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다시 신림동 순대타운을 찾았다. 사실 쿨타임이 찬지는 일년쯤 된거 같은데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곳이라 겨절따지고 뭐따지고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2년이나 지나게 되었다.
그새 코로나시대를 지나면서 신림동도 많이 변했더라. 유행하는 인싸감성 술집들이 많이 생겼고 예전보다 유동인구도 좀 줄어든 느낌이다. 특히 20살 근처의 젊은친구들이 확 줄어든 느낌인데 뭐 그날만 그랬을수도 있고..
순대타운빌딩을 보고 깜짝놀란게...예전엔 5층까지 전부 순대볶음집이었는데 4,5층은 헬스장과 노래장으로 바뀌었다. 1층도 내 기억엔 저 커피집도 순대볶음집이었던것 같은데 크기가 줄어들었고 사실상 업장이 반토막이 난 것 같다. 그만큼 최근들어 손님수가 많이 줄어들었나보다. 2000년 즈음 내가 처음 여길 왔을때만해도 5층까지 손님들로 바글바글 했었는데 이제 이곳의 시대도 저물어가는 느낌이다.
예전엔 4층을 주로 갔었는데 4층이 노래방으로 바뀌어서 3층으로 가서 입구쪽 가게들의 호객을 뿌리치고 안쪽의 좀 한적한 곳으로 자리를 잡았다.
식혜대신 캔소다로 바뀐지는 좀 되었고.
순대볶음 가격은 2년전에 비해 천원오른 1인분에 9000원이다. 요즘 물가가 워낙 많이 오르다보니 천원정도 오른걸로는 오히려 싸게 느껴진다. 20년전에 삽겹살 1인분에 6~7000원 하던시절 거의 비슷한 가격이었는데 삼겹살은 두배이상 오른반면 여긴 1.5배 정도만 올랐으니 물가상승 감안하면 싼게 맞긴하네.
애피타이저로 참기름을 뿌린 간이 나왔다. 개인적으론 이렇게 따로 주는것 보다는 옛날 스타일로 순대볶음에 넣어서 같이 볶는 걸 좋아해서 넣고 볶아달라고 할까 하다 그냥 관뒀다.
그런데 옆에서 사장님이 정성껏 볶아서 우리테이블이 놓아주신 백순대를 보니....엥???? 간도 들어가 있는게 아닌가!!
전에 왔던 가게들에선 간을 따로주고 볶음에는 빠졌었는데 이번엔 볶음에도 넣어주셨더라. 아마 레시피는 모든가게가 동일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남원집만 특별한건지 전체적으로 다 바뀐건지 아니면 우리가 간날만 특별히 넣어주신건지 자주오는게 아닌 나로서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좋아하는 간이 들어가 있어서 기분은 좋았다.
다만 예전(물론 다른가게)보다 쫄면의 양은 조금 줄어든듯 한데 라지피자 한판을 거뜬히 먹던 시절도 아니고 이제 늙어서 양이 확 줄다보니 오히려 이게 양은 딱 적당한 듯 했다. 쫄면이 줄었다고 해도 볶음밥 생각 안날정도로 배부르게 잘 먹었기 때문.
백순대의 맛이야 뻔한 기름에 탄수화물 볶은 맛이긴한데 이것처럼 직관적으로 맛있는것도 드물기에 자주는 못와도 꾸준히는 오게 된다. 다만 이곳도 서서히 쇠락해가는 모습이 조금 안타까울뿐...이날도 평일이긴 해도 방송탄 몇집 빼고는 너무 한산해서 살짝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앞으로는 쿨타임 차면 바로바로 와야겠다. 있을때 잘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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