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의 갓포요리집 슌노 카오리 미토우 다녀옴
블로그 후기보고 팍 꽃혀서 여긴 꼭 가야한다 싶어 바로 다음날로 예약문의하니 당연히 만석.
다행히 여차저차해서 운좋게 다음날 방문할 수 있었다.
위치는 듣던대로 찾기 좀 어려운데 나는 여유있게 와서 한바퀴 돌다 바로 찾긴했는데
전혀 이런 음식점이 있을것 같지 않은 건물에 간판도 건물 외부에는 손바닥만한 명패가 전부다 보니
내 옆자리 손님도 한참 헤매다 온듯.
건물 입갤하고 2층 올라가보니 매우*9999 일본스런 분위기의 가게 출입구가 보인다
덕트땜에 틀어봐야 별 의미는 없겠지만 쾌적한 점내 환경을 위해 가습기와 공청기를 가동하는것도 인상적
기본셋팅은 이러하다. 전형적인 일식집 스타일
따뜻한 물수건은 좋았는데 요리 시작전 치워버린다. 난 그래서 중간이나 끝날때쯤 한번 더 주나 했더니 안주고 끗.
접객에서 유일하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점임. 한번만 주려면 갈때까지 냅두던가 가져갈거면 끝물에 한번더 줬으면 함.
주문은 앞에 놓인 메뉴판을 보고 하면 되는데 어차피 21시 이후 2차로 와서 안주코스 먹을거 아니면 11만원짜리 단일 코스이니
음료만 고르면 된다.
사실 오기전 후기봤을땐 15만원쯤은 하겠다 싶었는데 생각보다 가격이 쌌던것도 오고싶었던 이유중 하나
이미 손님들이 많이 있어 내부는 찍질 못했고 카운터 분위기는 대략 이러함 카운터 8석에 4인용 작은 룸하나 있음
인테리어는 매우 맘에 들었다.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게 입장과 동시에 왠지 내가 도쿄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 번화가의
요릿집에 온듯 한 느낌이다.
시작은 늘 그렇듯 맥주로 시작
맥주는 산토리 밖에 없는데 한입거리 작은사이즈가 7000원 내가 주문한 380cc가 1만2천원
두어달 전 후기에는 6000원/10000원 이더니 그새 올랐음
시작은 토마토 젤리가 올라간 거제산 석화다
젤리 색깔이 투명해서 토마토 일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먹어보니 분명 토마토 맛과 향이 난다.
굴은 사이즈가 크다보니 4등분 해서 아래 깔려있는데 간만에 대형 석화 먹어보니 맛있었음
카운터 너머로 보이는 오늘의 재료들
두번째 요리인 금태찜
금태 껍질을 살짝 구워 나와 더 맛있는듯 위에 올라간 하얀게 뭐였는지 기억이 안나네 이놈의 기억력...
와사비가 즉석에서 갈아나오는 생와사비 치고 매운맛이 꽤 강해서 살짝 놀랐다. 다른테이블 설명할때 들어보니 나가노산 와사비란다.
회보다는 국물이 있는 요리에 잘 어울릴듯 하다.
요리가 나올때마다 오너쉐프께서 재료나 조리법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주는게 매우 좋았다.
세번째는 사시미
능성어와 단새우, 방울토마토와 김절임
사시미가 2가지니 좀 심심하긴 했다. 1종만 더 있었으면...아쉬움에 단새우 머리까지 다 씹어묵음
네번째는 핫슨
감태와 풀을 올린 멕시코산 아카미 즈께, 직접만든 이쿠라를 올린 참나물, 불질한 사바보우즈시, 튀김, 표고버섯의 구성인데
전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라 맛있게 잘먹었다. 쫀득한 풀이올라간 아카미 즈께도 좋았지만 양념과의 조화가 아주 좋았던 표고가 제일
인상적이었음. 향긋한 참나물도 좋았고. 상대적으로 튀김은 평범한편.
드라이한 사케 추천부탁드리니 가져오신 두병 중 내가 고른 사케.
와인같은 라벨에 꽃힘. 마셔보니 굿초이스.
우니를 갈아올린 차완무시
뚜껑을 열차 우니향이 확 풍기는게 식욕을 자극해 바로 한입 떠먹었는데 덕분에 아뜨뜨...입안 데임
최근 먹은 차완무시 중엔 원탑인듯
숯불에 구운 와규 살치살
원산지는 까먹었지만 호주산이 아닌 일본산 와규란다. 일본산 쇠고기가가 국내에 정식수입이 되는것도 처음 알았음
들깨소스에 무친 고사리가 곁들여졌는데 들깨와 고사리 둘다 그리 즐기는 식재료는 아닌데 둘이 합쳐지니 되려 괜찮았음
아니면 여기서 맛잇게 요리해서 그런거겠지
고기는 일본산 와규, 그것도 살치살 치고는 마블링이 심하지 않아 적당히 씹는맛도 있어서 개인적으론 괜찮았으나
지방사이에 살코기가 낀 입에 넣자마자 녹아없어지는 와규를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별로일듯
사실 고기맛보다는 시즈닝과 시어링이 열일한 느낌
지도리 나베
지도리라고 해서 일본산 닭고기인가 했는데 맛을보니 머릿속에 의문부호가 떠올라 메뉴를 뒤져보니 원산지가 국내산이다.
국내산 토종닭이란 이야긴데 어느동네 토종닭인지는 고기맛을 보고나니 즈언혀 궁금하지 않아서 물어보진 않았음.
특이하게 루꼴라를 얹어주는데 개인적으로 루꼴라를 좋아하기도 하고 국물과의 조화가 아주 훌륭한편이었음
따로 나온 유자후추를 살짝 첨가하니 돈코츠 라멘에 마늘 으깨 넣는거마냥 스프맛이 확 산다.
그래서 맛있게 국물퍼먹다 고기맛을 보니 '?'가 떠올랐던 것임. 고기맛이 지도리 치곤 너무 밋밋해서 그닥이었음.
마지막 요리는 솥밥
숯불에 구운 가마스(꼬치고기)를 올렸는데 사실 재료보고 살짝 실망했다. 남들 후기보니 소고기, 게, 장어 나오던데 ㅠㅠ
가마스 제철이 가을인데 봄이 다되어 가는 늦겨울에 생각지도 못한 가마스가 나와 좀 당황함
가마스가 맛없는 생선이라는건 아니고 내 개취엔 좀 그랬음.
마지막으로 주문한 보리소주
원래는 백년의 고독을 마시고 싶었지만 잔단위로 파는 소리소주가 이것밖에 없었기에 주문함.
맛은 전형적인 보리소주의 깔끔한 맛임
언더락으로 나오려는걸 얼음 빼고 부탁드렸더니 도쿠리에 넉넉하게 부어주셔서 감동 ㅠㅠ
식사 세팅은 대략 이러하다. 쯔께모노와 미소시루.
소주따라먹으라고 나온 우스하리잔. 사케잔이라는데 생긴건 걍 샷글라스네?
모양은 집에 있는 맥주용 우스하리 잔과 동일한데 사이즈만 스트레이트 잔 크기로 작게 나왔다.
좋은 쌀을 쓰는지 밥맛은 매우 좋았음
가마스도 맛있었고 그래도 소고기, 게, 장어 생각 나는건 어쩔수 없음
솥밥은 그자리에서 다 먹을 수도 있고 남으면 오니기리로 포장해서 준다고 함
미소시루나 쯔께모노는 리필되는데 미소시루만 한번 리필함. 장국보다는 안에 든 유바가 한번 더 먹고 싶어서 ㅋㅋㅋ
마지막 디저트는 술지게미 아이스 크림. 술지게미 아이스크림은 처음먹어봤는데 난 바닐라 맛이 더 나은듯
전반적으로 접객도 수준급에 양도 적당하고 요리도 국내기준으로는 이가격대에 나오기 힘든 수준의 아주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계절마다 한번쯤은 방문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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