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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야오토가 문닫지 않았다면 저녁은 히가시 히로시마의 사이조로 이동해서 양조장 한바퀴돌며 무료시음하고 저녁에는 스시야 오토를 갔겠지만 스시야 오토가 폐업한 관계로 이제는 더이상 사이조를 갈 일은 없을듯하다. 그래서 저녁에 갈만한 곳을 찾아보다 가격은 스시야 오토보다 훨씬 비싸지만 히로시마 유일의 미쉐린 3스타를 받은 기세츠노료리 나카시마를 예약했다. 이곳의 오너쉐프도 오사카의 츠지조리학교 출신인데 이 학교에 한국인 유학생도 꽤 많다고 들었건만 왜 국내에는 이학교 출신 유명쉐프가 없는건지 모르겠다. 아니면 나만 모르는 거 일수도...

스시야 오토보다 훨씬 비싸다고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스시야 오토가 미쉐린 별받은데 치고는 말도 안되게 저렴했던거고 더군다나 여기는 3스타니 1스타인 스시야 오토보다 비싼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 그러나 내가 가는 식당이 대부분 그렇듯 이곳 나카시마도 3스타 치고는 아주 저렴한 가격이다. 가격만 놓고보면 1스타 식당과 별차이 없는 수준 역시 가성비충인 내가 가려고 맘먹은데는 다 이유가 있다. 참고로 이곳은 디너만 영업하는 단일코스 메뉴이고 15000엔인데 세금하고 봉사료 붙으면 대충 17000엔 정도다. 1스타도 디너에 15000엔 넘는데가 수두룩 한데 3스타가 이가격이면 무조건 가봐야지.


가게홈페이지는 여기 ------- http://nakashima-ryori.com


가게 전경

히로시마역에서 한정거장 떨어진 신하쿠시마역에서 설렁설렁 걸어 10분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외관은 엄.근.진. 워크인은 받지도 않지만 시도도 해볼 생각 안드는 외관이다. 예약은 개점시간인 6시에 해서 가게앞에 여유있게 도착해서 주변을 서성이다 6시 땡 하자마자 들어갔는데 나보다 먼저 온 손님이 있네??? 단골이라 먼저 받아줬나보다.

 

첫 요리는 바지락 스프

바지락 외에도 키노메, 버섯, 콩이 들어가 있는데 걸쭉하게 내온 다시가 일품이다. 본격적인 식사 전 위장을 따뜻한 국물로 코팅해주는 듯한 느낌


여기서도 첫잔은 생맥이다 잔도 고급스러움

요리외에는 촬영금지라 내부사진은 못 찍었지만 카운터 7~8석에 4인 룸이 뒤편에 있는 자그마한 가게인데 인테리어를 리뉴얼한지 1년 남짓이라 아직까진 새 가게처럼 깔끔했다. 오너쉐프가 요리를 전담하고 사모님이 오카미(여주인)역할, 그리고 서빙보조 여종업원이 한명 있었는데 오카미상과 여종업원은 매우 친절하고 묻지 않아도 이것저것 챙겨주고 물어봐주는 반면 오너쉐프는 내가 본 요리집 사장님들 중에 최고로 과묵했다. 들어 올 때 형식적인 인사 외에는 눈 한번 마주치지 않고 본인 할 일만 집중해서 하는데 처음에는 내가 뭔가 실수를 했나 싶기도 하고 아니면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가 맘에 안드는건가란 생각이 들 정도. 그래서 처음에는 꽤 불편했는데 그 뒤로 다른 손님들 들어와서 대하는 걸 보니 나랑 별반 차이도 없고 단골 손님인 듯 한 손님이 말을 걸자 마지못해 한마디 대답하는거 말고는 한번도 본인이 먼저 친목질을 시도하지는 않아서 그때서야 내가 오해했구나 싶었다. 원래 과묵한 성격에 친목밴 컨셉인듯.

다음은 사시미 타임

사시미는 성게, 오징어, 자연산 도미이고 흔한 재료들이라 안 먹어봐도 아는 그 맛이지만 재료의 질은 확실히 좋은게 느껴진다. 와사비도 크기부터 어마무시하고 향도 일품.


무시아와비

위에는 게우소스를 올렸는데 이것도 사실 요리자체는 국내 스시집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거라 식상했지만 재료빨이 달라 맛은 비교불가. 나중에 손질 전 사진을 태블릿으로 보여줬는데 어른 손바닥보다 큰 전복이었음. 그리고 접시도 뭔가 심상치 않아 보였는데 오카미상이 실제 금박을 입힌 100년 된 접시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다음요리의 그릇도 심상치 않다.


뚜껑을 열면 벚꽃잎으로 감싼 사쿠라 모찌와 도미찜 요리인데 다시 맛부터 명불허전이다. 일단 재료부터 전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고 벚꽃향이 은은하게 나는 떡의 풍미와 도미의 맛이 한 개 더 먹고 싶을 정도로 환상적. 이날 나온 도미의 해체 전 사진도 봤는데 대략 미터급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이쯤에서 사케로 갈아탄다. 사케는 쥐뿔도 모르므로 당연히 추천받음.


잔이 특이하게 나무잔이다.

얘도 모양은 심플하지만 장인이 수제작한 비싼 잔일것 같은 느낌이다.


아스파라거스 튀김

아스파라거스도 참 장르 안 가리고 자주 나온다 양식, 일식., 덴뿌라등등 근데 이거 한 점으로 튀김 공력을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점심에도 덴뿌라 전문점인 텐코혼텐에서 아스파라거스 튀김을 먹었었는데 그것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미야자키산 와규 구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소고기다. 지방이 많지 않은 부위라 살살 녹는 식감은 없지만 대신 씹을때마다 흘러나오는 진한 육즙이 일품이다. 칼집을 내서 질기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씹는맛이 있도록 한게 비법 중 하나인듯.


키조개 관자

사이즈부터 남다르다. 역시 3스타라 재료빨들이 장난 아니다.


확대샷

관자요리 자체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역시 음식에 대한 호불호는 좋은 재료로 잘 조리한 걸 먹어보고 결론 내야한다.


킨메다이(금눈돔) 스이모노

내가 좋아하는 키노메가 자주 보이니 반갑다. 앞서 나온 다시들에 비해 깔끔하고 가볍게 하지만 맛은 풍부한 다시였다. 안에 들어간 재료들도 죽순, 미역, 킨메다이 뭐 하나 대강 넘어갈만한 맛의 재료들은 없었고.


마지막 요리는 노도구로(눈볼대) 구이

기름지고 고소하기로는 흰살생선중에 거의 원탑인 노도구로, 내가 대충 후라이팬에 구워도 맛없을 수 없는 노도구로를 전문요리사가 겉바안촉으로 구웠으니 양이 적은거 말고는 대만족이다. 곁들여 나온 무도 보리된장에 찍어먹으니 시원한 맛이 입가심으로 제격.


식사는 죽순 솥밥

죽순도 매우 좋아하지만 솔직히 동물성 재료가 아닌게 쪼끔 섭섭하기는 했다.


이것만으로도 밥한공기는 뚝딱 가능할 것 같은 쯔께모노


밥 한공기를 먼저 퍼주고 요청하면 그때그때 솥에서 퍼주는데 솔직히 내가 먹어본 솥밥중에 제일 맛있었다. 정확히는 밥맛만 놓고 보면 제일 맛있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전체적인 맛은 청담동 갓포산의 트러플 한우 솥밥이 당연히 최고인데 그건 재료빨이 개 사기인거고 순수 밥맛으로만 놓고 보면 태어나서 먹어본 밥 중에 여기서 먹은 솥밥이 최고로 맛있었다. 죽순향이 은은하게 밴 쌀알이 꼬들꼬들하게 씹히면서도 쫀득한 식감의 밥과 아삭하게 씹히는 죽순의 조화.......아까 솥밥재료를 보고 살짝 실망했었던 내가 부끄러워지는 맛이었다.

두공기 쯤 먹고나니 배가 불러서 남은건 일회용 도시락에 포장해서 받았는데 다음날 아침에 전자렌지 돌려 먹어도 존맛이었다.

디저트는 딸기모찌


식사 중반까지는 외국인은 나 혼자이다 갑자기 홍콩인으로 추정되는 4인 가족이 들어와 뒤편의 테이블에 앉았는데  오카미 상도, 나카이상도 아주 기초적인 영어 외에는 소통이 어려워 보였다. 답답해서 내가 통역이라도 해주고 싶을정도 였으나 평소 오지랖극혐인 내 성향상 그냥 가만 있었음. 영어로 소통은 쪼까 어려워 보이니 참고바람. 아.....근데 그 손님들 오고나니 영어로 된 메뉴를 나눠주는데 나한테도 영어 메뉴라도 괜찮으시면 드릴까요? 라고 물어봐서 덕분에  하나 받아왔다. 일어보다 영어가 더 편한데 오카미상은 아마 반대로 생각한듯....혼자가서 나오는족족 먹다보니 식간에 뜨는 시간이 좀 많았는데 오카미상이 미쉐린 가이드를 가져와서 보여주기도 하고 가게에서 사용하는 그릇을 제작한 장인의 소개자료나 자료들 해체 전 사진을 보여주기도 해서 지루하지 않았다. 갈때도 엽서, 감사편지, 오너쉐프의 아버님이 직접 만들었다는 책갈피와 명함까지 챙겨주는 세심함에 감동.

처음에는 과묵한 오너쉐프 덕에 살짝 오해도 있었으나 훌륭한 요리들과 오카미상, 나카이상의 훌륭한 접객 덕에 기억에 오래 남을 식사가 되었다. 다음에 히로시마에 갈일이 있으면 한 번정도는 더 가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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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점심에는 몰리에르 저녁엔 스시 미야카와를 갔으니 그야말로 3스타의 날이었다. 스시 미야카와도 몰리에르와 마찬가지로

 3스타라고는 믿기지 않는 저렴한 가격(세금, 봉사료 불포함 16,000엔) 때문에 무조건 가야하는곳으로 찍어 놓은 곳이었다.

3스타가 1스타 가격이면 무조건 가봐야지!!!

그런면에서 홋카이도는 가성비 혜자인곳이 많은것 같다.


홋카이도에선 유일한 미쉐린 3스타 스시야인 미야카와는 사실 작년에도 예약해서 가려고 했었는데 숙소변경때문인지 예약당일 확인 전화를

해보니 예약이 취소되어 있어 당일날 급하게 미슐랭과 타베로그 고득점 스시야 전부 전화 돌렸었다.(덕분에 요이치 증류소 시음장에서

가게찾고 전화 돌리느라 정신 없었지) 간신히 한군데 당일예약에 성공한게 1스타인 스시도코로 아리마였는데 영업시간이 밤늦게까지라 

늦은시간에는 예약이 비교적 수월했던듯 하다. 올해는 다행히 별일없이 전날 예약확인까지 마쳤는데 했는데 문제는 당일 컨디션이 너무

안좋아서 호텔에서 2~3시간 누워있다 나왔음에도 스시고 뭐고 아무것도 먹고싶지 않았었다.


어쨌든 어렵게 예약하기도 했고 당일 캔슬은 가게에 대한 예의도 아니기에 꾸역꾸역 찾아갔는데 15분전쯤 도착했음에도 1부 영업 종료 후

아직 가게안 정리가 안되어 밖에서 좀 기다려 달라고 해서 밖에서 10분쯤 기다렸다. 문제는 이날 하루종일 눈보라가 몰아치는 추운날씨에 몸도

안좋아서 10분도 꽤 힘들었음. 2부 가실분들은 되도록 시간 딱 맞춰가시길 권한다.


가게홈페이지는 이쪽-------http://www.sushi-miyakawa.com

 

가게앞에는 2대정도 세울수 있는 주차면도 있다. 이치겐도 그렇고 확실히 대도시보다는 주차가 여유 있는듯


테이블 셋팅

1빠로 입장해서 음료메뉴를 고르는데 도저히 술먹을 상태가 아니라 탄산수로 대체. 잔은 역시 우스하리


스타트는 차완무시

3스타 답게 차완무시 위에 참돔 시라꼬와 어란이 토핑이 되어 있는데 둘다 내가 없어서 못먹는 귀한재료들이라 받자마자 퍼먹었는데

상급품 어란의 끝내주는 감칠맛에 크림보다 더 크리미한 시라꼬가 하나되어 입안에서 녹진하게 퍼지는데 첫 요리부터 느낌이 아주 좋았다.

     

고부지메한 옥돔


그러고 보니 옥돔 회나 스시를 먹어본게 언젠지 기억도 잘 안난다. 일본에선 의외로 간간히 보이는데 한국에선 내가 스시집을 별로 안다녀서

그런건지 본기억에 없네. 와사비를 곁들여서 소금찍어 먹으면 바삭바삭한 껍질과 레어로 익은 껕질아래, 그리고 날것인 속살의 맛을 전부

음미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옥돔은 회보다는 고소한 구이라고 생각하는데 여기서는 이렇게 세가지 맛을 한점에서 다 즐길 수 있었음


스미소에 무친 호타루 이까

호타루 이까도 참 오랜만이다. 참 좋아하는데 먹기는 힘드네 위에는 오렌지가 올라가 있는데 쫀득쫀득한 호타루 이까를 쌉으면 내장이

터져나오며 스미소의 고소함을 더해주는데 오렌지의 시트러스향이 밸런스를 잡아줘서 좌우지간 존내 맛있었음


무시 아와비

찐전복을 내장 크림소스에 담아서 나왔다. 요즘 한국에서도 스시집들가면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전복맛은 좋았지만 소스의 맛이 예상외로

꽤 달았다. 맛있긴 했지만 단걸 별로 안좋아하는 내 취향에선 약간 벗어난 스타일

  

수저는 굳이 없어도 될것 같은데 왜 주나 했더니 이리 깊은 뜻이 있었다.

전복을 건져먹고 나면 샤리를 투하해서 소스맛을 즐길수 있음


다음 요리가 준비되고 있다


오너쉐프인 미야카와상은 바쁘게 재료손질, 니기리를 하면서도 손님하나하나 세심하게 배려하는게 눈에 보일정도로 프로다웠다

혼자와서 묵묵히 받아먹는 나한테도 어느나라에서 왔냐? 일본어 어떻게 공부 했냐? 일본은 어디어디 다녀봤냐 등등 적절히 말도 걸어주고

재료명 중에 한국어로 아는것들은 한국어로 이야기 해주기도 했다.  마침 옆자리 앉은 도쿄에서 온 아주머니가 본인이 일본어 교사라면서

내 일본어 공부방법에 대해 흥미를 보여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보니 다른 손님들 하고도 말을 트게되고 해서 식사시간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킨메다이 짚불구이

위에는 야마와사비가 올려져 있다. 순간화력이 좋은 짚불로 껍질쪽만 바삭하게 익혀 껍질아래 지방층은 활성화되고 살은 사시미의 질감을

온전히 맛볼 수 있는 요리였다.

  

내장과 비빈 털게

위에는 스다치 퓨레가 올려져 있는데 한입거리라 좀 아쉬웠다.


분명 가게 도착 했을때만해도 다 죽어갔었는데 맛있는 요리를 먹으며 좋은사람들과 이야기 하다보니 몸상태가 급 회복되어 사케를 주문했다.

준마이 다이긴조급으로 추천요청해서 받은 모르는 주조장의 모르는 사케.


데부끼가 준비되는걸 보니 이제 스시타임


스미이까

우리나라에선 주로 초여름에 계절별미로 먹는 갑오징어를 봄에 보니 반갑네. 스시 첫점을 먹어보니 일단 샤리가 스르륵 풀어지긴하지만

밥알은 단단하고 초도 센편이었다(=내가 아주 좋아하는 스타일) 그러면서도 네타의 맛은 가림없이 샤리가 네타를 단단히 밑에서 받쳐주는 듯한

맛이 가히 일품이었다. 지금까지 먹어본 스시중에 샤리는 최고였다.


히라메

우리나라 국민 생선인 광어는 동네 횟집같은데는 작은 양식광어를 활어회를 뜨다보니 살맛이 별로라 쌈장발라 질겅질겅 식감으로 먹게 되고

어설픈 스시집이나 손님 뜸 한 곳을 가면 과숙성을 해서 푸석한데 여기는 손질, 숙성 모두 흠잡을데 없이 밸런스가 딱 맞았다. 모르고 먹었으면

돔 종류인줄 알았을 정도로 맛있었음


마구로 즈께

기분 좋은 산미와 함께 입안에서 녹아내리는데 뱃살같이 기름지지 않으면서도 입안에서 사르르 부스러지면서 녹는 식감과 산미가 아주 좋았음


두번째 주문한 역시 모르는 사케

얘는 준마이긴조급이네? 이런 좋은 음식점에서 먹는 사케는 대부분 맛있는것 같다. 평소엔 사케를 즐기지 않지만 일본요리나 스시먹을땐

사케위주로 달리는데 역시 그나라 전통음식은 그나라 술과 먹는게 제일 잘 어울리는듯.

술병뒤로 오너쉐프인 미야카와 상이 찍혔다. 날씬한 체형이라 푸근한 느낌은 아니지만 인상은 아주 좋으심


사진을 보니 이때부터 정신 못차렸나보다. 내가 정말 맛있는 가게에서 음식먹을때 습관 중 하나가 먹는데 정신팔려

사진찍는것도 까먹고 나오자 마자 집어먹는건데 간만에 미야카와에서 이 습관이 나와 그것도 연속으로 두개나 빼먹었다. 

한개도 아니고 연속으로 빼먹는 일은 진짜 드문데....  마구로 즈께 다음에 눈볼대가 나왔었고 눈볼대 다음 불질한 쥬도로가 나왔는데

 정신차려 보니 눈볼대는 이미 사라졌고 쥬도로는 입안에 있더라. 그래서 눈볼대 사진은 아예 없고 쥬도로는 옆자리 손님거 도촬

맛은 당연히 존나 맛있다. 나 따위가 묘사할 수준이 아님.


고하다

우리나라에선 늦여름부터 초가을까지만 먹는 전어를 일본 스시야에선 거의 일년내내 볼 수 있는것 같다. 


사요리

지금까지 스시집들 다니면서 학공치가 맛있다고 느낀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냥 별다른 맛 없는 담백한 흰살생선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미야카와의 사요리는 달랐다. 손질부터가 하나의 예술이고 맛 또한 지금까지 맛없는 생선으로 여겼던 내 편견을 깨기 충분했다.


새우또한 익힌 새우 스시는 오사카의 마사루 말고는 맛있게 먹어본 기억이 없을정도로 그닥 내 취향이 아니었는데

경험도 딸리고 내공도 딸려서 무슨 조화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긴 맛있네???


더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홋카이도산 우니


아나고 마끼

맛도 맛이지만 아나고를 이렇게 먹으니 색다르다.


마지막은 교꾸


미쉐린 3스타지만 등급에 비해 워낙 저렴한 가격이라 살짝 걱정도 했었는데 요리와 가게, 접객 모두 훌륭했고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되었다.

식사 시작할 때만해도 앉아있기도 힘들었는데 하나 둘 먹다보니 요리맛에 빠져 두통이 사라지는 마법같은 일도 겪었고.

다 죽어가다 여기 나와서는 팔팔해져서 전날에 이어 야식으로 이틀연짱 에비소바 이치겐 본점을 또 갔었다.

다만 너무 맛있게 먹어서 좀 걱정이었던건 이후로도 줄줄이 예약된 다른스시집들이 여기때문에 맛없게 느껴지면 어떻게 하나 싶었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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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의 마루야마 공원근처에는 맛집들이 많이 모여있는데 그중 미슐랭 3스타임에도 제일 싼 메뉴기준 런치 5000엔 이하인

믿을수 없는 가게가 있어 여긴 무조건 가야한다 싶어 방문한곳이 여기 몰리에르다.

런치는 봉사료가 따로 붙긴하지만 런치가 4,600엔~12,400엔이고 디너는 9,900엔~16,000엔인데 1스타급 가격에 3스타 레스토랑을

경험해 볼 수 있다면 무조건 가야하는것 아니겠는가? 빕구르망 중에도 여기보다 비싼 가게가 수두룩 한데!!!

하지만 어쨌든 절대가격으로 한끼에 만엔이상이 싼건 아니므로 가성비충답게 돈 아껴보고자 점심으로 방문해서 제일 상위코스인

테루아르로 주문했다. 참고로 테루아르는 예약할때 미리 말하지 않으면 현장주문은 불가함


가게 홈페이지 - https://sapporo-moliere.com


숙소에서 늑장피우다 대중교통으로는 제시간에 못갈듯하여 택시타고 갔는데 갑자기 눈도 쏟아지고 5분정도 늦게 도착해 외관은 찍지도

못하고 허겁지겁 가게안으로 들어갔다. 듣던대로 가게는 아담하고 오픈시간 맞춰가서 도착했을때는 한팀밖에 없었지만 곧 만석됨

고급 식당답게 스태프도 친절하고 홀에 상주하는 인력만 해도 뻥좀보태 손님만큼 있는것 같아서 접객은 최고수준이었음

  

기본세팅

혼밥이라고 외로울까봐 테이블 건너편엔 닭모양 도기를 놔주는 센스.

잘은 모르지만 접시나 집기 하나하나가 범상치 않은 느낌이다.


코스는 예약할때 이미 떼루아르로 통보해서 음료메뉴만 고르면 되었는데 와인은 뭐 봐도 모르겠고

어차피 혼자와서 한병을 다 깔것도 아니니 페어링으로 해야겠다 싶어서 보니 4잔, 5잔, 6잔이 있는데 낮이니 5잔정도가 적당하겠다 싶어

5잔으로 주문했다. 소믈리에분이 프랑스 와인으로 할지 홋카이도 와인으로 할지 알려달라길래 다른데선 먹기힘든 홋카이도 와인으로 결정

근데 이 추운동네에 포도나무가 잘 자라기는 하나 싶은 생각이 스치긴한다.


할거 다 하고 잠시 한숨 돌리는데 서버분이 창밖으로 보라고 해서 내다보니 블리자드가 따로없다.

평온한 가게안과 대비되는 바깥을 내다보니 기분이 묘하다.


식전주는 과실주라면서 병을 보여주는데 잘은 모르겠지만 푸룬이라고 써 있는거 보니 자두나 매실같은걸로 담근듯

과실주 답게 알콜향 보다는 주스같이 단맛 신맛이 강해 식전주로 괜찮았다.

 

우엉스프

작은 찻잔에 담겨 나오는데 뜨거우니 조심해서 먹으란다. 그러고보니 어릴때는 그리도 싫던 우엉이 나이가 들수록 좋아진다.

근데 이 스프는 우엉을 안좋아하는 사람도 맛있을수 밖에 없는 스프일듯 우엉의 기분좋은 향만 남아 특유의 쓴맛은 느끼기 힘들고

따뜻한 수프는 더할 나위없이 향긋한 우유향이 퍼지며 넘어간다.


바게뜨

지금까지 살면서 먹어본 바게뜨 중 단연 원탑 바게뜨가 이렇게 맛있는 빵인 줄 처음 알았다. 일단 버터없이 한입 뜯어보니 크리미한 맛이

입안에 확 퍼지는데 바게뜨에서 어떻게 이런맛이 날 수 있는거지??? 게다가 일본내에서도 최고로 치는 유제품을 생산하는 홋카이도 답게

버터도 풍미가 엄청나다. 이런버터도 처음먹어봤네

맘같아선 빵과 버터로 일단 배채우고 싶을 정도로 맛잇았지만 앞으로 갈길이 멀기에 일단 적당히 먹었다.  


봄야채 튀김


외국인이라 잘 모를것같아서 그랬는지(그랬다면 정확하게 본거네 ㅎㅎ) 그냥 봄야채라고만 하고 채소이름까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덴뿌라집 튀김과는 또 다른 스타일이지만 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조리방침은 동일한 것 같다. 바삭한 튀김옷 안에서 터지는 채즙이

향기롭기 그지없었음.


두번째 와인은 화이트

프랑스 와인도 잘 모르는판에 홋카이도 와이너리를 알 턱이 없으니 그냥 주는대로 먹는다. 요이치에 있는 와이너리에서 생산한거라는데

요이치에 닛카 위스키 말고 와이너리도 있는 줄은 처음알았다.


화려한 플레이팅의 샐러드


서버분이 하나하나 재료를 알려주시는데 먹고나서 다 까먹었네?

먹을떄는 고민하지말고 접시 가장자리의 소스들을 전부 섞어 비벼먹으라는데 실제로 비벼보니 맛이 으메이징하다. 재료하나하나의

식감과 맛이 다 살아서 조화되는데 이것 또한 인생최고의 샐러드


세번째 와인은 소믈리에분이 홋카이도가 아닌 프랑스산을 가져오겠다고 하고 가져온 부르고뉴산 화이트 와인


감자위에 청어알이 나오는데 먹지말고 기다리래서 왜 그러나 했더니


쨔잔~~훈제청어 입갤이요~


훈제청어를 아까나온 접시에 덜어준다.


훈제를 직접 한거라는데 그래서인지 훈연향이 공장표 훈제생선들보다 훨씬 부드럽고 향기롭다.

청어가 잔가시가 많다보니 먹기는 좀 불편하긴 했는데 살의 쫀득함과 짙게 배인 훈연향덕에 맛있게 먹음


다음와인은 역시 모르는 와이너리의 모르는 와인



털게리조또


안에는 털게살과 리조또가 있는데 털게가 사이즈가 작아 리조또도 양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근데 한입먹어보고 등껍질 닳도록 긁어먹음.


리큐르가 준비되고


셔벗과 연장이 준비되는걸 보니 이제 메인인갑다.


셔벗은 리큐르를 뿌리기 전후를 비교테이스팅 해보라 해서 일단 한두입 먹고 리큐르 뿌리고 나머지를 먹었는데

전 후의 맛과 향이 확 다른게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마지막 와인은 보르도산 모르는 와이너리의 모르는 레드와인


근데 아무리 와인 잘 모르는 나지만 얘는 맛이 기똥차더라


그리고 메인이라고 나온 순무구이


는 훼이크고 홋카이도산 와규 스테이크 납신다~~


스테이크는 시즈닝 굽기 고기질 모두 만점 드립니다. 아쉬운건 양밖에 없었다. 와규치고는 제법 씹는맛도 있어서 좋았음

더 대박인건 순무구이...지금까지 이런 무는 없었다 싶은맛 순무자체가 워낙 맛있는 채소기도 한데 구운것도 처음이지만

이걸 어떻게 이렇게 구웠나 싶을정도로 스모키함과 단맛의 조화가 끝내줬다.


감자그라탕

북해도산 감자라 맛있는걸까? 요리를 잘해서 맛있는걸까? 둘다겠지?


디저트 1번타자는 자몽셔벗

위에 와사비가 살짝 올려져 있는데 아이스크림을 싸고 있는 잎도 와사비 잎이라고 한다.


디저트 2번은 몽블랑

계절감으론 좀 뜬금없는 밤맛인데 어쨌든 맛있긴함


에스프레소를 끝으로 마무리 인가 했는데


직접구운 따끈따끈한 파이가 추가로 나온다

원하는 만큼 잘라주겠다는데 맘같아선 1/4정도는 달라고 하고 싶었는데 이미 배는 더이상 들어갈 공간이 없어서

아주 조금만 부탁드림


근데 먹고나니 나가서 토하더라도 요거 딱 두배만 달라고 할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총평하자면 지역재료로 정말 훌륭하게 풀어낸 프렌치였고 삿포로에 간다면 무조건 가봐야 하는 식당이라고 자신있게 추천한다.

아마 여기가 정통 프렌치를 추구하며 유럽산 재료 위주로 프랑스에서 먹는맛을 재현하는 컨셉이었다면 이 가격은 절대 불가능 했을텐데

지역재료를 활용하여 홋카이도식 프렌치를 재창조 한 덕에 저렴한 가격에 최상의 퀄리티가 가능했던것 같다.

게다가 음식맛만 훌륭한게 아니고 소믈리에나 서버의 접객또한 최고였던게 친절과 방관의 사이의 밸런스가 참 좋았다고나 할까?

과한친절로 불편하게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불러도 오지도 않거나 서빙이 지연되는것도 없이 친절하지만 마음편한 서비스라

봉사료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삿포로에 언제 다시 갈진 몰라도 여기는 무조건 재방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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