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토 멘스케에서 라멘과 돈부리를 배부르게 먹었지만 이번기회에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 있었던지라 소화도 시킬겸 오사카역까지 걸어와서 고베행 열차를 탔다.
지난번에 아리마 온천갈때 탔던 돗토리행 특급열차 하마카제를 타고 고베 산노미야역까지 갔다. 그때는 자유석밖에 못타는 패스라 맨 앞자리 전망석에 타고갔지만 이번엔 특실로 ㄱㄱ
역시 좌석은 구형 특급열차들이 제일 푹신하다.
산노미야에서 일반열차로 갈아타고 15분정도 더 가면 신나가타역이 있다. 여기 온 이유는 단 하나 평양냉면을 먹기위해서인데 일제시대에 고베로 이주한 재일교포부부가 1939년 개업한 가게를 지금은 자식들이 물려받아 신나가타역 근처에 분점포함 3개의 가게가 있다고 한다. 내가 이번에 방문한 곳은 본점이니 아마 장남(혹은 장녀)가 물려받은 가게인것 같다. 작년에 우연히 티비에서 고베에 평양냉면집이 있다는 방송을 본 뒤로 맛이 있건 없건 여기는 반드시 가봐야지라고 생각해서 좀 무리한 일정이지만 오게되었다
원조 평양냉면옥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주력은 야키니쿠와 냉면인듯
한국인이라 그런건지 박찬일셰프와 존박의 사인이 걸린 자리로 안내받았다.
따로 예약을 하고오진 않았는데 식사시간이 좀 지나서인지 다행히 빈자리는 많이 있었고 앉아서 식사 메뉴를 보니 냉면뿐만 아니라 온면, 비빔면, 고기덮밥, 비빔밥, 갈비탕, 콩나물국밥등 다양한 한식메뉴가 있다. 고기메뉴판은 별도로 있음. 별도 한글메뉴는 없는듯하고 내가 한국사람인걸 아마 알았을 것 같은데도 주문받을때 한국어를 쓰지는 않는 걸로 봐서 한국어 소통은 어려울 것 같다.
내가 주문한 냉면 대자(800엔)
확대샷
고명은 꽤 실하게 올라가 있다. 면은 색깔만 봐도 메밀은 거의 안 들어 가거나 아예 없는듯 하고 면발이 탱탱한게 밀가루와 전분을 섞은듯 했다. 밀면의 식감에 가까웠음. 국물은 산미가 좀 있고 단맛도 좀 나는게 식초가 들어갔던가 동치미 국물이 비중이 좀 되는 것 같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평냉집의 대세인 육향이 진한 국물과는 좀 거리가 있는 편이다.
총평하자면 자가제면에 육수도 직접 만드는 만큼 우리나라 고깃집의 일반적인 공장제 냉면보다는 훨씬 맛있지만 우리나라 평양냉면 전문점 들과 비교해보면 내 취향에는 역시 국내 유명 평냉집들의 냉면이 더 맛있는것 같다. 하지만 맛의 우열과는 별개로 일본에서 재일교포들에 의해 보존된 평양냉면의 맛을 느껴보고 싶어 온 것이라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그러고보니 일본에서 한식을 찾아먹은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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