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쪽에 볼일이 있어 온 김에 지인을 불러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고깃집을 가려고 했는데 무려 전석 예약제라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요즘 워낙 확 뜬데라 웨이팅정도는 각오했는데 코스식으로 나오는 오마카세집도 아니고 평범한 고깃집이 워크인이 불가능 할 줄은 전혀 예상도 못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근처에 어디 갈만한데 없을까 고민하다 방문한게 현우동이다.
사실 전부터 현우동도 워낙 좋은 평들도 많이 봤고 미슐랭 빕 구르망에도 선정되었고해서 관심은 있었는데 그간 한국 우동집에 워낙 많이 데이기도 했고 바로 근처에 김수사가 있다보니 이왕 이동네 까지 올거면 김수사를 가고 말지란 생각에 방문을 차일피일 미루던 곳이다.
외관 전경
올해도 가성비 좋은 맛집에 수여되는 미슐랭 빕구르망에 선정되었다.
조리실이 훤히 보여 면을 삶고 다시내는 과정을 전부 볼 수 있다.
메뉴판
정규메뉴들은 사진이 없고 일본어 발음그대로 적은이름에 어떤음식인지 글로 설명되어 있다. 나는 별 상관 없지만 본토우동을 많이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 이왕이면 사진도 좀 추가해서 메뉴판을 리뉴얼 하면 더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양이 적거나 많은 사람들을 위해 면 양도 조절이 가능하면 더욱 좋을듯.
요즘 소매점에서 일본맥주가 사라지다시피해서 프레몰 생각이 간절한데 마침 생맥주가 있길래 주문해 봤다.
근데 일본에서도 생맥주 맛없는데가 꽤 많기는 하지만 여기도 썩 상태가 좋지는 않았다. 프레몰 특유의 진한 몰트의 풍미가 많이 희석된 느낌.
한정메뉴라는 시로에비 가키아게
가키아게를 그리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아까에비도 들어갔고 한정메뉴라니 주문해 봤는데 예상외로 튀김상태가 꽤나 괜찮다. 바삭하게 잘튀긴 가키아게에 새우까지 더해지니 고소함이 배가 되는 맛. 질감이 매우 딱딱한 편이라 국물에 살짝 담가먹으면 딱 좋을 것 같다.
덴뿌라 우동
튀김은 따로 제공되니 이게 사실상 가케우동 단품의 비주얼이라고 보면 될 듯. 그릇이 워낙커서 작아보이는 거지 양이 꽤 된다. 보통의 성인 남성 한끼 식사로 전혀 부족하지 않을정도의 양이다. 서빙이 되지마자 그윽한 가쓰오부시 향이 올라오는데 냄새만 맡아도 '여긴 찐이네'라는 느낌이 확 올 정도로 다시향이 좋아서 먹기전에 한참동안 코박고 냄새부터 맡았다.
온우동은 면을 따로 찬물에 씻지않고 물만 털고 국물을 담아 서빙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의 탄력이 살아있다. 사실 너무 탱탱해도 먹기 불편한데 이정도의 탄력이 어찌보면 온우동에는 제일 적당한 것 같다. 다시 맛이야 이미 냄새로 검증완료되었다고 해도 무방한데 역시나 맛을 보니 현지 우동 맛집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수준의 고퀄리티 다시였다. 가쓰오부시도 좋은 것을 쓰는 것 같고 다시내는 스킬또한 보통이 아닌듯.
덴뿌라
따로 제공 되는 덴뿌라는 덴뿌라 단품으로만 보면 폭신한 튀김옷에 템퍼도 적당하고 잘 만든 덴뿌라임은 확실한데 국물에 적셔먹기에는 좋지 않다. 단품으로 주문했던 카키아게는 국물에 적시면 딱 좋은 질감이었는데 덴뿌라 우동에 나오는 덴뿌라는 튀김옷이 물러서 국물에 적셔먹는 용도로는 부적합한 느낌. 아마 업장에서도 그래서 우동그릇에 같이 주지 않고 따로주는 것 같다.
국내에서 먹은 온 우동 중에 처음으로 만족할만한 우동을 경험했다. 면과 다시 덴뿌라 모두 일본 현지 맛집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정도로 수준높은 맛이다. 이제 우동먹고 싶으면 무조건 여기로 와야겠다.
'한국 > 서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남구청] 봉밀가 - 맛과 서비스 뭐하나 부족함 없는 맛집 (0) | 2020.10.10 |
---|---|
[홍대입구] 566라멘 - 리뉴얼 된 츠케멘 (0) | 2020.10.04 |
[홍대입구] 혼네 - 다시 찾아도 실망시키지 않는 맛있는 츠케멘 맛집 (0) | 2020.10.01 |
[언주] 언주옥 -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 (0) | 2020.09.28 |
[홍대입구] 566라멘 - 지로계 츠케멘에 빠지다 (0) | 2020.09.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