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시그넷을 생산하는 글렌모렌지는 꽤나 유명한 증류소다. 특히 코로나가 터지기 전만해도 대표작 중 하나인 오리지널 10년숙성 1리터를 남대문가면 6만원도 안하는 가격에 살 수 있어서 나도 한번 사서 마셔봤는데 가격대비 괜찮은 위스키 인 것은 수긍이 되지만 너무 평범한 버번캐스크 숙성위스키라는 느낌이라 딱히 그 이상의 매력은 못 느꼈었다.
그러던 중 내가 12년급 싱글몰트 중엔 제일 좋아하는 벤리악12년 쉐리를 사러 남대문에 들렀을때 마침 재고가 없어서 대신 뭘 살까 고민하는데 주인아주머니가 이거 한번 잡솨봐~ 하고 추천해 준게 글렌모렌지 오리지널을 쉐리캐스크에 2년 추가숙성한 라산타였다. 살짝 찜찜하긴 했어도 이름정도는 들어본거라 속는셈치고 사와서 마셔보니 잠시나마 의심했던게 미안할 정도로 맛이 괜찮은게 아닌가???
버번캐스크에 10년숙성된 오리지널을 고작2년 쉐리캐스크 피니싱을 한 것 뿐인데 어지간한 풀쉐리 스카치보다 쉐리의 풍미도 전혀 뒤지지 않고 오히려 더 나은느낌. 모르고 마셨으면 풀 쉐리로 착각할 만큼 강한 쉐리캐스크 캐릭터에 버번의 바닐라, 꿀향도 은은하게 섞여있어서 벤리악 12년 쉐리 못지않게 좋아하는 위스키가 되었다.
그러고 나니 글렌모렌지 오리지널 베이스로 와인캐스크 피니싱한 나머지 2가지 위스키인 퀸타루반과 넥타도르에 당연히 관심이 가게 되었는데 마침 모 리쿼샵에서 포트와인캐스크 피니시인 퀸타루반을 싸게 팔기에 바로 달려가서 업어와서 마셔봤다.
색은 색소를 탔을 수도 있지만 12년 치고는 아주 진한편이고 뚜껑을 따서 향부터 맡았는데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이거 그냥 포트와인에 스피릿 탄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대놓고 포트와인향이다. 와인비해선 도수가 높은 만큼 알콜의 쏘는 향이 강하다는 차이는 있지만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시향했다면 포트와인에 고도수 브랜디를 이빠이 부은거 아닐까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본격적으로 맛을 보니 향에서도 느꼈지만 건포도와 포도시럽의 느낌이 강한 그냥 도수 존나 높은 포트와인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위스키다보니 적당히 쏘는 맛도 있고해서 향은 달지만 맛은 어디까지나 드라이해야 하는 내 취향을 완전 저격해버렸다.
쉐리캐스크 위스키를 처음 마셔보고 한동안 쉐리만 존나게 찾아서 먹었었는데 이제 포트캐스크에 꽂혔으니 한동안은 포트캐스크 숙성만 찾아다닐 것 같다. 일단 믿고마시는 카발란 솔리스트부터 구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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