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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통 중심상가에 드디어 오마카세 스시야가 생겼다고 해서 방문해봤다. 가격도 점심 4만원 저녁 6만원으로 저렴한 편이라 평타만 쳐도 가성비 측면에서는 괜찮겠다 싶었음. 근데 문제는 바로 옆에있는 슈코우 라는 이자카야와 형제가게라는 거였다. 가게반을 뚝 잘라 스시야로 만든 것. 슈코우를 개업초기에 갔었는데 오마카세로 나오는 요리들이 실망스러워서 그 뒤로는 한번도 안 갔었다. 주방도 공유하고 주인도 같으면 수준이 뻔하지 않을까 해서 여기를 가야하나 망설이다가 내상 각오하고 일단 방문해 봤다. 블로그 후기를 보니 사진상으로는 괜찮아 보이기도 했고.

  

가게 외관

외관이나 인테리어는 꽤 본격적인 스시야 느낌이 난다. 그래서 이번에도 낚이는 거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도 한번쯤은 가보고 싶었던 것.

바로 옆에 개업초기에 대실망을 하고 발을 끊은 이자카야 슈코우가 있다. 두가게가 주방은 완전히 공유한다.


기본 셋팅

밖에서 봤을 때는 히노끼 카운터라도 있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 이 가격대에는 무리인 듯 인조 대리석 카운터다. 예상했던 것보다는 심플한 인테리어였지만 가격대를 감안하면 나쁘지 않다. 그리고 기물에는 꽤 신경을 쓰는 듯 했음. 실제로 개업 전에 직접 일본에 가서 사온 것들이 많다고 한다.

 

차완무시

차완무시는 온도감이나 질감도 괜찮고 트러플 오일을 뿌려서 나와 트러플 향이 확 퍼지는게 맛있었다.


테라 생맥주가 있길래 주문해 봤다. 근데 잔이 좀 후줄근하고 차갑지 않아서 첫인상이 별로였다. 주류회사 잔을 사용하는 것 까지는 괜찮은데 사용감이 꽤 있어 보여서 동네 호프집이면 모를까 스시야에는 안 어울리는 느낌. 테라는 나온지도 얼마 안되었는데 잔이 왜 이리 낡아 보였는지 모르겠음.


쯔께모노 3총사

벳따라즈께는 직접 절여서 만든 거라고 하는데 딴데서도 가게에서 직접 만든 것만 먹어보고 기성품을 먹어본 적이 없어서 그런가 특별함을 느끼기는 힘들었음


드디어 첫 요리로 전채 3가지가 나왔다.

할라피뇨가 올라간 광어셰비체와 문어조림 그리고 시소잎으로 감싼 게살인데 광어부터 한 점 먹어보니 음.....예전 슈코우에 왔을때 결정적으로 발을 끊게한 그 맛이 정확히 기억났다. 이 광어 뿐만 아니라 이 후에 츠마미로 나오는 사시미나 초밥의 네타도 마찬가지인데 회가 맛이 없다. 생선의 맛이 다 빠져서 밍밍하고 살의 질감도 숙성을 잘해서 부드럽게 녹는게 아닌 그냥 푸석푸석하다. 게다가 광어 셰비체에 뿌린 할라피뇨는 더더욱 최악인 듯. 가뜩이나 손질상태가 안 좋아서 맛이 빠진 상태의 흰살생선에 자극적인 할라피뇨까지 올리니 생선맛을 완전히 가려버린다. 시소에 올린 게살도 시소 향이 너무 강해 게살은 존재감이 희미했다. 그나마 문어 조림은 평타는 쳤음.  


마쓰까와한 도미

광어와 마찬가지로 물 빠진 듯한 밍밍한 느낌


엔가와(광어 지느러미)

엔가와는 그나마 기름기가 많은 부위라 먹을만 했다.


아카미

사진으로 봐도 일단 손질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 산미도 별로고 질감도 그닥...


오도로

화려한 마블링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담백했던 대뱃살


청어

비린 맛은 잘 잡았는데 청어의 맛도 잡아버림ㅠㅠ 이후 나온 등푸른 생선들 모두 감상이 비슷했다.


전갱이


방어


무늬오징어

맛은 괜찮았으나 손질에 약간 문제가 있었다.


시메사바


스이모노

사시미에서 받은 내상으로 대략 정신이 멍해지던 중 스이모노를 한 모금 마시고 완전히 카운터 펀치를 맞고 말았다. 간을 보기는 한 건지 그냥 조개 잠깐 담근 따뜻한 물 수준이라 향이고 맛이고 없었음.


고노와다는 제품이겠지만 맛있었다.


구운 키조개 관자에 우니를 올려서 김에 쌌다.

다른 스시집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요리인데 재료야 가격대를 생각하면 이해되는데 시각적으로 뭔가 푸짐한 느낌이 부족하다. 관자 아래에 샤리를 넣어서 초밥으로 주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보리된장에 무친 전어

이건 맛있었음


안키모

안 먹어봐도 알 것 같은 시중품의 그 맛이지만 맛있긴 했다.


장국

스이모노에 크게 데인 터라 장국도 그리 기대는 안 했는데 역시나 기대대로 간이 하나도 안 맞는다. 아마 만든사람도 안 먹어 봤을 것 같다. 장국 안에는 조그만 냉동게가 반마리 들어가 있는데 갑각류 특유의 향이나 맛도 전혀 안 느껴진다. 그냥 건더기 뺴고 육수나 잘 우려내는 쪽이 좋을 것 같다.


도미

이제부터 스시 시작이다. 근데 스시가 나오고부터 대 반전이 있었으니 분명 츠마미로 나온 사시미들은 맛이 대체로 그닥이었는데 초밥은 맛있었다. 샤리의 모양새나 쥠정도도 좋고 특히 초가 아주 훌륭했다. 올라간 네타가 별로 임에도 샤리가 멱살잡고 끌고가는 초밥이랄까? 츠마미와 뒷주방에서 나온 국물들이 워낙 별로라 초밥에 대한 기대감도 바닥을 치고 있었는데 초밥이 맛있을 줄이야...

 

아카미 즈께


오도로


찐전복과 리조또

리조또 하고는 하지만 아마 밥에 게우소스를 넣고 볶은 요리 인 듯. 보통은 샤리가 나오는데 괜찮은 시도 같다.


크림소스를 올린 삼치구이

이자카야스러운 요리지만 맛은 괜찮았다. 


전어


미니 카이센동


새우


아나고


후또마끼


연근초밥

연근초밥은 처음봤는데 코스 마무리 입가심용으로는 괜찮았다.


교꾸


아귀 가라아게와 꽈리고추 튀김

같은 뒷주방에서 나오는데 스이모노나 장국은 분명 수준 이하였는데 의외로 구이나 튀김같은 건 맛이 꽤 괜찮다. 만드는 사람이 다른건지.....아귀 가라아게는 아귀살도 촉촉하고 튀김옷의 양념도 맛있었다.


니꾸 우동

이나니와 우동면이 들어간 고기우동인데 육수를 한국식으로 재해석해서 고추를 넣어 칼칼하게 만든게 아주 괜찮았다.


마지막 디저트


오기 전부터 그래도 몇 년간 장사하면서 예전 이자카야만 있을때 보다는 사시미가 괜찮아 졌으니 스시집을 열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막상 와서 먹어보니 그때나 지금이나 사시미 수준은 그리 변한 게 없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밥은 샤리가 열일한 덕에 맛있어서 상당히 애매한 가게다. 가격대비 다양한 재료와 요리가 나오는 것은 장점이나 혹시 초밥만 나오는 코스가 생기면 모를까 그게 아니면 재방문은 상당히 고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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