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먹어봤던 재첩시오를 일일한정메뉴로 다시 한다는 소식을 듣고 가고는 싶었지만 평일이라 포기 했었는데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그 주 일요일에 한번 더 한다길래 이건 못참지 싶어서 다녀왔다.
재첩시오 때문인지 주말이라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계단에 늘어서 있는 대기열을 보고 살짝 놀랐다. 지금까지는 대기가 있었던걸 거의 본적도 없었고 있어도 끽해야 한두명이었는데 계단아래까지 줄을 섰을 줄이야...대기시간보다는 재첩시오를 못 먹을 수도 있겠다는 것 때문에 불안했는데 다행히 나까지는 세이프.
찬으로 갓절임과 깍두기가 제공되는게 너무 좋다. 무선충전기가 자리마다 있어서 먹는동안 충전하기도 좋고.
재첩시오 + 차슈추가
드디어 나온 재첩시오 뽀얀 국물과 푸짐하게 올라간 재첩살을 보니 너무 반갑다. 저 재첩들을 삶아서 일일히 살만발라내는 중노동을 감행하신 사장님께 경의를 표한다. 거기다 가격도 고작 6500원이니 진짜 남는거 없이 퍼주는 메뉴다.
면은 돈코츠와 동일한 세면이고 따로 주문없어도 바리카타로 딱 좋게 삶아나온다. 재첩육수의 시원한 감칠맛에 전날 술을 안먹었어도 해장되는 느낌이다.
면추가
날이면 날마다 있는 메뉴가 아닌만큼 면추가는 필수다. 나는 어지간해선 라멘스프를 다 먹지 않는 편임에도 이건 남은 국물에 면 투하하고 국물까지 싹 비우고 나왔다.
요즘 서울에서 가장 핫한 고깃집인 이속우화다. 아직 오픈한지 한달도 안되었는데 인스타에 난리도 아니다. 물론 나도 가오픈때 초청받은 네임드들 후기보고 예약한거긴 한데 이미 두달치 예약이 전타임 마감이고 (중복도 있겠지만)대기가 매일 수십~수백팀씩 걸려있다. 나는 다행히 예약취소된걸 재빠르게 줍줍해서 정식오픈한지 일주일정도 지나서 방문 할 수 있었다.
기본셋팅
가오픈 포함해도 한달도 안된 가게라 모든게 블링블링하다.
개인좌석마다 무채, 마늘쫑 장아찌, 와사비가 셋팅
메뉴판
현재는 무조건 인당 5.9만원인 한우맡김차림이 기본이고 거기에 차림메뉴 추가만 가능하다. 식사메뉴와 런치메뉴는 아직 준비중. 추가메뉴 가격이 언뜻보면 매우 저렴한 듯 보이는데 50g단위다. 최소주문단위가 없길래 당연히 안될 줄 알고 모든부위 50g씩도 추가 가능하냐고 농담삼아 담당 서버분께 문의하니 대답이....
"ㅇㅇ 쌉가능"
그래도 제대로 맛보려면 부위당 최소 100g씩은 권장한단다.
채끝등심
본격적으로 코스가 시작되기전 이날의 재료를 자랑하듯 손님들에게 보여주는데 지금까지 실제로 본 한우 중에서는 최고의 마블링이다. 그야말로 지방속에 살코기가 촘촘하게 박힌듯한 자태에 숨이 멎을지경. 근내지방분포만 놓고보면 와규중에서도 최고등급인 A5등급에 버금가는 마블링이다. 이날은 부위가 채끝이었지만 그날그날 꽃등심과 채끝중에 좋은 걸로 나온다고 한다.
이 곳의 콜키지 정책은 현재까지는 주종, 용량무관 2인당 1병이다. 둘이서 1병이다보니 와인은 좀 부족할 것 같아 위스키를 챙겨왔다.
싱글몰트 야마자키 중에서도 숙성연도 미표기인 엔트리 제품이지만 어지간한 스카치 17년급 이상의 화려한 향기를 뽐내는 제품이다. 맛 자체는 숙성이 짧은 탓인지 피니시도 약하고 가벼운 편이지만 오히려 이쪽이 마시기 편하고 한우와의 마리아주는 더 좋았다.
육회
애피타이저로는 감태를 곁들인 육회가 나왔다. 내 입맛엔 양념이 좀 달았지만 객관적으로는 단짠 밸런스가 괜찮은 편이었고 원재료의 선도가 아주 좋은데다 감태의 향까지 더해지니 아주 만족스런 애피타이저였다.
기본 코스에는 2인당 채끝 또는 꽃등심이 350g이 제공되는데 요만큼이 우리에게 할당된 양.
곁들임 야채도 등장
본격적으로 담당서버분이 고기를 구워주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손댈거 하나없이 편하게 굽는과정 감상하며 술잔이나 기울이면 되니 넘나 편한 것.
덩어리 뒤집고 자투리도 투하
거의 다 구워질 무렵 이렇게 단면도 보여주신다.
히말라야 암염과 버섯이 먼저 서빙되고
드디어 고기 도착
굽기는 미디엄~미디엄웰정도로 구워나온다. 마블링이 별로 없는 살코기는 미디엄 이상으로 바싹 구우면 질기고 맛이 없지만 이렇게 마블링이 화려한 고기는 미디엄 이상으로 구워도 질기지 않고 어느정도선까지는 오히려 풍미가 좋아진다. 실제로도 크리스피하게 시어링된 겉면의 원초적인 불맛과 살살녹는 지방의 고소함이 정말 오랜만에 맛보는 고급 소고기의 맛이었다.
달달한 호박도 구워나오고
파프리카도 맛있었다.
고기는 기본제공량을 소분해서 몇번 더 나왔는데 역시나 둘이서 350g은 좀 아쉬움이 있었기에 담당서버분께 추가주문 추천메뉴를 물어보니 오늘은 안심이 좋다하여 안심으로 300g을 추가주문했다. 양이 적다면 식사가 남아있기 때문에 굳이 추가주문을 안해도 되긴 할 것 같았다. 여자들끼리 온 테이블은 추가주문없이 기본만 먹고 가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음.
안심
뚜둥!!! 안심인줄 모르고 봤으면 절대 안심이라고는 생각 못했을 충격적인 비주얼의 안심이다. 안심이 이렇게 마블링이 화려하게 들어가는게 가능하구나...
안그래도 부드러운 안심인데 마블링까지 이리 화려하니 보기만해도 녹아내릴것 같은 모양새다.
소금을 찹찹 뿌리고 굽기 시작
다시봐도 놀라운 마블링이다.
양념갈비살
코스에 포함된 맛보기 양념갈비살이 나왔다. 진짜 딱 한조각씩 맛보기용이다.
안심이 채끝에 비해 두껍다보니 굽는시간이 꽤 오래걸렸지만 굽는것만 봐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다 익으면 소분해서
요렇게 배식된다.
채끝은 근막이 있는 부위도 있고 해서 약간이나마 씹는맛을 조금은 느낄수 있었는데 안심은 뭐 그냥 뻥좀 보태 혀에 닿자마자 녹는 느낌이다. 게다가 마블링이 꽤 있다보니 지방의 고소함도 많이 느껴져서 그전에 살코기 안심을 먹었을때 느꼈던 심심한도 전혀 없고 안심과 등심의 장점만 모아놓은 맛이다.
양념갈비살
곧바로 양념갈비살도 구워서 제공되었는데 이거야 뭐 너도알고 나도아는 양념갈비맛.
밥솥
갈비와 함께 먹으라고 바로 또 밥솥이 등장했는데 뚜껑손잡이가 소모양이다. 이게 뭐 그렇게 비싸고 좋은거라던데 난 뭐 주방기구따위 관심없고~
우엉솥밥
뚜껑을 열면 요래 우엉솥밥이 짜잔~
육개장
그리고 화로옆의 인덕션에선 육개장이 보글보글
그리고 이렇게 유기그릇에 서빙된다.
고슬고슬 잘지은 우엉솥밥도 맛있었지만 육개장 국물맛도 일품이다. 첨가물은 자제하고 고기육수를 진하게 낸 느낌에 칼칼하니 시원한 맛이 아주 좋았다. 근데 좀 이상했던건 막상 육개장 건더기에는 고기한조각 없다. 육수낸 고기는 대체 어디로 간 것인가???
디저트
식사까지 마치고 나니 디저트로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나와서 입가심.
고기의 질, 서비스, 음식맛 모두 뭐 하나 흠잡을데 없이 아주 훌륭한 업장이었다. 가격도 이정도 퀄리티면 리즈너블한 편이고 과연 예약전쟁을 뚫고서라도 꼭한번은 와볼만한 곳임에는 틀림이 없다. 다만 지금은 오픈초기라 원가부담이 있어도 코스를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책정한 것 같은데 조만간 가격인상이 있거나 양이 줄지 않을까 싶은 예감이 든다. 물론 이대로 쭉 갔으면 좋겠지만...
꽤 좋은 재료를 쓰는 듯 고소하고 녹진한맛이 일품이었던 안키모. 소스의 맛도 딱 적절했다.
이쯤에서 도쿠리로 환승
전복
전복위에 우니와 미역을 올린 소금구이가 나왔다. 요즘 천편일률적으로 나오는 전복찜이 아니라 매우 반가웠다. 게다가 작지않은 전복 한마리가 통으로 나와서 더더욱.
게우소스
소스 맛도 괜찮아서 전복으로 싹싹 닦아먹음
후구가라아게
쫄깃한 식감의 복어를 짭짤하게 간을 해서 튀겨낸 후구가라아게
광어
스시 첫점은 광어다. 때깔만 봐도 꽤 큰놈을 잡은 것 같다. 맛도 어지간한 도미 쌈싸먹을 정도로 괜찮았다. 샤리는 요즘 유행하는 쨍한맛의 적초가 아닌 크게 튀지 않게 간을 한 스타일이라 흰살과도 밸런스가 괜찮았다.
자연산 도미
츠마미로 나왔던 도미도 맛이 괜찮았고.
가리비관자
가리비 관자도 크림같이 녹아내리는 질감이 좋았음. 대체로 재료는 가격대비 좋은편인 것 같다.
학공치
재료자체의 맛은 밋밋하지만 식감은 괜찮았던 학공치
한치
쫀득한 식감이 일품인 한치
안적어뒀더니 이건 뭔지 까먹었다.
미니 카이센동
보스턴산우니와 일본산우니 그리고 참치로 구성된 카이센동을 잘 섞어서
같이 제공된 김에 싸먹으면 예측가능한 그 맛이지만 맛있긴 하다.
단새우
단새우도 씨알도 좋고 선도가 좋아 단맛이 도드라진다.
황돔
황돔새끼로 만든 초밥이다. 얘도 요즘 가는 스시집마다 나오는게 재료수급이 잘 되나 보다.
대게다리 + 내장
온전히 살만 발라낸 대게 다릿살에 내장까지 올려나온 완전히 내 취향저격의 스시다.
아카미 즈께
간장에 절인 참치 속살
중뱃살
뱃살은 중뱃살 2점을 하나는 간장을 바르고 하나는 소금을 뿌려 2가지 맛으로 즐길수 있게 제공되었다. 아카미도 그렇고 별다른 임팩트는 없는 참치였지만 가격대를 감안하면 괜찮은 편
전어
쿰쿰할 정도로 시메가 된 전어맛은 마음에 들었다.
장국
장국이 끝물에 나오는거 보니 사장님이 배우신분인듯.
고등어였나 전갱이였나....하여튼 등푸른 생선 보우즈시
아나고
아나고는 별다른 양념없이 바싹 구워나왔는데 내 취향엔 찐다음 달디단 양념을 발라 구워나오는 일반적인 아나고 보다는 이쪽이 마음에 든다.
교꾸
교꾸는 카스테라 질감의 스탠다드한 스타일
소면
식사로 제공된 소면은 시원한 국물맛도 좋았지만 심지가 살아있게 익힌면도 맘에 들었음.
후또마끼
진짜 마지막은 후또마끼 근데 재료가 참치와 교꾸만 큼지막하게 들어가서 맛은 그저그랬다.
디저트는 밭소를 올린 녹차아이스크림
전반적으로 재료도 가격대비 괜찮고 별로 불만스런것 없이 괜찮은 식사였다. 다만 음식 하나하나는 마음에 들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뭔가 인상이 크게 남는게 없어서 재방문을 할지는 잘 모르겠다. 특히 이 가격대가 워낙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아서 꼭 음식이 아니더라도 이곳을 오게하는 뭔가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강남권역에서 맛있는 요리에 간단히 소주한잔 하기 좋은 곳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봉밀가 만한 곳이 없다.
고체연료와 찬들이 준비되고
잠시 후 주문한 한우수육이 등장한다. 양지, 사태, 스지에 버섯과 쑥갓도 있어서 크게 배고프지 않을떄 술안주로 아주 좋다.
거기에 낙지도 한마리 추가하면 서버분이 산낙지를 바로 투입해서 손질까지 싹 라이브로 해 주는데 지난번에는 소분만 해서 낙지입을 직접 제거했는데 컴플레인이 있었던건지 이번에는 낙지 입까지 깔끔하게 제거해 주셔서 직접 손댈필요 없어서 더 좋았다.
간은 심심하지만 재료의 맛이 잘 배어든 육수도 좋고 재료들의 퀄리티도 좋아서 소주가 술술들어가는 맛이다.
적당히 요기거리도 필요해서 주문한 군만두
맛있긴 한데 이 곳만의 특별함은 잘 모르겠다. 찐만두밖에 없긴해도 이북식만두는 역시 평양면옥쪽이 제일 맛있는듯.
전에 먹었던 코스요리가 인당 오천원 인상되었다. 그때도 먹으면서 이게 인당 삼만원이면 너무 싼거 아닌가 싶었는데 원가부담이 꽤 되었나보다. 오천원 올랐어도 충분히 경쟁력있는 코스인 만큼 첫 방문이면 이 메뉴로 봉밀가의 메뉴를 전부 체험해 보고 다음부터 취향에 따라 단품으로 골라먹으면 딱 좋다.
전부터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점심영업밖에 안하는 것과 스프가 썩 내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 위시리스트에서 묵혀두었던 사루카메에 드디어 다녀왔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대만족!
키오스크
라멘은 사루(국간장), 카메(진간장)의 2종이고 원숭이밥은 일종의 챠슈덮밥이다.
자리셋팅
개별좌석마다 전부 투명 칸막이가 되어 있고 집기류는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어서 좋았다.
조리실
테이블너머로 조리실이 완전히 훤하게 보이는 오픈키친이다. 바쁘게 육수를 내고 면을 삶고 고명을 준비하는 모습을 라이브 직관 가능
카메(국간장)라멘
준비될 때부터 느꼈지만 스프의 향부터 이건 무조건 맛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팍 꽂힌다. 고명은 수비드목살 챠슈 4장과 멘마, 파채, 계란, 불질한 챠슈 조각 정도로 심플한 편인데 매운맛보다는 단맛이 강한 뿌리부분만 채썰어 놓은 파채가 스프의 맛을 한층 더 살려주는 느낌.
원숭이밥
라멘에도 고명으로 올라간 조각챠슈를 올린 덮밥인데 타래맛도 괜찮고 불질한 챠슈와 다진 파도 찰떡궁합. 호불호 없이 누구나 좋아할만한 맛이라 무조건 한번쯤은 먹어보길 권한다.
본격적으로 맛을 보니 진하면서도 깔끔한 맛의 스프에 불질한 챠슈조각의 불맛이 더해져 첫맛은 강렬하지만 이윽고 이어지는 부드러운 감칠맛의 여운이 오래간다. 염도는 현지에 비해서는 약간 순하긴 한데 그렇다고 아주 심심하지는 않은게 평균입맛의 한국사람에게는 조금 짜게 느껴질 수준이라 타협점을 아주 잘 설정한 듯 하다.
자가제면을 하는 면도 식감부터가 대박이다. 익힘정도가 완벽하고 굵기와 탄력도 스프와 아주 잘 어울린다. 스프도 대박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면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사루(국간장)라멘
첫방문이 너무 인상적이라 며칠 뒤 다시 찾아 이번엔 사루라멘을 먹어봤다. 카메라멘 대비 간장의 풍미가 조금 약한 대신 닭육수의 존재감이 더 도드라지는게 특징인데 어느쪽의 손을 들어주기 힘들정도로 사루라멘도 완성도가 높았지만 내 취향에는 카메쪽이 더 맞는다.
사장님이 내가 간사이 지방에서 제일 좋아하는 라멘집인 인류모두면류의 계열사 중 한 곳에서 수련을 하고 왔다고 들었는데 듣던대로 명불허전의 맛이었다. 현지 맛집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을 수준의 가게를 왜 지금껏 안 와봤던건지 후회가 될 정도다. 앞으로 인류모루면류 그룹에 합류하여 한국 지점의 역할을 한다고 하니 더더욱 기대가 된다.
장어와 복요리로 유명한 송강에 정말 오랜만에 다녀왔다. 정어든 복이든 원체 비싼 요리라 못 간 것 있지만 코로나 전에는 굳이 국내에서 찾을 필요 없이 일본가서 먹으면 국내 대비 비슷한 가격에 더 고퀄의 음식을 접할 수 있는지라 굳이 국내에서 잘 안찾아 다닌 탓도 크다. 근데 이제 1년넘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되다보니 꿩대신 닭이라도 잡아야 겠다 싶어서 방배동 지역전문가를 꼬셔서 몇년만에 방문했다.
이날은 큰 맘먹고 간 날인만큼 장어코스요리로 달렸다.
식사류는 비교적 저렴한 것도 있어서 점심때도 한번 와봐야겠다.
벤리악12
비싼 음식인 만큼 술도 좋은놈으로 준비해봤다. 내가 12년 숙성급중에선 제일 좋아하는 위스키고 마셔보면 이게 진짜 12년짜리인가 싶을 정도로 꾸덕한 쉐리향과 진한 스모키향이 일품인 녀석이다. 콜키지는 주종무관 병당 2만원
테이블 셋팅
복어때문인지 나무젓가락이 추가로 셋팅되는 세심함이 역시 송강이구나 싶다.
껍질무침
스타터로는 역시 상큼한 복어샐러드 복껍질무침이 나왔다. 쫄깃쫄깃 식감도 좋고 술안주로 딱이다.
복사시미
사시미가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 2인분이면 접시를 다 못채울 거라 예상했는데 한바퀴 다 돌려서 나왔다. 사시미 상태도 일본의 유명 복요리집에서 먹었던 사시미 만큼은 아니지만 꽤나 훌륭한 솜씨. 다만 복어회 맛의 80%이상을 담당하는 폰즈소스의 맛이 일본에서 먹었던 것 대비해서는 살짝 아쉬웠다.
이날은 다행히(?) 손님이 크게 붐비지 않아 아주 밀착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서 만족도가 이전보다 훨씬 높았다. 이렇게 일일히 쌈까지 다 싸주시는데 이런날이나 가능한 서비스라고...
찬들이 깔리는데 종류가 그리 많은편은 아니지만 반찬 하나하나 허투루 내는 것이 없다. 특히 저 파김치맛와 더덕무침이 예술이었는데 메인요리로도 배가 불러 많이 먹지 못한게 아쉽다.
갯벌장어
따로 말 안해도 알아서 반은 소금구이, 반은 양념구이로 제공되는 쎈스가 엿보이는 갯벌장어다. 뜨겁게 달군 돌위에 올려서 다 먹을때까지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 1마리뿐이긴해도 갯벌장어라 빵도 크고 살이 통통하게 올라서 양은 섭섭치 않다. 역시나 여느 장어구이집들과는 비교가 안되는 맛이다.
하지만 한번 쪄서 굽는 관동식 카바야키가 그리운 건 어쩔수 없음
작은 사장님이 권해주시는대로 파김치에 곁들여 먹으니 더 맛있다.
복 뱃살과 껍질무침 그리고 초밥
뱃살과 껍질 무침 이거만 해도 소주 몇병은 들어갈만한 안주다. 초밥은 스시가 아닌 초밥이라 생각하면 soso.
껍질무침 매운버전
이날 작은 사장님이 전담 서버급으로 원체 잘 챙겨 주셔서 껍질 무침을 무려 리필까지 해 주셨다. 그것도 처음에 나온 초무침이 아닌 고추장 소스 무침으로!!! 당연히 리필은 전혀 생각도 못했는데 먼저 물어봐 주신덕에 부담없이 더 청할 수 있었다.
시소, 복, 팽이버섯 튀김
튀김실력도 이정도면 어지간한 강남 일식집들 보다 낫다.
복지리
복어는 사시미도 맛있지만 그래도 국물요리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송강의 복지리도 뻥좀 보태 그날먹은 술이 그자리에서 해장될 정도로 시원하고 깊은 맛이 난다. 여기쯤 먹다보니 슬슬 배가 불러서 마구 퍼먹지 못한게 유일한 아쉬움인데 다음에는 코스요리 말고 단품으로 하나씩 조져야지~
라면사리를 주문하니 다대기까지 같이 나와서 지리와 매운탕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좋았고.
지리가 맛있는데 매운탕이 맛이 없을리 없다. 그리고 그 국물에 끓인 라면은 배가 아무리 불러도 먹을 수밖에 없는 맛.
맛보기로 볶음밥도 제공되었는데 나는 라면보다 이게 더 맛있었다.
거기에 혹시나하고 사장님께 죽도 가능한지 여쭤보니 흔쾌히 주방에서 만들어 주셔서 맛본 죽도 기가막힘.
재료도 좋고 조리수준도 훌륭했지만 역시 이날의 일등공신은 젊은 사장님의 친절한 서비스였다. 전의 방문때도 맛있게 먹긴 했지만 이날은 그때보다 두배는 맛있게 먹은 느낌이랄까? 손님이 많아 바쁠땐 절대 이렇게 못 해주신다는데 이 날은 운좋게도 손님이 붐비지 않아 송강의 포텐셜을 끝까지 경험한 느낌이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이제 먹는양도 많이 줄어 어차피 코스는 무리인 듯 하니 식사나 단품요리로 간간히 방문해봐야겠다.