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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가성비의 기준이 다르고 가성비를 측정할때의 하한선인 절대적인 질과 상한선인 절대 가격도 다를 것이다. 나는 요즘은 스시야는 어지간해서 10만원을 넘으면 잘 가지 않는다. 왜냐하면 일본 스시야들을 다녀보니 국내에서 저녁기준 10만원 후반대까지인 흔히말하는 미들급 스시야 대부분의 만족도가 훨씬 저렴한 만엔 초반대의 일본의 스시야들 보다 못 했고 그냥 그 돈아껴 일본에서 먹자로 생각이 기울어서(특히나 술값까지 따져보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최근에는 국내 스시야는 아예 저렴한 5만원 이하의 엔트리급 스시야 들이나 김수사 정도만 다니게 된다. 하이엔드 스시야들은 어차피 원래부터 내 관심 밖이었고  김수사는 내 가성비 측정 기준의 하한선보다는 훨씬 좋은 퀄리티에 절대가격도 넘지 않는 내 기준엔 국내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스시야다. 특히나 흔히 말하는 코스파로는 일본의 스시야들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그래서 제대로 된 사시미와 스시 먹은지도 오래되었겠다. 단골인 일본의 유명 조리학교 출신의 미식평론가 분과 김수사에 다녀왔다.

자리셋팅

동반인 덕에 단골 찬스로 카운터 자리 중 제일 명당인 오너쉐프님 앞으로 예약했고 인당 9만원인 특사시미 정식으로 주문했다. 스타터는 김을 올린 자완무시.


이날의 협찬주인 THE NIKKA Tailored

더 닛카 테일러드는 몰트위스키와 그레인위스키를 블렌딩한 블렌디드 위스키인데 전에 일본에서 사와서 마셔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은 위스키다. 뚜껑따기 전만해도 뭐 그저그런 무난한 블렌디드 위스키겠거니 했는데 막상 잔에 따라 향부터 맡아보니 달콤한 과일향이 진하게 휘몰아 치는데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했다면 당연히 싱글몰트라고 생각했을 거다. 맛은 은은한 단맛 이후에 초콜렛같은 드라이함이 스쳐지나가면서 피니시까지 쭉 밀어주는데 20년 이상 숙성한 고숙성 스카치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마셔본 블렌디드 위스키 중에 최고로 맛있는 위스키다. 개인적 취향으로는 어지간한 싱글몰트 12년 정도는 쌈싸먹는 수준. 이 날 술이 너무 맛있었던 탓에 초반부터 미친듯이 달려서 솔직히 후반부는 잘 기억도 안난다.


매일 먹어도 맛있을 것 같은 대게살


전채 모듬 접시 정도 되려나?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전복내장, 전복, 한치+열빙어알, 문어다리, 오징어+고노와다, 고등어 마끼, 우니 의 구성

하나하나 특징적인 맛이다 보니 즐거움이 배가 되고 술이 쭉쭉 들어간다.


도미육수로 만든 스이모노 햐얀건 생선살 튀김인데 아마 도미겠지?


도미 뱃살과 폰즈소스


씹을수록 감칠맛이 배어나오는 도미뱃살들


벳따라 즈께

평범한 노란 단무지보다는 훨씬 맛있다.


사시미는 민어였던 것 같고 시오곤부를 곁들였다. 올해 첫 민어 인데 아직 제철까진 아님에도 특유의 식감이 살아있었다.


히라스

가마도로 아니면 가마도로에 가까운 뱃살로 추정되는데 마블링이 예술이다. 소금살짝 찍어먹으면 혼마구로 뱃살 버금가는 단맛이 느껴지고 특유의 서걱거리는 식감도 느낄수 있음


아까미 + 스미소

참치에 스미소 조합은 처음보는데 의외로 궁합이 좋다.


참치 뱃살

곁들여 먹을 것들이 다양하게 같이 나왔는데 역시 교과서적인 방법인 와사비 듬뿍에 소금 살짝이 최고인듯.


삼치 와라야끼

두가지 야쿠미로 각기 다른 맛을 즐길수 있게 나왔다.


장국이 나온걸 보니 이제 스시타임 인듯

장국은 스이모노에 비해서는 크게 인상적이진 않다. 생선육수보다는 새우 머리 같은 갑각류육수를 쓰면 더 좋을 것 같다.


도미 였던듯???


히라스

사시미로 나왔던 것과 동일한 부위다. 화려한 마블링이 보기만해도 설레일 정도


청어

야쿠미로 올라간 바질이 향도 좋고 느끼함도 잘 잡아준다.


민어전

노릇하게 부친 민어전은 냉동 대구전 따위와는 비교도 안된다.


이쿠라


우나기

김수사에서 민물장어는 처음인데 전문점 만큼은 아니지만 부드럽게 살살 녹는게 괜찮았다. 숯불에 살짝 구워 겉면을 크리스피하게 나왔으면 완벽했을듯


우니

9만원짜리 코스라 그런가 질 좋은 말똥성게가 푸짐하게 나왔다.


네기도로


이때쯤 부터 꽐라가 되서 맛이가서 뭔 생선 구이인지 기억이 안나네...

생선구이에는 역시 다이콘 오로시가 최고구나 했던 것만 기억난다.


새우튀김이 전보다 크기가 커쳤다. 덴뿌라 전문점 같은 폭신한 튀김옷은 아니지만 익힘은 괜찮았던 듯.


아나고

우나기가 나왔기에 안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이렇게 또 챙겨주심

 

후또마끼가 나왔길래 이제 진짜 끝인가 했는데.....


??? : 응 아냐~~~


교꾸


마지막 디저트인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간신히 한숨돌리고 터질듯한 배를 움켜잡고 나왔다.


언제나 그랬지만 절대적인 퀄리티도 절대 떨어지지 않으면서 이 가격에 이만한 퍼포먼스를 내주는 곳이 또 있을까 싶다. 이날은 특히 단골과 같이 간덕에 오너쉐프님이 더 잘 챙겨주신 것 같다. 맛있는 요리에 맛있는 술로 배뻥에 꽐라가 되었던 행복한 날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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