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우나기 강은 내겐 참 애증의 가게이다. 내가 히쯔마 부시라는 음식을 처음 접한 곳이기도 하고 그걸 계기로 일본에서 히쯔마부시집들을 찾아다니게 한 곳이라 애착이 있던 가게였는데 2~3년전부터 장어구이 상태가 왔다 갔다 하더니 도저히 이건 아니다 싶은 상태를 한번 경험하고 나니 완전히 망가졌구나 싶어 장기간 발을 끊었었다.

그러다 다른 히쯔마 부시집들을 다녀봐도 영 맘에 드는 곳도 없고 예전 우나기강이 그립기만 해서 혹시나 하는 기대로 얼마 전에 다시 가 보니 예전의 퀄리티를 많이 회복했더라...그래서 최근에 다시 한번 다녀와 봤다.

 

초창기 메뉴판에는 없었던 페이지가 추가 되었다. 

일본에서 나름 유명하다는 히쯔마부시집들을 가보고 제일 놀란 건 의외로 우나기강에서 먹었던 것 보다 확실히 맛있다고 할 만한 가게가 잘 없다는 것이었다. 보통 한국에서 처음접한 일식을 본토의 유명가게에서 먹어보면 맛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맛집 안정권이라는 타베로그 3.5점 언저리 가게 중에도 우나기강보다 못한 곳도 있었다.(물론 우나후지 같은 씹넘사와는 비교불가)

 확실한건 아니지만 얼핏 주워들은 이야기로는 개업초기에는 메뉴판 소개자료에도 있는 나고야 호라이켄 출신의 장어굽기달인이 직접와서 장어를 굽다가 내가 맛이 이상해짐을 느낀 시점쯤에 일본으로 돌아갔다는 썰이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왜 갑자기 장어굽기 상태가 맛이 갔었는지 이해가 되는 부분인데 그렇다고 그분이 다시 돌아와서 장어굽기 상태가 회복이 된 건 아닌 것 같다. 시행착오끝에 예전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안정화가 된 게 아닐까 싶다.


개업초기에 비해 대자기준 장어요리들 가격이 4~5천원씩 인상되었다. 이정도면 사실 일본과도 별 가격차이가 없는 수준

사장님이 스시를 하시던 분이라 스시메뉴도 있는데 이번에 가 보니 가게 안쪽에 있던 스시 카운터를 완전히 철거하고 전부 테이블로 채워놨다. 아마 장어메뉴 주문 비중이 압도적이라 그랬던 것 같은데 가끔 혼자오면 스시카운터에 앉아서 장어도 먹고 스시도 몇점 주문해 먹는 재미가 있었는데 그부분에선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히쯔마 부시 먹는법

처음 한번정도만 저렇게 먹어보면 본인취향 파악이 되니 두번째부턴 걍 꼴리는대로 먹으면 된다.


히쯔마부시 中

우측상단의 뚜껑 닫힌그릇은 장국, 자완무시인데 일본 어디서도 히쯔마부시에 장국이나 자완무시가 나오는걸 본 적이 없는데 아마도 국내최초 히쯔마부시 전문점인 마루심을 벤치마킹한게 아닐까 싶다.


밥공기에 덜어서 먹고 싶은대로 먹으면 된다.


장어 양이 아무리 봐도 일본보다 적다....근데 이건 뭐 국내에서 다녀본 히쯔마부시집 공통이라 어쩔 수 없는 것 같고 장어 굽기는 확실히 예전수준을 거의 회복한 느낌이다. 불이 직접 닿는 표면의 바삭함의 정도가 조금 아쉽긴해도 양념도 잘배였고 부드럽게 녹아 내리는 질감이 아주 좋다. 바로 숯불에 초벌 후 테이블에서 재벌하는 우리나라식 장어구이집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질감이다. 이 정도만 꾸준히 유지해 줘도 만족스러울 것 같다.

근데 오차즈케용 육수는 다시 맛이 너무 강해서 내 입맛엔 별로였다. 개업 극초반에는 분명 이렇지 않았는데 로컬라이징을 한 건지는 몰라도 다시 맛이 너무 강해 가뜩이나 양념구이한 장어까지 들어가면 입안이 너무 텁텁해진다. 이건 지난번에도 느꼈던 터라 이번에는 음료로 제공되는 녹차를 섞어봐야지 했는데 여름이라 차가운 녹차가 나와서 결국 안섞고 그냥 먹었다. 날 추워져서 따뜻한 녹차가 나올때 다시 블렌딩에 도전해 봐야지. 


728x90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