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간해선 국내에서 라멘집을 잘 다니지 않는 편인데 일본 다녀온지도 오래 되었고 라멘은 먹고 싶고 게다가 요즘 라멘서유기라는 드라마 까지 보고나니 도저히 안먹고는 못 배기겠어서 마침 근처에 갈일도 있었겠다 울트라멘에 방문해 봤다.
입구샷
입구는 변함없다. 예전에 한참 다닐때에 비해 영업시간이 좀 당겨진 것과 정기휴일이 생긴 것을 빼면.
메뉴판
메뉴는 방문이 뜸샜던 사이에 약간의 변화가 보인다. 2000원하던 살코기 차슈가 없어지고 3000원짜리 삼겹 차슈로 통일. 라멘에 기본제공되는 것도 아마 삼겹으로 바뀌었겠네...전의 살코기 차슈도 지방의 고소함과 단맛은 적지만 나름의 식감을 즐기는 편이라 굳이 비싼 삼겹차슈로 주문 안했었는데 약간 아쉽게 되었다.
그래도 십여년간 라멘이 약간 오른 것을 제외하고는 개업당시 가격이니 가게입장에서는 이익률이 많이 떨어졌을 것 같다.
뒷면을 보니 두시 런치 전용으로 보이는 햄버그 정식도 생겼고 뭣보다 충격적인건 소주도 판다는 것. 사장님께 여쭤보니 의외로 소주 찾는 손님들이 많아서 들여놔 봤다고. 그러고 보니 예전엔 아사히 병맥도 있었는데 메뉴에서 사라졌다.
일단 시원한 생맥부터 한잔
예전엔 종업원이 최소 3명 많으면 4명까지도 있었는데 몇년전부터는 핵심멤버 딱 두분만 계신다. 전에는 일 배우려는 것으로 보이는 주방스탭이 매번 한명씩은 보였는데 대부분 몇달 못버티고 새로운 얼굴도 바뀌더니 요즘은 그나마도 없는 것 같다.
반찬은 예전 그래도 김치와 생강절임
둘다 솔직히 그리 맛있거나 특색있는 반찬은 아니다. 김치는 평범한 중국산, 생강도 저렴한 녀석으로 추정되는데 라멘집에 반찬 기대하고 오는건 아니니 내게는 크게 문제 안되지만 저 용기는 좀 바꾸면 좋지 않을까 싶다. 집게때문에 뚜껑이 제대로 닫히지 않다보니 아무래도 위생적으로 좋아보이지는 않음.
가게 내부에는 울트라맨 관련 피규어들이 전시되어 있다.
주방쪽을 보니 예전에 카운터 석이 있었을 때가 기억난다. 개업초기에는 면을 외부에서 납품받았기에 지금 제면기가 있는 자리에 카운터석이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 성향상 자리가 없는게 아니면 한명이 와도 테이블에 앉는 경우가 많고 자가제면을 시작하면서 좁은 가게에 제면기를 놓을 곳이 없어서 카운터석을 철거하고 반죽기와 제면기를 설치해 놓았는데 옛날 기억이 문득 떠오르니 카운터석에 앉아서 먹고 싶어져서 없어진게 살짝 아쉽기는 하다.
돈코츠쇼유M + 차슈추가
돈코츠 육수와 간장소스 그리고 쿠로마유가 어우러진 스프의 맛은 여전히 국내기준으로는 완성도 높은편이다. 자가제면한 면의 탄력이나 식감도 괜찮은 편이고 단짠의 조화가 잘 된 부들부들한 삼겹차슈도 맛있음. 다만 단품의 맛으로는 삼겹차슈가 나을지 모르나 라멘의 토핑으로는 예전의 살코기 차슈가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근데 확실히 진한맛으로 주문 했음에도 예전에 느꼈던 찐득함은 느끼기 힘들고 스프가 라이트하다는 느낌이 들어 약간 아쉬움이 남는다. 원인은 가게 탓이 아닌 내 입맛이 변한것.
본토의 유명 라멘집들을 돌다보니 확실히 입맛이 변해서 더이상 이정도의 진함은 내게는 별다른 감흥이 없다. 객관적으로 봤을땐 가게의 맛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똑같은데 내 주관적 느낌은 원래 이렇게 국물이 마일드 했나 싶다.
차항은 예나지금이나 어지간한 중국집 떡바르는 맛이다. 이것만큼은 본토와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맛. 울트라멘 방문한다면 필수 주문 메뉴다.
한동안 본토라멘맛은 볼 수가 없으니 국내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라멘집인 울트라멘에서 아쉬움을 달래야겠다.
'한국 > 서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초] 칭하이 - 콜키지 프리로 즐기는 중식 (0) | 2020.06.20 |
---|---|
[강남] 로리스 더 프라임 립(Lawry's The Prime Rib) - 부드러운 로스트 비프와 해물 가득 파스타 (0) | 2020.06.15 |
[양재] 일일향 6호점 - 새로운 도전보다는 늘 먹던것 위주 (0) | 2020.06.13 |
[신사] 김수사 - 지금도 가성비 끝판왕인데 계속 업그레이드 되는 곳 (0) | 2020.06.06 |
[신림] 원조민속순대타운 - 몇 년에 한번씩은 꼭 생각나는 곳 (0) | 2020.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