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께서 어렵게 구한 일품진로 19년 숙성을 개봉하시겠다고 해서 조금의 고민도 없이 김수사로 모였다.
올해 풀린 9000병 중 1926번째. 병과 포장은 고급스럽게 잘 만들었다.
근데 맛은 솔직히 그리 인상 깊진 못했다. 특히나 가격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그 돈이면 그냥 스카치 위스키를 사먹고 말지.
원주 자체가 고급 증류주를 만드려고 한 게 아니고 희석식 소주에 섞어서 프리미엄 희석식 소주를 만들 용도로 만든 거라 그런지
숙성기간에 비해 맛의 펀치력이 너무 약하다. 첫맛은 그럭저럭 괜찮지만 목넘김도 전에 벌써 향과 맛이 죽어버려서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지난번과 동일한 기본 셋팅
주문은 9만원짜리 특사시미 코스로 했다. 그러고보니 예전엔 웰컴디쉬가 복어회였는데 언젠가부터 자취를 감추었다. 복어 맛있었는데 쩝...
시작은 이름은 기억 안나는 스파클링 와인
역시 식전주로는 주종불문 탄산이 최고다.
게살 내장무침
도화새우
사이즈가 엄청 큰 도화새우가 나왔다. 맛이야 뭐 새우 회 중에서는 이세에비 다음으로 최고
한치를 고노와다와 섞어서 나왔는데 쫀득한 한치 식감과 고노와다의 바다향이 잘 어울렸다.
아까 먹었던 도화새우의 머리와 꼬리가 튀겨져 나왔는데 김수사의 튀김공력도 갈수록 상승하는 듯?
올해 첫 송이를 만나고 나니 비로소 가을이 왔음이 체감이 된다.
우니마끼
우니도 쓴맛없이 진한 감칠맛이 가득했다.
도미 뱃살 위에 트러플 소금을 올려서 나왔다.
숙성이 잘 되어 살살녹는 도미뱃살과 입안에 확 퍼지는 트러플 향이 그야말로 입안에서 춤춘다.
광어와 시오곤부
앞에 나온 조합도 기가막혔지만 이쪽도 만만치 않다. 감칠맛 폭발.
하마치 가마도로
새끼 방어인데도 부위가 부위인지라 기름은 잘 올라와 있다. 소금 살짝 찍어 먹으면 약간 서걱한 식감과 함께 단맛이 쫙 퍼진다.
삼치 와라야끼
삼치를 짚불로 훈연해서 유자후추와 무를 갈아 올려 나왔다. 삼치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이렇게 껍질 쪽을 살짝 구우면 더 맛있어지는 듯
참치 3종 세트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대뱃살, 등살, 중뱃살
처음에 언뜻 보고 생참치인가 싶었을 정도로 해동이 기가 막히게 잘되어 나왔다.
참치 내장 젓갈인 슈토다.
염도가 높아서 소량씩 회와 곁들이거나 술도둑이라는 이름대로 안주로 먹으면 좋다.
해물 모듬 플레이트
구성은 지난번 방문 때와 동일했다. 예전엔 없던 이런 손이 많이 가는 소요리가 많아진 거 보면 안주하지 않고 계속 발전시켜나가려는 오너쉐프님의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
연어알 덮밥
연어알도 퀄리티가 꽤 괜찮았다.
니기리 스시 첫 점은 전갱이였는데 솔직히 이때쯤 오면 항상 술이 한참 올라와 있어서 특별히 엄청나게 인상 깊은 게 아니면 어땠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
하여튼 맛있게 먹었다는 거 밖에는....
아까 사시미로 나왔었던 하마치
성어 못지 않게 진한 맛이 일품이었다.
장국이 나오는 걸 보니 슬슬 마무리인 거 같다.
생선육수의 감칠맛이 맘에 들어 리필까지 했음
네기도로를 군함말이가 아닌 니기리스시로 만들어서 나왔는데 이것도 신선한 시도인 듯.
새우야채 버터구이
뻔한 요리라 별로 어려울 것이 없어 보이는데 가끔 이것도 맛없게 나오는 일식집이 있었던 것으로 봐서는 또 보기만큼 쉬운 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고소한 버터와 새우, 야채의 맛도 좋고 특히 위에 올려진 무순을 같이 먹으면 버터의 느끼함을 잡아줘서 좋았다.
폭신한 아나고 스시
후또마끼
솔직히 후또마끼는 도쿄 스시유우의 오늘재료 몰빵 후또마끼 이후로는 어디가서 먹어도 별 감흥이 없다.
아오리 이까 덴뿌라와 문어 가라아게
초반에 나온 도화새우떄도 느꼈지만 튀김도 한결 업그레이드 되었다. 사실 그전에 나오던 새우나 고추, 고구마 튀김은 동네 횟집하고 비교해도 별로 차별화가 안되어서 김수사에서 유일하게 아쉽던 부분인데 이것마저 업그레이드가 되었으니 더 이상 바랄게 없다.
낫또
김수사에선 처음 본 듯한 낫또다. 청국장은 좋아하지만 낫또는 그리 즐기지 않아서 뭐라 쓸게 없네
앵콜스시는 불질한 엔가와
나오자마자 따뜻할 때 먹어야 기름진 맛이 배가 된다.
매운탕은 속풀이에 최고.
그리고 또 이어지는 앵콜 스시들....이건 능성어
삼치
이건 차마 양심상 달라고 하기 죄송해서 농담식으로 일행에게만 또 먹고 싶다고 했는데 그걸 또 기가 막히게 캐치해서 챙겨주심.
연어알 군함말이
마지막 후식 아이스크림과 식사로 나온 소바
가을에 접어들어서 인지 지난번보다 재료 종 수도 많아 진 것 같고 요리도 그 짧은 기간에 업그레이드가 된 김수사.....이제는 어디까지 진화할지 무섭기 까지 하다. 손님으로 온 나야 좋지만 다른 스시집들은 어찌 장사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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