어라? 군만두는 생각보다 꽤 괜찮았다. 당면이 약간 섞여있긴해도 부추와 고기로 빵빵하게 가득 찬 속이 꽤 맛있었다. 쫀득한 만두피도 부산 차이나 타운의 유명 만두집하고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괜찮았고.
소갈비 짬뽕은 대단히 실망했지만 군만두는 나름 선방을 해서 다른 요리를 확인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긴 하는데 굳이 그럴 것까지??? 하는 생각도 드는 애매한 중국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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