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묵은지 하나 더 꺼내본다.
나는 어딜가든 혼자다니는걸 선호한다. 외로움을 잘 타는 성향도 아니고 일정이 꼬이든 급변경을 하든 일행 눈치볼 것 없이 내 꼴리는대로 다닐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혼자다니는 편이다. 그래서 혼자다니기 편한 일본여행을 많이 간 것 도 있고. 근데 어쩌다보니 3년전에 지인과 간사이 지방을 간 적이 있었는데 원래 말도 많고 활발한 사람이 외국에 나와서 이빨도 못털고 갑갑해 하는 것 같아서 마지막날은 한국인이 하는 곳으로 가보려고 찾아보다가 방문한 곳이 쇼(承)다. 가게이름은 아마도 오너쉐프님의 이름 중 한글자에서 따온 듯 한데 국내 블로그등의 후기를 보려면 "오사카 승"으로 검색해야 찾기 쉽다.
이 곳은 한국인 오너쉐프와 일본인 부인 단 두분이 하는 일본요리집인데 다녀온지 오래되서 요즘도 그렇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1타임에 딱 1팀만 받아서 영업하기 때문에 두명만 와도 사실상 대관이나 다름 없다. 나 혼자 간 거였으면 애초에 갈 생각자체도 안했겠지만 같이 간 지인은 간만에 언어장벽없이 소통할 수 있어서 매우 만족해 했다. 물론 요리도 맛있었고. 다만 지금 돌이켜보면 한국인 손님이 많은게 장기적으로는 가게에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반대로 중국인 오너쉐프가 우리나라에 한정식집을 냈다고 하면 나같아도 선입견부터 생길테니....어쩄든 방문한지 3년이 지난 시점에도 가게가 유지되고 있는 것을 보면 현지에서도 나름의 경쟁력을 인정 받은게 아닐까 싶어 다행스럽다. 다녀온지 오래되어 요리 각각의 맛이나 특징은 잊어버린지 오래고 사진위주로 달려본다.
가게 정보는 여기 참조--------------https://restaurant.ikyu.com/115632/?ikgo=2
가게 입구
신사이 바시 유흥가 뒷골목에 자리한 빌딩 2층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가 들어가기 전 타임에는 한국인 여자손님 2분이 다녀갔다고.
인당 만엔짜리 오마카세 단일메뉴기에 음료주문만 하면 된다. 술은 나도 사케는 쥐뿔도 모르니 그냥 추천부탁드렸는데 잔부터 초이스 하라고 보여주신다.
특별할 것은 없는 테이블 셋팅
모르는 양조장의 모르는 사케
전채
다녀온지 너무 오래되서 뭔지 잘 기억이 안난다. 무화과였나....
스시
갑자기 유자가 나와 뭔가 했더니???
뚜껑을 따고보니 안에 우니가 들어간 자완무시 아니....유자껍질을 그릇으로 썼으니 유즈무시가 되나??? 하여튼 계란찜이 있다.
껍질콩과 무, 표고버섯 그리고 하모가 들어간 국물요리
아는 양조장의 모르는 사케
왠일로 사알못인 나도 아는 핫카이산의 사케가 등장
사시미
아카미, 한치, 청어, 관자 였던듯
니모노(조림)의 차례였던듯
지금보니 로리스의 프라임립스러운 로스트비프가 눈에 띈다.
메인 요리인 와규 안심 화로구이
A5등급의 최상급 와규를 쓰신다는데 맛이야 뭐 더이상 논할 필요가 없다.
모르는 양조장의 모르는 사케 두번째
아카미소가 아닌 시로미소 된장국은 오랜만이다.
마지막은 좀 더 센 술로 달려본다.
밥과 츠케모노
디저트
내가 일본요리집을 많이 다녀본 건 아니지만 그 몇번 안되는게 워낙 날고기는 곳들이어서 솔직히 이 곳의 요리들 중 크게 인상적인 요리는 없었던 것 같다. 근데 그거야 비교대상들이 워낙 사기급인 곳들이고 가격도 여기보다 훨씬 비싸서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고 역설적으로 뭔가 아쉽다거나 나쁜기억이 없는 것만으로도 이곳의 수준이 보통 이상임을 반증하는 것 아닐까 싶다.
오너쉐프님이나 오카미상의 접대도 아주 친절해서 일본에 간 김에 일본요리집을 경험하고 싶은데 언어장벽이나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한번쯤 들러볼 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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